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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Jan 28. 2019

뷰티와 패션 광고에 나타난 여성 노인의 얼굴에 관하여

Dove의 Real Beauty 캠페인

Performing Beauty:

Dove's "Real Beauty" Campaign


Jennifer Millard

University of Saskachewan, Saskatoon



초록:

이 논문은 최근 패션/뷰티 광고 속의 여성 노인 얼굴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놀라움, 그리고 젊음과 아름다움이 ‘노인 차별’ 풍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서양의 문화에서, 이러한 종류의 사진이 [노화가 진행 중인 몸과 얼굴]에 대한 인식에 어떠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본 논문은 아름다움, 시간, 그리고 늙어가는 얼굴이 패션 광고에서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스타 작가인 Joan Didion을 모델로 내세운 명품 브랜드 Céline의 2015년 광고 캠페인을 사례로 들어, 시간과 노화의 조합이 어떻게 연로한 작가를 ‘멋진’ 이미지로 부각하는 데에 성공했는지 분석할 것이다. 이 논문은 ‘미디어와 늙어가는 몸’ 시리즈의 특별판이기도 하다.


키워드:

노화, 아름다움, 뷰티 광고, 패션 사진, 얼굴, 시간, 젊음


서론

역사가 James Elkins(1996: 178)는 “얼굴은 개개인을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얼굴은 시간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노인의 얼굴은 소멸되어가는 시간을 보여준다. 2010년에 발표한 사설 Transformations(변화, 변모)은 ‘얼굴’이 무대와 스크린을 포함한 모든 미디어에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노화가 진행되는 얼굴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시각적 문화(비주얼 컬처)에서, 그리고 문화 전반에서, 젊은 얼굴,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의 얼굴이 더 큰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노인의 얼굴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것은 우리의 생각 속에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마음속 악마: 원문 직역)이다 (Coupland, 2007: 22); 이는 우리들이 모두 나이 든 존재를 보는 능력을 상실한 것과도 같다. 혹은, Woodward(2006)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성의 몸은 보이지 않거나, 매우 잘 보이는(Hyper-Visible) 두 가지 상태 중 하나로 존재한다. 이는 노년 여성의 몸은 ‘이미 보여진’ 존재라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노인들이 철저하게 배제된’ 분야인 뷰티와 패션 광고계에 노년 여성이 진출했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중, 장년 유명인사들이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모델로 당당하게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Leslie Winer는 Vivienne Westwood (S/S 2014 시즌, 노년의 디자이너 본인도 함께), Cachereine Deneuve는 Louis Vuitton (S/S 2014 시즌), Jonu Mitchell은 Saint Laurent(2015년 봄), Julia Roberts는 Givenchy(2015년 봄), Helen Mirren은 L’Oreal (2015), 그리고 Jessica Lange은 Marc Jacobs’ fragrance Beauty (2014).


좀 더 많은 예를 가져오자면 Jackie O’Shaughenessy는 스트릿 브랜드인 American Apparel (2016년 봄), Maye Musk는 James Perse (2016년 가을) 그리고, Daphne Selfe는 Hennes & Maruritz의 고급 브랜드인 & Other Stories (2015년 봄). 마지막으로 2015 봄 시즌,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Céline의 광고에 미국의 작가인 Joan Didion이 모델로 나섰는데, 당시 촬영을 맡은 작가는 Marc Jacobs와 Céline의 광고로 패션 사진 업계에서 이름을 날린 Juregen Teller였고, 그는 그가 사진을 찍던 스타일 그대로 Joan을 담아냈다. 이 광고는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Céline의 대담한 결정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냈다. 2015년 1월에 Didion의 사진과 함께 발표된 Céline의 광고에 대해, 어떤 기사에서는 세상이 ‘활기가 충만한 상태’로 접어들었다(1월에 봄이 찾아온 것 같다는 의미: 역자 주)고 평했다. 어떤 이유로 노인의 몸이 더 이상 ‘도저히 보지 못할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을까?


          이 논문은, 주류 문화의 광고, 특히 패션 광고에서 늙어가는 얼굴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지 제시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텍스트 분석 방법을 이용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노년 여성들이 다른 노년 여성의 이미지, 혹은 보편적 미의 기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을 것이다(Clarke (2011)가 이 분야에 대해 실증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의 초점은 시각적 이미지가 어떻게 제시(묘사)되는지에 있다. 나는, 젊음에 큰 가치를 두며, 노화의 징후들이 병에 걸린 것(Cooke, 2009a; Coupland, 2007; Rithards Warren and Gott, 2012)으로 여겨지고, 또한 ‘안티 에이징’이라는 단어가 외모와 삶의 방식에 있어 ‘늙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Etcoff, 1999: 112)이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는 문화에서, 노년 여성의 얼굴이 보여주는 의미(투영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탐구하기를 소망한다.


