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R8: 상담 - 욕망, 분노거래소(재업로드)
『나는 욕심(慾心)이 많다. 다른 말로는 탐욕(貪慾)스럽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욕망(慾望)이 넘쳐흐른다고 봐야하나. 그것도 아니라면 좋게 표현하여 갈망(渴望)이나 열망(熱望)이 높다고 표현하는 게 옳을까. 야심(野心), 그것으로 정의되는 나의 욕심.』
“이제 상담도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군요. 지금까지 잘 따라와 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럼 진행하지요.
세 번째 주제는 바로 『욕망』입니다. 질문은 딱 한 가지만 드릴 겁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당신에게 5장의 색깔카드를 드릴 겁니다. 그 중에서 한 장 뽑아주시되 제게 보여주지 마십시오. 그리고 그 색깔과 연관된 본인의 가장 강한 욕망을 떠올리십시오. 떠올리셨다면 제게 카드를 주고 바로 상담을 진행하지요. 시 간제한은 없으니 부담 없이 즐기시길 바랍니다. 하하하하“
지쳤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다. 더구나 이것은 일종의 심리테스트이지 않은가. 어렵진 않으니 우선은 저 노인네의 장단에 맞추어주자.
미스터 마가 소매에서 카드뭉치를 꺼낸다. 붉은색 타이모양의 카드들. 전부 뒤집혀져 있어 어떤 색깔들이 있는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주로 왼손으로만 물건을 건네주는 것 같던데 오른손은 왜 잘 안 쓰는 거지? 하얀 장갑을 끼고 있어 오른손의 상태가 어떤지 모르겠다. 분명 세월의 흔적과 상처들이 깊이 베여있는 왼손이랑 별 반 차이는 없을 것이다. 관심두지 말자.
“5장의 색깔은 랜덤입니다. 중복되는 색깔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럼 5장의 카드에서 한 장 뽑아주십시오.”
카드게임에서 선공을 결정하는 것 마냥 저절로 긴장된다. 떨리는 손으로 가운데 카드를 손으로 집는다.
“좋습니다. 뒤집어서 보시지요. 그리고 떠올리십시오. 강렬하고 끔찍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환상적인 욕망을”
미스터 마가 조금 흥분하며 말한다.
무심결에 뒤집어본다. 검은색. 그것도 진한 검은색.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검은색하면 흔히 떠오르는 욕망이라‥어둠. 탐욕. 또 뭐가 있을까. 하지만 그것들은 너무 흔해. 강하면서도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욕망. 바로 성욕. 해갈할 수 없는 깊고 깊은 욕망.
“이제 카드를 제게 주십시오. 무언가 떠오른 게 있습니까?”
그가 호기심 띈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예. 그러나 좀 의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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