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핸드폰에 깔린 카카오톡, 독이 되지 않으려면

by 조G

얼마 전 9살 딸이 카카오톡을 깔아달라고 조르더라고요. “엥? 네가 무슨 카톡이 필요해?”라고 했더니 친구들과 대화하는 데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럼 문자를 활용하라고 했더니 문자엔 예쁜 이모티콘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하네요.


딸아이는 제 오빠와는 스마트폰을 대하는 자세가 다릅니다. 아들은 기본요금이 아까울 정도로 핸드폰을 없는 취급하는데 딸아이는 핸드폰을 자신의 분신처럼 애지중지합니다.


매번 케이스를 바꾸고 핸드폰 메인화면을 꾸미고 예쁜 강아지 사진을 다운로드해 사진첩에 모아두지요. 아마 카카오톡을 하고 싶은 이유도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카카오톡을 설치해 주는 것이야 그리 어렵지 않지만 부작용을 반드시 짚어봐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ㅇㅇ가 반드시 카톡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예쁜 이모티콘을 친구에게 보내고 싶어요. 그런데 카톡이 나쁜 거예요?”


“아니, 카톡은 편리하고 유용한 어플이지”


“그런데 왜 안 된다는 거예요?”'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점도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거야”


“안 좋은 점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 그럼 이런 상황은 어때? ㅇㅇ가 단톡을 만들었는데 몇몇 친구만 초대했어. 그럼 거기에 초대되지 못한 친구는 섭섭하지 않을까?”


“섭섭할 것 같아요”


“누가 내 얘기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궁금한 마음이 들진 않을까?”


“궁금할 것 같아요”


“생각 없이 올린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일은 없을까?”


“아... ”


“카톡은 ㅇㅇ가 좀 더 컸을 때 사용하는 게 어떨까?”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 딸의 카카오톡 설치 요구는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사실 저와 남편은 카카오톡만큼은 아이가 되도록 늦게 사용하게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카카오톡이 가진 순기능도 많습니다만 자칫 아이들이 잘못 다룰 시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단톡 따돌림, 가짜 뉴스, 언어폭력 등 잘못된 카카오톡 사용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도 간과해선 안될 것입니다.


어른들도 가끔 카카오톡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지 않나요?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은 더 하겠지요.


실제로 온라인 폭력으로 불리는 '사이버 불링'이 해마다 늘고 있어요. 사이버 불링은 카카오톡이나 온라인 메신저, 채팅 등을 활용해 특정 대상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말합니다.


교육부가 전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 폭력을 경험한 5만 명의 학생 가운데 사이버 불링을 당했다는 응답이 10.8%을 기록했습니다.


AI 타임즈에 따르면 ▲단체 대화방에 초대한 뒤 욕설을 퍼붓는 '떼카' ▲피해자가 대화방을 나가도 계속해서 초대하는 '카톡 감옥' ▲대화방에 초대한 뒤 참여자들이 동시에 퇴장하는 '방폭' 등 카카오톡을 통한 괴롭힘이 상당 부분 차지했다고 해요.


혹시 내 아이가 이 같은 일에 휘말릴 수 있진 않을까요? 다른 아이들 눈치를 보느라 잘못된 상황을 그냥 모른 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진 않을까요?


아이들이 직접 말해주지 않으면 어른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카카오톡은 좀 더 세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카카오톡을 무조건 금지할 수만은 없습니다. 실제 학교 수업 시간에 카카오톡이 활용되기도 하고, 반의 단체 톡방을 따로 개설해서 과제물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요. 또 카카오톡으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가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그러니 카카오톡을 사용할 때 아이들에게만 맡겨두지 마세요. 혹시 카카오톡 상에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 있는 건 아닌지, 속상한 일이 있진 않은지 아이에게 물어봐 주세요.


간섭과 관심은 한 끗 차이입니다. 카카오톡에 관한 '간섭 말고 관심'을 보여주세요.


◎카카오톡을 체크할 때 꼭 살펴야 할 것


자녀의 카카오톡을 체크할 때 다음의 사항을 꼼꼼히 살펴봐 주세요.


액정 안에서 맺는 친구 관계는 쉽게 이뤄지는 만큼 깨지기도 쉽습니다. 연약한 아이들이기에 더 크게 다칠 수도 있고요. 부모님의 관심과 애정으로 우리 아이들이 슬기로운 카톡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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