           물론, 노년에 대한 묘사는 매체(사진, 미술, 다큐멘터리)와 장르(인물 사진, 패션 사진, 광고)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나는 새로움을 원동력으로 사용하는 광고계의 입장에서, 노년 여성의 얼굴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더해주는지에 대해 분석할 것이다. 패션과 뷰티 업계는 젊은 여성의 몸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또한, 끊임없는 변화는 젊음의 용기와 아름다움의 덧없음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Evance, 2003: 133). 또한 이 분야는 미래를 예측하고 과거를 지우는 데에 혈안이 된 분야이다. 옛 것들을 현재에 맞게 새롭게 변화시킬 수 없다면 말이다. 따라서, 이 논문의 초점은, ‘늙음에 대한 불안’(Twigg, 2013)이 가득한 문화에서 시간의 흔적으로 가득한 노년 여성의 얼굴이 시각적으로 어떻게 묘사되는지에 있다. 인지심리학, 노년학, 그리고 문화적 연구에 기반해 아름다움과 나이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에 있어, 논문의 전반부는 노년 여성에 대한 문화적 인식을 그 자신만의 새로움과 독특함을 불러온 Céline의 광고에 대입해 알아볼 것이다. 나는 노화에 대한 가장 중요한 문화적 요소 중 하나이면서, 서양의 문화에 깊숙하게 침투한 ‘아름다움에 관한 문제적 질문’(Chtisofovici, 2008: 138), 그리고 젊음과 미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현상에 대해 명확히 알아볼 것이다. 이어지는 본문은 시간에 관한 질문, 그러니까 얼굴에 새겨지는 시간의 흐름과, 그리고 대조적으로, ‘Cosmeceutical Face(아직 노화를 관리할 수 있는 얼굴, 6페이지 참조: 역자 주)’ 의 정의(얼굴을, 노화의 흔적을 지워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현상)에 집중할 것이다.


이 논문의 두 번째 부분에는, 그보다 더 광범위한 질문, 그러니까 ‘패션 업계에 노년 여성의 얼굴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더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Jurgen Teller이 찍은 Joan Didion의 대한 사례 연구에 관한 내용을 담을 것이다. 나의 연구는 다음의 질문들에서 시작한다. 패션의 시간과, 노인의 얼굴에 각인된 흘러간 시간의 흔적이 어떻게 광고를 통해 하나로 합쳐질 수 있었을까? 이러한 질문에 기반하여, 과연 노년 여성의 얼굴은 책 표지나 전시회 카탈로그에 실린 유명한 노인들의 사진이 그러한 것처럼, 시간을 기간과 내면성의 상징으로 표현하는가? 혹은, 패션업계가 노인의 얼굴에 대한 다른 의미를 제시하는가? 노년 여성의 얼굴이 부각되는 것은, 그들이 ‘그저 늙은 것일 뿐’이라는 인식(노화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역자 주) 때문일까, 아니면 그것보다 더 복잡한 의미들이 합쳐져 투영된 것일까?


나의 의견은, 수척한(주름지고 얇아진) 얼굴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엣지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Mears, 2011). 또한 영속적이지 않은 육체와, 또한 영속적이지 않은 패션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에(덧없이 지나가는 육체와, 또한 덧없이 유행이 바뀌는 패션: 역자 주), ‘멋짐’이라는 것은 이러한 ‘엣지있는 모습’의 결정체가 아닐까도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사진작가 Rankin이 Jurgen Teller의 사진에 대해, ‘그는 광고와는 거리가 먼 사진들을 만든다. 그것은 오히려 사회적 메시지에 가깝다’고 평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Shinkle, 2008: 94). 나는 Teller의 사진에 내포된 노화, 그리고 노년 여성에 대한 시각을 제시하며 마무리할 것이다.




 아름다움, 젊음 그리고 늙어가는 여성의 얼굴

        우리가 영화, 잡지 그리고 광고(또한 이런 예시들에 국한되지 않고)에서 보는 대부분의 여자 얼굴은, 디지털 기술로 보정되어 잡티 없이 말끔하다. Susan Sontag는 그녀가 발표한 유명한 에세이에서 새롭게 의를 부여한 단어 ‘이중적 잣대’(남성에게 나이와 얼굴에 대한 기준은 두 개다, 소년 그리고 남자. 그러나 여성에게는 ‘젊음’ 하나만 존재한다)를 이렇게 간결하게 표현한다: 아름다움, 그것이 여성에 대해 적용될 때에는 젊음, 그리고 세월에 나약하기만 한 것(Sontag, 1972: 31). 노인의 얼굴을 아름다움의 관점에서 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풍조는 다음의 질문을 불러온다: 여성의 얼굴에 대해 아름다움을 논하지 못하는 (못할 것 같은) 시점은 언제부터인가? 심지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아름다움의 범주(최소한 서양 사회에서)가 젊은 얼굴(잡티 없이 매끈한, 풍성한 입굴, 윤기 있고 탄탄한 머릿결, 큰 눈, 좌우 대칭적인) 임에도 불구하고, Jessuca Lange (1947년생)의 클로즈업 샷을 활용한 Marc Jacobs’ Beauty fragrance의 광고는 69세 여성의 얼굴을 아름답다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반면에 노화의 징조, 그러니까 ‘못생겼다’고 인식되는 요소들은 주름, 기미, 쳐진 눈꺼풀과 턱, 건조한 피부와 목주름이다. 서양 문화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어 온 노화에 대한 인식은 ‘젊음은 좋고, 매력적이고, 아름다우며, 늙음은 나쁘고, 역겹고, 못생긴 것’이라는 것이다(Shevy Healey, cited in Clarke, 2011: 29).


