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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 ater Apr 10. 2018

먹방 : 대중문화에서의 하이퍼 리얼

요리사


  요즘 한국에서 TV를 비롯한 모든 대중 매체에서 요리사 즉, ‘쉐프(Chef)’가 빠지지 않는 곳이 없다. 그 ‘쉐프’들은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 듯 비춰 지는데, 요리사가 아닌 ‘쉐프’라는 호칭부터가 그러한 예이다. ‘주방장’ 혹은 ‘요리사’라는 보다 명확하고 쉬운 명칭을 버리고 다소 애매한 ‘쉐프’를 쓰는 것은 그것이 영어로서 전문적인 직업을 연상시키고 그만큼 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사실 쉐프의 뜻만을 헤아려 본다면, 대중매체에 출현 하는 ‘쉐프’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선별된 소수인지 의문일 정도이다. 왜냐하면 쉐프, 즉 ‘음식을 조리하는 장소의 장(匠)’ 의 정의라면 가까이에서는, 일생의 모든 음식을 책임져주는 맞춤형 수석 주방장인 각자의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는 ‘밥하는 기계’로 정의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쉐프’가 될 수 없다면, 필자에게는 학교 식당 같이, 모두가 일상 속에서 늘 끼니를 해결하는 흔한 식당에서 일생동안 음식을 만들어 오신 아주머니들은 어떠한가. 음식에 대한 집념, 경력 심지어 합리적인 가격까지 염려해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이들의 전문성은 ‘쉐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 속에서 우리의 음식을 제공하는 ‘실재’ 쉐프 들은 인정하지 않고 대중매체에 나타나는 ‘쉐프’들을 진정한 요리사로 인식한다.주로 젊은 남자에 유머 감각을 겸비한 ‘쉐프’는 일상 속의 수많은 쉐프들을 대체하고 ‘쉐프’로 실재한다. 


음식 그 자체


  TV 방송을 비롯한 한국의 대중매체에 행여 ‘쉐프’가 출현하지 않더라도, ‘음식’은 출현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널리 인기를 받는 쉐프에 따라, 그 손에서 탄생하는 음식 또한 일상의 음식을 대체하는 하이퍼리얼의 역할을 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나타나는 음식의 이미지를 일상 속에서 따라한다고 하여도, 실재로 만든 음식은 대중 매체 속 하이퍼리얼의 음식을 완전히 따라가지 못한다. 매체를 통해 나타난 음식의 이미지는 최대한으로 먹음직스럽게 꾸며졌으며 그것을 만든자(쉐프)와 먹는자(먹방)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실재의 음식보다 더욱 실재의 음식이 된다. 



음식을 먹는자


  ‘요리사’ 와 ‘요리’ 가 언제부터 대중문화 안에서 각광받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소위 ‘복스럽게’ ‘많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예로부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음식을 잘 먹는 데서 호감은 대중매체를 타고 널리 전파되기에 이른다. 요즘 대중매체는 단순히 특수한 지역의 특산물을 찾아서 먹는 것을 방송하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들을 먹는다. 소위 ‘먹방’ 즉, 먹는 방송 이라는 용어는 기존의 색다른 음식 소개에서 더 나아가 그 음식의 맛을 수용자와 ‘공감’하는데 이른다. 인터넷 방송을 주 무대로 펴져나가는 ‘먹방’은, 그 내용이 아무것도 없이 그저 대식가이거나 ‘복스럽게’ 잘 먹는 사람이 나와서 먹는 모습만을 비춘다. 수용자들은 그것을 보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맛을 떠올리기도 하고, 식욕을 돋구기 도 한다. 시각이나 청각 보다 비교적 ‘대체’가 어렵게 생각되는 ‘식감’마저 하이퍼리얼이 대체하는 것이다. 



Epilogue


 이 글을 쓴지 3년이 흐른 지금, 

음식과 식사에서 더욱 확대되어 주거 · 삶 · 라이프 스타일 까지 확대 되어 대체 되고 있습니다.  




ref.

커버 이미지: 심슨네 가족들(The simpsons)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접속이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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