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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Sep 03. 2018

스파크플러스, 고혜영님을 만나다

공간을 공유하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꿈꾸다

스파크플러스 서울역점의 커뮤니티 매니저, 고혜영님은 내 오랜 지인이기도 하면서, 여러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나누기도 하는 중요한 업무 파트너이기도 하다. 우리는 2년 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인 J-Space에서 Hacker Paradise팀을 호스팅했을 때 처음 만났었다. 혜영님은 제주에서 처음 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넓은 발을 자랑하며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고 있다. 언제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밝은 이미지, 온 마음을 다해 주변 사람들을 이어주고 도와주려는 그 의지 하나만으로, 내가 만나보았던 최고의 커뮤니티 매니저가 아닐까 한다.


서로 바쁘게 지내고 있던 차에, 창업 5개월 차에 입주하게 된 코워킹스페이스인 씨티큐브와 입주사들에 대한 연작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면서, 외부 코워킹스페이스에 대한 시리즈도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레 만날 기회가 생겼다. 혜영님이 인터뷰어가 되어 나의 이야기를 담은 두 번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었고, 그것이 혜영님의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었는데, 이젠 그 반대가 됐다.


아래는 혜영님과 나눈 대화다:)



1. 혜영님 본인에 대해서, 그리고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서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존재감이 넘쳐나는 고혜영입니다. 필명은 혜룡이고요. 어릴 때부터 무용을 시작해서 예술대학을 졸업했고, 현재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아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는 것을 참 좋아했어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여행을 다니며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군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직후에 제주에 내려가서 코워킹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로 2년 동안 일했습니다. 2년 동안 제주를 여행하는 마음으로 있을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스타트업이나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무용을 전공해서 사람 중심의 공간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공간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공간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져서 공부도 참 많이 했죠. 


제주에 있는 동안 두 권의 책을 썼습니다. 하나는 ‘제주워킹홀리데이’라고, 해외가 아니라 제주에 취업해서 지내는 동안 커뮤니티 매니저로 공간 운영 및 사람들과 교류하며 제주에서 지냈던 저의 경험에 대해 모아둔 글을 엮었어요. 무용밖에 모르던 바보가 제주에 내려가서 스타트업 지원기관에서 일을 하며, 코워킹스페이스는 무엇이고 커뮤니티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는지 등등 말이에요. 또 하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 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엮은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책 ‘노마드워커이야기’ 입니다. 현재는 저의 고향인 서울로 돌아와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주와 서울의 커뮤니티 연결자 역할을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2.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셨어요?


어릴 때 발레를 시작해서 그때는 발레리나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죠. 그러나, 춤추는 건 좋은데 재능이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팔다리도 짧았고, 우아한 춤을 추지는 않았어요. 성격처럼 역동적이고 활발한 춤을 추었죠. 천방지축처럼요. 어느 날, 친구들에게 발레를 가르쳐주는데 저의 가르침을 받고 실력이 늘거나 기뻐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무용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죠. 




3. 지금 하시는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예술교육에 관련된 자격을 취득하였지만, 인맥 없이 학원강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학교에서 가르치려면 체육대학원에서 체육교사자격증을 따로 취득해야 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무용예술교육은 무엇인지 생각했는데, 현 교육상황에선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느 기업에 어느 부서에서 내가 일을 할 수 있을까?’ 자격요건에 관련 전공자 우대가 써져 있는데, 예술 쪽은 없으니까요. 전공을 살린다면 예술재단이나 공연예술계로 지원해야 하는데, 근무 환경이나 급여도 열악하고 평생을 무용밖에 모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싫었습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 전공수업에 ‘청년예술 CEO’라는 수업이 신설되어 듣게 되었어요. 예술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 수업이었는데,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졸업 동기들과 창업 준비를 시작했죠. 하지만 정보나 경험이 부족했고, 주변 인맥도 넓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창업, 비즈니스에 대해서 먼저 알고 싶었어요. 그런 것을 배울 수 있으면서도 일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알아보다가 우연히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채용공고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예비) 창업자들의 교류공간을 운영할 매니저, 코워킹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를 채용한다는 내용이었죠. 업무에 대한 R&R을 완벽히 이해하고 지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근무하면서 많이 정리도 되었고 여러 일들을 찾아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도 이 일을 하고 있네요. 