           Bourdieu(프랑스의 사회학자)의 사회학 이론에 영향을 받은 Giselinde Kuipers의 ‘남성과 여성 얼굴에 대한 미적 인식의 차이’에 관한 연구는 아름다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밝혀냈다. 그녀의 연구 결과는 외모에 대한 인식은 취향과 관련되어 있고, 그러한 미적 취향은 사회경제학적 지위와 기타 사회적 지표들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연구에 동원된 실험군에게 보여진 예시는 젊은 사람들의 사진에만 국한되었고, 따라서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현대적 인식과는 대조적으로, 예술과 철학계는 아름다움에 대한 오랜 탐구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경우에 그것은 ‘미학’으로 연결된다. 많은 경우에 인간의 아름다움은 타고난 미적 기질이자, 자연의 선물이라고 생각되었다. 아름다움은 사람이 지닌 독특하고 희소한 능력으로 추앙받았다. 추월적이면서(비범하면서) 이해하기조차 힘든 이 기질은, 그 핵심이 여전히 불가사의하고, 돈으로 얻을 수 없다(Horst, 1994: Schneider, 1994). 이 같은 기조에 따라, 1980년대 중반, 독일의 작가 Barbara Shichtermann은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에세이에서, 아름다움을 비민주적(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역자 주)이라고 표현하며 경외심을 내비쳤다. 패션 업계에서 사용하는 미사여구와는 대조적으로, 그녀는 아름다움이 왜 대단한 것이고, 혁명적이라고 평가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표현했는데, 그것은 아름다움이 걸출한 것이고, 또한 그래야만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다만 이러한 연구들 역시 Giselinde Kuipers의 연구에 변수로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인지심리학은 아름다움과 나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원인을 밝혀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아름다움이 사회적 배경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며, 아름다움과 젊음은 대부분의 경우에 일치한다고 본다. 젊음(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선호는 생식력과 짝짓기 기회에 이어져 있으며, 많은 연구들은 인지심리학자 Etcoff (1999)의 입장과 그 궤를 함께한다.


노화는 남성의 짝짓기 선호도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에 따라 외적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에는 성별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중략] 여성이 남성보다 나이에 따라 매력도에 대한 평가 점수가 떨어지는 정도가 더 심하며, 남성이 여성의 사진을 보고 점수를 매길 때, 그 정도가 가장 심하다. (p. 111)


또한 Etcoff는 아름다움과 젊음의 상관관계에 대한 많은 실험을 했는데, 다음의 예는 잡지 모델에 대한 것이다:


Vogue와 Cosmopolitan의 표지 모델들은, 대부분의 ‘젊고 매력 있는’ 여성들보다 더 큰 눈, 더 작은 코, 그리고 도톰한 입술을 가지고 있는데, 컴퓨터에 그 사진을 입력하면 6~7세로 인식한다. 이것은 모델들이 실제로 6-7세의 머리가 성인 몸통에 붙어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얼굴 요소들(눈, 코, 입술 등)의 기하학적 모양이 컴퓨터에게는 너무나 어리다고 인식되어, 실제 나이보다 아주 어리게 짐작한다는 것이다. (p. 151)


           Etcoff를 비롯한 학자들은 아름다움을 진화의 패러다임 속에 내장된 젊음에 대한 생물학적 끌림이라고 표현하지만, 아름다움이 나이와 상관없다는 주장들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문화노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아름다움이 사회적으로 형성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행동’이다(Clarke, 2011: Clarke and Korotchenko, 2012): ‘문화에 종속된 아름다움’ (Wykes and Gunter, 2005)과 문화에 내재된 ‘어려 보이는 외모의 구성’과 젊음을 가장하는 것(Nergin, 2000; Woodward, 1991). 또한 이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에는 ‘beauty system(아름다움의 체계)’(Tesselon, 1995), ‘beauty regime(아름다움의 체제, 권력)’, ‘beauty work(아름다움을 위한 노력)’ (Clarke and Griffin, 2008, Clarke and Korotchenko, 2012), 그리고 ‘beauty practice(아름다움에 대한 관습)’ 가 있다. 또한 많은 문화노인학자들은 사람들이 늙음과 노인을 문화적 배경에 따라 인식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Twigg, 2015). 


           결과적으로, 아름다움은 나이에 대한 질문이다. ‘외모 업계’(Cooke, 2009a)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은 나이와 노화의 진행을 숨기기 위한 상업적이고 문화적인 논리에 종속되어 있다. 아름다움은 어려보이는 외모를 가지기 위한 적당한 도구를 얻는 것(Cpupland, 2009)이다. 나이에 대한 이런 논리에서, 여성들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그들의 외모를 잃어간다’(Freedman, 1986: 206). 노년 여성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간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람의 얼굴은 언제부터 아름답지 않다고 느껴지고, 언제 그 가치를 잃어버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것이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노화의 진행이 가려지지 않을 때, 사람의 얼굴은 그 가치를 잃는다.


