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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Jan 25. 2021

나는 왜 그럴까?

온전히 지극히 주관적인 나 탐구 글

삶의 풍파를 많이 겪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 어느덧 이제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이 살자 라는 소원을 빌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은 주변으로부터 조언과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 동공의 힘이 풀리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진심 어릴지 모르는 마음을 외면하는 것은 예의가 없다 생각해 최대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이야기를 듣는 척하는 편이다



나는 왜 그럴까?


이것이 글의 주제다

더 이상 삶에서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기대하지도, 바라지도 또는 원망하지도 슬퍼하지도 않는 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나는 왜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을까? 그 이유를 찾고 싶어 장편이 될지 단편이 될지 모를 글들을 주저리주저리 써 내려가며 정리하려고 한다


우선 나의 짤막한 소개로, 야매 불교인으로서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낸다'를 인생의 모토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다다



--01 나의 이야기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나는 나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질문도 아니고 부탁이다

남 이야기 듣는 거는 그래도 잘하는 척하는 편인데, 내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니 남 이야기 듣는 척할 때 머릿속에서 뛰놀던 세포들이 다들 경직되거나 실신해 버리는 것 같다


우선 마음이 부담스럽다 그리고 부끄럽다


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고 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말도 참 많아서 문제가 된 적도 많았지만, 물론 아직도 말은 많다. 다만 내가 내뱉는 내용들 중에서 나에 대한 내용은 거의 빠진 채 대화가 이어져간다. 어떻게? 자신을 빼놓고 대화를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여기에서의 나의 이야기란 주로 매우 사적인 과거의 이야기다


왜 사적인 과거의 이야기들을 꺼내 놓기가 부담스럽고 부끄러운 걸까?


1) 주둥이 이야기 < 부담스러움 >

 옛날 재미있는 이야기 중에서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서 죽음을 면치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일일이 다 이야기 하기는 귀찮으니까... 그리스 로마 신화도 있고 뭐...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나는 내 주둥이 관수를 잘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생기는 첫 번째 이유 


2) 현타 <부끄러움>

 말을 하는 중간중간 이상하게 현타가 온다 무언가 쉽게 타인에게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개인의 사적인 부분은 대부분 어두운 것들이 많다 내 밝고 맑은 모습 속 어딘가에 숨겨놓은 듯 찐하고 추한 과거의 냄새 굳이 남에게까지 말하면서 다시 현타를 느껴야 할까? 그 당시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고 검은 개가  나타나 내 발목을 잡고 어둠 속으로 끌고 가는 기분이다 (검은 개는 내가 그냥 말하는 우울한 생각. 우울한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기에 발목을 물고 놓지 않는 검은 개 같다고 생각함)


3) 비생산적인 <부끄러움>

 과거의 이야기, 너무나도 부질없다 의미도 없다 내 찌질한 모습과 아픔들은 나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나는 생각하는 것을 무지 좋아하고 즐긴다. 단순 생각을 넘어서 사색을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고 조명할 수 있는 시간은 너무 비생산적이다 과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빠르게 얻고 지금을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의 전반이다 카페에 가서 옛날이야기를 하며 추억을 그리워할 수는 있겠지만, mbti 때문일까? 별로 안 내킨다


4) 이미 충분해 <부담스러움>

 3)과 비슷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나는 심리 상담을 통해서 내면의 깊은 곳에 들어가 봤고 나의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가져봤다 이미 털어낸 지난 시간을 굳이 다시 끄집어내야 할 필요가 있을까?


5) 비교 <부끄러움 & 부담스러움>

 가) 절대적 가치의 상대화

 죽음(절대적 가치) 반려동물의 죽음 < 친인척의 죽음??

 어떻게 공감하고 공감을 받을 것인가?

 나) 내가 한 일탈 새치기 타인이 한 일탈 살인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다) 내가 웃을 때 함께 웃는 사람이 있다면 질투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슬퍼할 때 눈물 흘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즐거워하고 위안 삼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6) 이제는 그만 멈추어야 할 때

과거의 후회, 미움, 절망, 찌질함 등 이제는 그만 브레이크 없이 굴러다니는 공을 내손으로 멈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잊고 놓고 뒤돌아서 내 삶 속으로 꾸준히 걸어 거야 한다

과거를 붙잡고 있다고 내 과거가 달라질까? 내 이야기들을 터놓는 다고 무엇이 크게 달라질까 나는 현재에 지금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Sol) 내 마음은 내가 생각한대로 작동한다 나는 마음 속에 초를 켜놨다 생각한다 위와 같은 이유들이 촛불을 흔드는 바람이기에 나는 촛불이 일렁이며 흔들거리지 않게, 또 꺼지지 않게 유지하고 싶다


더 이상 과거(사적이고 무섭고 어둡고 찝찝하고 질처거리는 과거)는 내게 흥미롭지 않다


다음 편은 나는 왜? 생각나는 대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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