4.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그 공간에 가면 그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그 공간을 간다는 것. 저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오늘은 혜영님이 보이지 않네요? 어디 계세요?


혜영님이 계시지 않으면 가지 않을 거예요.

제주에 가면 (또는 서울역에 가면), 혜영님을 찾아가세요!



라며, 사람들이 저를 찾고 저를 추천할 때. 정말 뿌듯함을 느낀답니다. 그만큼 교류를 많이 했고, 신뢰가 쌓여 그들에게 제가 도움이 되었기에 저를 찾는 것 아닐까요? 또, 공간에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을 때 보람을 느껴요. 사람들이 오고 싶게 만들고 공간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고요. 단순히 시설이 좋다고 사람들이 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후훗.




5.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우선, 커뮤니티 매니저의 정의나 역할에 대해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점인 것 같아요. 그렇기에 인식하는 부분도 다르죠. 커뮤니티 매니저가 어떤 사람들이고 이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도 정답이 아닐 수 있어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교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기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고 이동도 잦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런 모습이 일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쉽거든요. 항상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정해진 자리에 없고,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하니까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죠.


출입구 바로 앞에 데스크를 만들어 자리를 비우지 못하게 해 놓고, 사람들과 어떻게 교류를 하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또, 컴퓨터 화면을 보지 않고 있거나 문서화된 것이 없으면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는 조직문화도 말이죠. 자리를 지키고 방문객을 응대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커뮤니티 매니저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인포데스크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함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아파트 경비실(관리실) 같은 업무가 대부분이랍니다. 청소가 되지 않은 부분, 택배물이 오지 않는 것, 시설에 이상이 있는 것, 주차 등록 등의 컴플레인 처리. 임대료, 이용료에 대한 계약과 영업 협의가 주 업무이죠. 이런 일들을 하다 보면 나는 누구인지, 내가 왜 이런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 큰 기업의 코워킹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요, 커뮤니티 매니저를 ‘집사’라는 표현을 사용해 묘사하더군요. 이미 한국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는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사람'보다는 매니저, 집사, 경비원에 가까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무척 슬펐습니다.


단순히 공간, 시설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싶어요.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이 스타트업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하고 싶습니다. 투자자, 엑셀러레이터 못지않게 커뮤니티 매니저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렇게 조금씩 사람들에게 커뮤니티 매니저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질문에 답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커뮤니티 매니저들과의 교류부터가 솔루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연락 주세요. 후훗.




6.  커뮤니티 매니저로 계신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제가 머무는 공간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있는 것이라면, 그곳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고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 되게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많이 이룬 것 같아요. 앞으로는 전국의 커뮤니티 매니저 분들과의 교류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개인적인 인맥으로 소소한 교류를 하고 있는데, 하나의 큰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또, 더 많은 영역을 알고 싶습니다. 전에는 예술, 그리고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연결해드릴 수 있는 커뮤니티가 예술, 개발, 공간 영역의 사람들로 한정되는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영역을 넓혀 더 많은 사람들을 거미줄처럼 연결시켜 드리고 싶어요. 투자자, 엑셀러레이터 업무에도 관심이 있는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기만 했어요.  가까운 지인 중에 이 분야에 있는 분들을 만나서 교류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려요


저는 사람과 교류하는 일, 나의 도움으로 누군가가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큰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큐베이팅을 넘어서 엑셀러레이터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그게 꼭 스타트업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막연하긴 하지만 꼭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군으로 저의 활동 범위를 규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느 직책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던 사람들을 교류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서로 시너지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지션의 일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친목이나 상담, 기타 궁금한 부분들에 대해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 저에게 연락 주세요 ^^ 




인터뷰이

Wendy Go

고혜영(혜룡) 


빈 공간을 사람들로 가득 채우는 커뮤니티 매니저 고혜영(혜룡) 입니다.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킹을 하고 싶어요! 저와 함께 교류를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저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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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에디터

Johnny Kim

김재일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김재일입니다. 이런 흥미로운 글, 재밌게 신나게 즐겁게 앞으로도 계속 쓸 수 있도록, 잊지 말고 구독&라이크&공유 찍고 가시는 센스는 더 감사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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