 

시간, 나이 그리고 얼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미디어를 연구하고, 또한 예술가이기도 한 Grayson Cooke(2008, 2009a)는 시간의 흐름과, 뷰티 광고에서 사용되는 미사여구들을 분석했다. 그는 아직 회생 가능성이 있는, 아직 가치가 남아있는 얼굴(충분히 고칠 수 있는 얼굴)을 Cosmeceutical Face라고 부른다. 비록 Cooke가 ‘뷰티 업계가 먹잇감으로 여기는 얼굴’을 일컬어 ‘Cosmeceutical(기능성 화장품이라는 의미: 역자 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여기에는 더 광범위한 문화적 배경이 투영되어 있다. 이 표현은 현대의 얼굴에 대한 일반적 표현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시간의 흐름에서 자유로워지고 젊은 상태로 되돌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반영된). 


           Cosmeceutical face는 젊은 얼굴로 보이게 만들 수 있는 얼굴을 의미한다. 이는 결점 없는 어린 얼굴 (약 20세 전후의)과, 늙어서 더 이상 복구할 가망이 없는 얼굴 사이에 위치한다. ‘주름과 잔주름(Fine lines and wrinkles)’ (뷰티 광고에서 끝없이 등장하는 단어들)은 cosmeceutical face의 특징이다. 더 나아가, cosmeceutical face는 그저 허상일 수도 있다(이런 얼굴은 아예 얼굴이 아닐 수도 있다: 원문 직역, 역자 주).- 혹은 인간이 갈망하는 초인적인(더 진화한 인간의) 얼굴: 매끈한 모공, 화장품 브랜드 Olay는 웹사이트 광고에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에게는 수백만 개의 모공이 있는데, 그것들은 맨눈으로 볼 수 있게 될 때만 문제가 된다’. 이 광고는 노화뿐만 아니라, 피부가 숨 쉬는 인체 기관이라는 사실 자체를 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Woodward(1991, 2006)가 ‘젊어 보이는 외모의 구성’이라고 표현한 것을 매우 광적으로 추종하고 있으며, 얼굴을 가면(빈틈없이 완벽하고, 부드럽고, 영원한 젊음)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cosmeceutcial face의 가장 큰 특징, 그리고 그 기반은 ‘아직 시간에 뺏기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여전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며, 젊음과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상징들을 다시 얻을 수 있다는-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몸에 남겨진 노화의 흔적들’을 지우는 것뿐만 아니라, 흘러가는 시간 자체를 부정한다-생각에 기반한다. 예쁜 얼굴(어리기 때문에 예쁜)은 유토피아의 영원히 지속되는 현재에 갇혀 있다. 어린 얼굴은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는 얼굴이다. 이는 시간이 지났음을 내포하는 과거도, 노화의 진행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미래도 가지고 있지 않다. Cosmeceutcal face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얼굴 (Gibson, 2006, ‘Bodies without histories’)이거나, 혹은, 시간을 거꾸로 보는 것을 표현한다. Cooke (2009a)는 이렇게 표현한다. ‘안티 에이징 때문에 늙어가는 것’.


           젊고 잡티 없는 얼굴이 가지는 셀링 파워는 불멸의 존재에 대한 상상과 미적 경험의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에서 비롯될 수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미와 젊음의 현실적인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노화가 진행된 얼굴을 ‘젊은 요소의 부재’로 설명한다면, 그 얼굴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된다. (아름다웠던 상태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름다움을 잃은 상태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는 역설: 역자 주). 사라지는 존재도, 영원한 존재도 아닌, 또한 아름다운 존재도 아니고, 못생긴 존재도 아닌 상태가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는 미디어의 종류와 그 배경에 따라 달라진다. Cosmececutcal face와는 대조적으로, 노인의 얼굴은 흘러간 시간과, 살아온 삶이 그대로 묻어있기 때문에, 미학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뷰티 산업은 아름다움과 주름을 긍정적인 쪽으로 묶었던 적이 거의 없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을 포괄적 개념으로 다시 제시한 Dove의 ‘Real Beauty’(아름다움의 참된 의미) 캠페인이다. 2004년에 Dove는 50세의 일반적인 여성들을 사진작가 Annie Leivowitz의 시각으로 담은 사진에 이런 슬로건을 내걸었다. ‘우리 사회가 “늙은 사람”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인정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이 브랜드의 의뢰를 받은 여러 학자 중 하나였던 Nancy Etcoff와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Susie Orbach는 여성의 2%만이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했으며 75%는 미디어에서 여성들이 훨씬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냈다(Murray, 2013: 84). 이 캠페인은 50세 이상의 여성들이 가진 모습(주름, 기미, 잡티, 회색 머리 그리고 다른 모든 것들)들을 칭송했다. 이 캠페인은 페미니스트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표현들과, ‘Real(참된, 진짜)’라는 단어를 깊은 고민 없이 광고와 연관시켰고, ‘real beauty’라는 말에 부여한 의미를 통해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학계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지적들은 타당하지만, 또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친 것이기도 하다: 이 캠페인은 노년 여성의 얼굴을 사용한 광고들을, 노년 여성들이 등장한 유례가 거의 없는 장소들(잡지와 광고판)에 에 등장시켰다. 또한 이 광고는 편향적이고 편견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논의들을 불러일으켰다. Grayson Cooke가 “시간이 뭐가 그렇게 문제인데?”라고 질문했듯이 말이다. 또한, 사람들로 하여금, 화장품 업계가 내세우는 ‘되돌림’에 관한 논리에 반기를 들게 만들었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미적 추구가 뭐가 그렇게 문제인데?” 뷰티 산업은, 편협하고 획일화된, 이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을 퍼뜨린다. Dove의 광고가, 아름다움이 형태와 나이에 상관없이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무엇이 아름다운가’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논의해야 할 주제로 남아있다.


