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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박 Sep 23. 2024

조언은 조언일 뿐이다

둘은 완전히 다른데...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보게 되었다. 어떤 사람이 대학원생 시절 어느 교수님이 학위논문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에 한쪽씩 쓰라고 했다는 것이다. 1년이면 학위논문 다 쓸 수 있다면서. 이 말을 들은 사람은 달리기 연습해서 하루에 0.01초씩 줄이면 언젠가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힘드니까 교수의 말이 다 좋지 않게 들렸을 수는 있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논문을 쓰는 것은 벽돌을 하나씩 쌓아서 건물을 짓는 것과 유사하다. 후자는 기록 경쟁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동기부여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고, 시킨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기 생각에만 매몰되서 잘못된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럴 때 반감을 가지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다. 부모의 조언이 잔소리로 느껴지듯이 지도교수의 조언은 잔소리처럼 들리나 보다. 이런 반응은 이해가 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원은 더 나아지기 위해, 현재의 자신을 바뀌려고 온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바뀌지 않을 거라면, 혼자서 공부만 하면 되지 무엇하러 대학원에 왔는가?


위의 조언도 비슷한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 아무것도 쓰지 못하기보다는, 뭐라도 쓰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다. 필자도 학생들에게 매일 한 문단을 써보라고 한다. 여기서 한 문단은 최소 3 문장이다. 이렇게 쓰면 1~2 달이면 논문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된다. 그리고 그 교수가 인격 모독을 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너무 아니꼽게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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