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자기표현과 발표불안 극복 이야기

자기 인식

by 조현석

살면서 한 번쯤 스피치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있을까요?


말을 잘하고 싶어서 갈 수도 있을 테고,

회사에서 발표가 있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 가기도 합니다.


저도 어떤 이유로 학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30대 중반이었습니다.


지금도 제 와이프는 제가 그 당시 왜 스피치 학원에 다녔는지 모를 겁니다.



명정날 장모님 댁에서 식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성인만 10명이 넘었죠.


처형 네 명과 형님들, 장인어른과 장모님 그리고 조카들까지 있었습니다.


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좋았죠.


그중, 한 명이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대화에 끼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었어요.

그게 저였는데 식구들과 인사를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죠.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왜 그때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가만히 있었을까?',

'무슨 말이라도 하지 그랬냐!'


그게 저의 첫 기억이자 불편함을 느꼈던 시기였습니다.


매번 명절 때마다 인사드리고 밥을 먹는데,

유독 그날은 저에게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로 식구들 모일 때면 저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수동적인 자세로 한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죠.


어느 순간 제 안에서 이상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거예요.

자책감, 우울감, 자신감 부족 등.



이런 저의 고민을 해결하고 싶어서 스피치 학원에 등록합니다.

3개월 과정이었고, 매주 2회씩 수업에 참석했습니다.


보통 스피치 학원에 다니면 자신감이 붙기 마련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 연습도 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거든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했습니다.

손님들에게 어울릴만한 머리 스타일을 권해주었죠.


그런 저의 모습이 스피치 학원에 다닌 3개월 동안이었습니다.


학원에 다녔던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나름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을 투자했는데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었죠.


중요한 건, 내가 이 수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이 교육을 통해 '이런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자신감 있게 사람들 앞에서 말할 것이다.',

'나는 말을 조리 있게 얘기하며 설득력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스피치 학원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대략 30명 정도 되었을 겁니다.


학원에서는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는데, 3개월 동안 교육이 진행되면 내용이 많습니다.


그걸 일상에서 다 실천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목적이 있는 사람들은 많고 좋은 내용 중에서도 필요한 한 가지를 찾습니다.

더 집중해서 듣게 됩니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면 그것에 주파수가 맞춰집니다.

강사가 알려주는 다양한 내용들도 그 하나를 떠받쳐 주는 느낌입니다.


반면 저는 좋은 내용을 모두 흡수하려고 했습니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다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죠.

결국 어느 하나 제대로 실천한 게 없었습니다.


변화는 실천을 통해 일어납니다.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실행한 것들이 체득됩니다.


저는 그것을 계기로 대단한 교육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방법은 알지만 잘 실천하지 않을 뿐이었죠.


하나라도 '단순한 것을 반복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는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는 일이었죠.

저에게는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몇 년이 지난 뒤,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