           Nancy Etcoff는 성형 수술과 안티에이징 문화에 대해서, ‘미래에, 우리는 나이 들어가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 잊어버릴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Etcoff, 1999:112). Cooke는 시간의 흐름 자체를 병으로 보는 문화에 대해 강렬한 비판을 날리며, 우리가 나이 들어가는 얼굴을 ‘시간과 추억에 대한 기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Cooke, 2009a:1). 역설적으로, ‘얼굴을 기록으로 바라보는 것’은 뷰티 업계에게 낯설지 않다. 단지 그 차이는 기록으로서의 얼굴(facial archive)을 파괴하기 위한 기술들을 판매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Cooke는 늙어가는 얼굴은 기억에 대한 집단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기준에 되며, 심지어 기억을 되살리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얼굴은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는 기술로 이해될 수도 있다. 시간은 기간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노인의 얼굴에 새겨진 수수께끼처럼 이어진 선과 주름은 곧바로 읽히지 않는다. 노인의 얼굴은 그의 삶을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노인의 얼굴은 그가 살아온 시간들을 끊어지지 않는 도로가 아니라 지도(추상적인 선들의 교차)로 표현한다- 우리는 그것을 흔적(몸에 새겨진 습관, 행동,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개념으로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생각은 얼굴을 ‘시간의 흐름을 복구할 수 없는 지점’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고 Malin Wahlberg가 표현한 ‘부재의 존재’ (흔적은 일어난 사건 그리고 흘러간 시간 그 자체를 목격한 존재로, 다른 어떤 것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 의미를 상징한다)로 생각하는 Cosmeceutcial face의 개념과는 대조적인 개념이다.

           늙어가는 얼굴의 이미지는 흘러간 시간뿐만 아니라, 지금 흘러가고 있는 시간까지 함께 표현한다. 이러한 개념으로 이해할 때, 노인의 얼굴에 나타난 교차하는 선(주름)들은 한때 지나갔고, 또한 일어나고 있는 인생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흔적들의 집합이다. 광고에 담기는 ‘잘 늙는 것이 안티에이징’이라는 이미지는 절대 끝나지 않을 미래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지만, 늙은 얼굴의 실제 이미지가 아름다운 이유는 과거의 흔적들이 여전히 진행 중인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Céline의 광고에 담긴 Joan Didion

Joann Didion을 담은 Céline의 광고는 끝나지 않는 젊음과 패션의 결합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Didion의 얼굴은 cosmeceutical의 기준에서, 고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멀리 왔다. 젊음이 패션모델이 되기 위한 물리적 기준이라면(Mears, 2011: 95), 이러한 관점에서 Didion의 얼굴과 육체는 어떠한 가치를 부여했는가? 나는 이 광고에서 젊은 아름다움을 대체하는 것은, 멋진 모습(쿨한 모습, coolness)이라고 주장한다. 그 쿨함은, 이 작가의 늙어가는 모습뿐만 아니라, Didion이 살아온 역사와, 수십 년 전에 찍힌 그녀의 상징적인 사진들, 그리고 다른 Céline광고에 담긴 Didion의 유명한 사진들을 암시하는 데에서 온다.


           패션 사진과 광고는,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특정한 패셔너블한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Ahley Mears(2011)는 ‘상업적 룩’(예쁜 모델과, 주류 잡지, 광고와 관련된)과 ‘엣지있는 룩’을 구별해서 바라본다. 이러한 모습들(엣지있는 룩)은 아름다움을 더 넓고 유연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는 하이엔드 패션 잡이의 사설에서 가장 자주 보이며, 전체를 관통하는 미적 관점을 포함한다(모델 그 자체에 한정되지 않고). 또한, 엣지있는 룩은 아름다움에 관한 일반적 견해들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Mears는 ‘상업적 룩과는 달리, 엣지있는 룩은 더 어려 보이고, 더 맑으며, 1980년대 이후로 점점 보기 어려워진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의 엣지있는 패션 사진들은 ‘고통받는 육체’와 ‘현실적이지 않은’ 그리고 ‘불완전한 아름다움’으로 대표되는 당시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을 문제로 규정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각할 정도로 마르고 어린 모델들의 사진이 주류 패션 잡지들에 더 널리 퍼졌다.


