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소설
"분노거래소"

19 - R13: 뜻밖의 만남, 엘리자베스, 분노거래소/재업로드

by 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
『마음이 춥다. 온 몸이 저려온다. 슬픔과 고뇌의 감정 폭풍우가 여기 이곳으로 몰려온다. 나도, 그녀도.』




오전 9시. 강렬한 햇빛이 내 머리를 강타한다. 덥다. 주변에는 흔한 출근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차들의 소음. 어딘가에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 난 조용히 카페 앞을 서성거리며 흥미롭게 이 상황을 지켜본다.


무언가 우쭐해지는 이 기분. 그때 검은색 스포티지 한 대가 내 앞 도로변에 정차한다. 창문이 올라가고 어제 보았던 K가 얼굴을 내밀며 내게 소리친다.


“타세요.”


어디론가 향하는 차. 1시간은 지났을까. 여전히 같은 풍경만을 바라보고 있는 지 눈이 점점 감긴다. 이때 그가 나에게 한 손으로 안대를 건네주며 말한다.


“졸리면 이 안대를 쓰고 주무십시오. 단, 도착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안대를 풀어서는 안 됩니다. 제가 풀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아시겠습니까.”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안대를 받아 바로 쓴다.


“일어나세요. 다 왔습니다.”


누군가 흔들어 깨운다. 더 자고 싶은데.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한 때 좋아했던 그녀와 격렬하게 한 바탕 했을 텐데, 아쉽다.


“눈부셔”


깊은 산 중. 내 앞에 작은 통나무집이 보인다. 고요한 주변. 음산하다.


“들어가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전 밖에서 기다리죠.”


같이 가는 게 아니었나. 저 안에 누가 있다는 거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어두캄캄한 내부. 그리고 흘러나오는 여성의 목소리


“J씨인가요. 어서 문을 닫아주세요.”


오싹한 이 기분. 그 상황에서 크게 화라도 내거나 소리를 쳤을 법 한데 자연스레 그녀의 말에 고분고분 따른다.


문을 닫으니 완벽한 어둠이 찾아온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답답한 무거운 공기. 차차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을 때, 하나 둘 양초가 켜진다. 몇 개 안되었지만 켜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그리고 이제야 그녀의 모습을, 아니 얼굴이라도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초점 없는 눈. 입에서는 항상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듯 연신 씰룩거린다. 오뚝한 코와 큰 눈망울, 붉은 입술은 미모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파란 원피스와 가느다란 다리 그리고 볼륨감 있는 몸매는 그녀의 성숙된 매력을 물씬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과는 다른 어딘가 위화감이 드는 모습, 분위기 등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를 가까이 다가가게 하지 못하는 방어기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뭐랄까. 가시가 많은 장미라고 보면 될라나. 날카롭고 맹독이 묻혀 있는, 그러나 이 세상 누구보다 향긋한 냄새를 풍기고 있는 치명적인 매력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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