           Jurgen Teller가 찍은 Joan Didion의 사진은 심각하게 마른 몸에 대한 관습을 그대로 따르지만, 젊음에 대한 개념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아름다움에 대해 더 유연한 생각을 탐구하던 패션 사진계의 흐름은 약 20년 전부터 시작됐다. Joan Didion의 늙은 얼굴은, 비록 잡지의 편집장이 낸 사설이 아니라 광고에 실리기는 했지만, 이는 ‘불완전한 아름다움’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이라고 여길 수 있다.

           Céline은 프랑스 명품 패션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브랜드이고, Phoebe Philo는 2008년부터 크리에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다. Céline의 광고 캠페인은 솔직하지만 미니멀하고, Jurgen Teller의 사진을 자주 사용하며, 같은 모델을 자주 기용하는 특징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들의 디자인은 전위적 사상(아방가르드)을 겨냥한 것이 아니면서도, 대중 광고처럼 화려하지 않다. Céline은 지식인 고객층을 위한 옷을 만든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현재의 이 광고는 이러한 인식이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브랜드는 작가 Joan Didion을 광고 캠페인의 ‘얼굴’로 내세우면서, 지적인 아우라를 걸쳤다. 물론, 이 광고가 대담한 이유는 패션 업계에서, 늙어가는 육체와 얼굴에 대한 사실적인 기록을 사용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광고에서 무대의 중앙은 중년의 멋진 배우 Julia Roberts도 아니고, 화려하지만 조작된 흔적이 다분한 Hellen Mirren의 클로즈업 샷도 아닌, 늙은(그리고 외적으로도 늙어 보이는) 미국 작가다.


           이 사진은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적당한 클로즈업 앵글로 ‘문학계의 거장’(Hoby, 2015; Marsh,2015; Ohlssonet al. 2014) Joan Didion을 비춘다. 그녀는 Jurgen Teller의 일반적인 스타일처럼 정면에서, 그리고 과하기도 한 플래시를 받았기 때문에, 왼쪽 얼굴 뒤의 벽에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이것은 그녀가 딸과 함께 출연한 Gap의 1989년 광고 캠페인 Individuals of Style에서 입었던 터틀넥과 비슷한 타이트한 검은색 드레스의 균형을 맞춰준다. Didion은 그녀의 집으로 보이는 곳에서, 소파 같은 의자에 앉아있는데, 똑바로 앉아있지만 의자가 살짝 아래로 꺼진 것으로 보이며, 입을 다물고 있다. 그녀는 Céline의 큰 검정 선글라스 –작가 본인의 시그니쳐이기도 한-을 쓰고 있는데 그것은 검정 드레스와 함께 이미 알려진 그녀의 무심함과 시크함의 패셔너블한 버전을 보여준다(Daum, 2015). 그녀의 모습은 각져있고, 말랐으며, 조금은 노쇠해 보인다. 또한, 과한 라이팅 때문에 얼굴은 창백해 보이고, 잘 빗겨진 얇은 머리카락도 보여준다. 그녀는 편안해 보이며, 포즈를 잡았다기보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찍힌 것처럼 보인다. 다만, 과도한 조명과, 실내에서 진한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모습은 그녀에게 유명인(셀리브리티)의 분위기를 주고, 우연한 순간에 포착된 이미지라는 점은 사진의 사실성과 현재성을 부여한다. 이와 같이 Jurgen Teller는 패션 사진을 두 종류의 즉시성과 연관시킨다(패션 역사가 Elizabeth Wilson이 주장한 것처럼 현재의 순간을 매체에 담아내는 것[그곳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과, 즉시성을 강조하는 미적 전략). 이러한 방법을 사용함에 따라, 이 사진은 늙어가는 얼굴에 새겨진 시간의 일시성과, 이미지에 담긴 현재가 지닌 일시성이 만드는 감상이 배제된 실질적인 충돌을 만든다.

 

          패션 광고의 관점에서, Joan Didion의 늙은 외모는 브랜드에 ‘쿨한 느낌’을 더해 줌과 동시에, 늙었지만 여전히 주류를 지키며, 쿨하다는 꼬리표가 늘상 붙어있었던 Didion에게 새로워진 쿨함을 더해 준다. 또한 이것은 덴마크 출신의 패션 사진 연구가인 Charlotte Andersen (2006)가 쓴 책의 내용을 떠오르게 만든다; 하나의 장르로서, 패션 사진은 그것이 담아낸 피사체보다, 그 피사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서 정의되어야 한다(Andersen, 2006: 61). 또한, ‘패셔너블한 룩’은 사진에 담긴 요소들과 사진 그 자체에서 동시에 온다.

  

         ‘멋짐의 본질 중 언제나 가장 중요했던 것은, 멋지게 보이는 것이었다’. 문화이론학자이자 작가인 Dick Pountain과 David Robbins(2000: 114)는 이렇게 표현한다. 외모의 주류 흐름과 반대되는 흐름을 타는 동시에, 반문화적인 방향에서, 쿨한 룩은 엣지한 느낌과 그 궤를 같이 하며, 또한 그것은 아방가르드가 아니다. ‘쿨함’은 미적이고 육체적인 기술이며(Mentges, 2000), 무심하고 시크한 태도를 용의주도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쿨함은 세상에 보여지는 외적인 모습이며, 개인주의의 표현이고,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듯한 모습이자, 약간은 거만하기도 한 모습이다. 또한, Pountain과 Robbins(2000)는, 쿨함은 감정표현 자체가 아니라, 감상적이고 흔한 것들에 동조하지 않는 것이다(p.121). 그리고, 옷은 쿨함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매우 중요하다: 검은 선글라스, ‘멋짐이라는 것을 가장 크게 강조하는 도구’(Brown, 2015: 8), 그리고 어두운 색의 옷. Pountain과 Robbins는 또한, 쿨하다는 것은 타인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저 타인의 눈에 보여질 뿐 (누군가를 응시하지 않지만, 집중된 시선을 받고 싶어 하는)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이유에서, 선글라스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쿨함과 가장 자주 연결되는 것은, ‘개인적 반란’이다. 주류의 그것과는 다른 외모를 가짐으로써,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위치에 오르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쿨함은 단호하며, 개인주의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며, “다른”사람들이 추구하는 미적 가치를 거부하고 그에 동조하지 않으려 하는 움직임이다(Brown, 2014: 4).

     

      그러나, 저항과 반란(1920년대 흑인 재즈 문화가 세상에 전파한 개념)을 넘어, 현대의 쿨함은 문화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남들과 확실하게 구별되게 만드는 지표’다(Nancarrow et al,. 2002: 313). 쿨한 사람은 자신만의 확실한 문화 자본을 가지고 있으며, 소비자 문화에서 ‘엣지있는’ 감각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쿨함은 패션과의 모호한 관계성을 가진다: 시스템으로서의 패션을 반대하면서도,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하는 패션의 논리와 일맥상통하고, 언제나 선두에 서며 상업성과 연관된다. 쿨함은 아방가르드한 측면이 아니기 때문에, 주류 패션 브랜드들은, 그들의 옷에 쿨한 면모를 더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급 스트릿 브랜드인 Gap의 카키스 라인업을 보여주는 흑백 광고에는 James Dean, Jack Kerouac, Andy Warhol 그리고 Steve McQueen이 등장한다. 반면에 쿨함은 고급스러움과 유행을 좇지 않는 것으로 규정되기 때문에, 패션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Didion의 사진에서 보여진 몸에 새겨진 흔적과 ‘현재의 일시성’의 충돌은 쿨함에 대한 또 하나의 시각을 제시한다. Pountain과 Robbins (2000), 그리고 Brown (2015)은 쿨함을 정의하는 것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이렇게 표현했다 ’이런 미끄러운(까다로운) 개념이 있나’ (Brown, 2015: 5). (손에 꽉 잡히지 않음을 미끄럽다고 표현. Slippery는 ‘파악하기 어려운’이라는 뜻도 내포하지만, 미끄럽다고 표현하는 쪽이 더욱 원래 어감에 가깝다: 역자 주) Pountain과 Robbins는 쿨함이 더 이상 젊음에 종속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쿨함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에 대한 문제이며, 그것은 또한 세대를 넘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Brown은 쿨함을 패션과 현대성에 대한 이론에 결합시켜 생각하는데, 그녀는 저항적 사상이 쿨함과 여전히 결합되어 있다면, ‘이론적으로 그것은 과거와도, 현재와도, 그리고 그 속에 여전히 끼어있는 사람들과도 반대 노선에 있다’고 표현한다. Céline의 광고에 이러한 발언들을 적용해 보면 이 광고는 Didion의 얼굴을 cosmeceutcial의 관점에서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광고 속에서, Didion의 얼굴에 나타난 나이의 흔적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조되었다.


           혹자는 Joan Didion이 무슨 이유에서 이 광고에 얼굴을 비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첫 번째 대답은 외모에 있다. Joan Didion의 몸매는, 날씬한 것이 육체적 이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문화(또한 극도로 마른 몸매는 ‘엣지있는 외모’를 형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에 잘 맞아떨어진다. Didion의 몸매는(현대적 패션 광고에 나온 많은 노인 모델들의 몸매처럼) 어린 사람들의 몸매보다 어딘지 모르게 통통한, 일반적인 여성 노인의 몸매와 다르다(Twigg, 2013). (일반적인 노인의 몸매는 패셔너블하지 않다) 두 번째로, 패셔너블하고, 쿨한 아우라는 Joan Didion을 오래도록 따라다녔다. 많은 동료 작가들은 그녀의 글에 옷이 얼마나 큰 역할을 가지는지 이야기했다. 그녀의 커리어의 시작 또한 1950년대와 60년대 Vogue였다는 것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녀는 앞에 언급된 1989년의 Gap광고에 등장하기도 했고, 그 이전인 1968년에 타임지에 실린 Julian Wasser가 찍은 그녀의 사진은, 패셔너블하고 쿨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Wasser의 사진 중 하나는, 그녀 자신의 집 앞에서 콜벳(6-70년대를 주름잡았던 미국의 고급 머슬카 브랜드)에 기대 서 있는 모습을 담았고, 창문을 내리고 차 바깥에 팔을 내놓은 또 다른 사진도 있다. Julian Wasser의 사진이 담아낸 쿨한 면모는, 2015년에 모델 Daria Werbory와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Tyrone Lebon이 작업한 콜벳을 탄 작가의 사진을 흉내 낸 광고 캠페인에서도 그 의미를 암시한다.


           Teller가 찍은 ‘스타 작가’의 이미지는, 자신만의 분위기와 다중적인 면모를 지닌 늙은 여성으로서의 

Joan Didion의 초상이다. 이 광고는 유명한 작가이자 아이콘인 한 노년 여성에 대한 존경을 보여준다. 그 사진은 늙은 나이 자체에 대한 존경이 아니다. 이 광고가 유명인인 그녀를 내세우기 위한 전제 조건은, 파파라치 사진 같은 조명의 활용한 것으로 강조된다. 멋져 보이는 Joan Didion의 모습은, 그녀만이 가진 요소들(시그니처)를 보여주는 것으로 만들어지며, 또한, 그 모티프는 이 브랜드 또한 쿨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노년의 여성이 Céline의 광고에 등장한 것은, 노화 그 자체를 칭송하기 때문도 아니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다시 정의하기 위해서도 아니라, 상징적인 여성의 역사에 대한 존경 때문이라고.



결론

이 논문의 배경은, 최근 패션 광고에 등장하는 노년 여성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놀라움과, 이러한 사진들이 늙어가는 육체에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지에 대한 질문, 그리고 젊음과 아름다움의 결합이 노화에 대한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시각적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우리 문화가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그리고 이런 일반화된 미에 대한 인식의 전제는 몸에서 시간의 흔적을 지우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문화적으로 규정된 아름다움’(Wyikes and Gunter, 2005)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고려하며, 이 논문은 다른 관점에서의 아름다움, 특히 ‘엣지있는’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대다수의 뷰티 광고가 바라보는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와, 얼굴을 어려 보이게 만들기 위해 무언가 조작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과 대조적으로, 하이엔드 잡지들의 패션 사진들은, ‘엣지있는’, ‘쿨한’ 그리고 ‘미완의 아름다움’과 같은 미학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다시 말하면, 아름다움에 대한 대안적 인식은, 패션 광고에 노년 여성 모델을 활용하는 최근의 트렌드처럼, 비주얼 문화에 더 넓은 연령대의 여성들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 다만 이들은, ‘일반적인’ 여성이 아니라 유명인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들은 뷰티와 패션 브랜드에 그들의 상징성과 카리스마를 전도할 수 있는 유명인이거나, 전 현직 모델로서 여전히 유난히 마른 몸매와 탄탄한 머릿결을 자랑한다. 그러나 여전히, 이러한 예시들은 Wyikes와 Gunter가 규정한 ‘현재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몸매’(더 이상 획일화되고, 안정적인 미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지만, 육체는 예쁘게 꾸며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의 대상으로 인식된다)의 개념을 투영한다. 이를 또한 바꿔 말하면, 패션 사진계는, 마른 노인 어성과 늙어가는 얼굴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을 모델로 선택한 것은 그들이 잘 알려진 사람이자 세련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의 몸매와 얼굴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을 것이다.


           늙어가는 유명인들의 사진은, 너무나 당연하게 그들이 젊었을 때의 사진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러나, 패션은 그들의 외모를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분리시키는 요소이다.(Richards, et al,. 2011). Joan Didion을 내세운 Céline의 광고가 흥미로운 이유는, 늙은 얼굴을 중앙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쿨하다는 것은 노년의 나이에, 노화가 아주 잘 보이지도, 안 보이지도 않는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쿨한 아름다움은 노화의 흔적을 부정하고, 자신을 젊고 트렌디한 것처럼 가장하는 새로운 방법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반박은, 이 광고가 쿨함이 더 이상 젊음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Pountain과 Robbins의 주장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광고에 투영된 노화에 대한 미적 인식은, 나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에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쪽에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패션은 독특함과 취향의 문제이다. 패션 업계는 늙어가는 여성의 몸을 광고하는 사람들로 차 있지 않다. 늙어가는 여성의 이미지가 미약해질 때, 그러니까, 독자들에게 강렬한 표현으로 인식되지 않기 시작할 때, 주름과 쳐진 피부를 가진 불완전한 아름다움은 사라질 것이다. 그때까지, 이러한 이미지들은 주름이 얼굴을 덜 예쁘게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오르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또한, 주름은 얼굴을 더 예쁘게 만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 Jennifer Millard

원문: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525/si.2009.32.2.146

번역: 김재일

번역 문의 : johny1140@gmail.com


번역깎는 마케터, Johnny Kim

안녕하세요, 스타트업 마케터, 그리고 프리랜서 번역가 김재일입니다.

연구, 석/박사 논문작성을 위한 해외 논문 번역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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