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2천 만원으로 결혼했습니다

강남 스드메에 5성급 호텔까지 이 가격 가능?

by 조조

안녕하세요, 에디터 조조입니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 바로 "기본 5,000만 원은 깨진다"는 말이죠. 인스타그램만 봐도 수백만 원짜리 웨딩밴드에, 호텔 프러포즈, 수천만 원대 예식장이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5천만 원이라는 평균 비용은 말 그대로 '평균'입니다. 여기서 평균을 무엇이라 정의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남들이 하는 수준? 혹은 제일 낮은 비용부터 높은 비용의 중의값?


우리는 여기서 평균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한 번뿐인 결혼식'이라는 의미부여로 계획에도 없던 많은 돈을 태우게 됩니다. 물론, 본인의 소득 수준이나 자산이 훌륭하여 감당 가능하다면 자유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부담이 되는 상황 속에서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면 잠깐 스톱을 하고 생각해 봅니다.


한 발 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당신이 결혼에 부여한 의미가 진정 두 사람으로부터 나온 것인지, 혹은 타인을 의식한 합리화인지 말입니다. 결혼의 주인공은 오직 신랑과 신부입니다. 특히 부모님의 도움 없이 자립적인 시작을 준비하는 커플이라면, 남들의 시선보다 '우리의 미래'에 더 집중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 결과, 저희는 총 2천만 원으로 결혼식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정확히는 1950만 원대입니다.) 이는 결혼준비와 신혼여행비(*현지 사용분 제외)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물론 식대와 현지에서 사용한 신혼여행비(식대&쇼핑)는 빠졌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축의금으로 식대가 보완되기 때문에, 순수하게 예비 신혼부부가 '결혼'에 들어간 비용은 2천만 원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지방에서 결혼했나,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가나보다, 가성비 업체만 썼나 보다"


그렇지 않습니다. 예식장은 서울, '스드메'는 강남에서, 신혼여행은 스페인으로 비즈니스 클래스(편도)를 타고 가며, 숙박은 5성 호텔로 예약했습니다. 여기에 절감한 비용으로 부지런히 내 집마련에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선택과 집중, 결혼 준비에 있어 어떤 가치에 더 주안점을 두느냐의 차이에 있었습니다. 저희의 경우는 일회성 비용은 최소화, 대신 여행에서 오는 경험과 거주지에 몰빵 하기로 한 것이지요.



'선택과 집중' 리포트


저희의 전략은 명확했습니다.

'남들 하는 거 다 하느라 가난해지지 말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 몰아주자.'




1. (스드메) '생애 한 번뿐인 결혼식'에 속지 말자. 중요한 건 자세와 표정이다.


일반적으로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는 가성비 업체부터 하이엔드까지 라인이 있습니다. 보통 가격대가 아래와 같습니다.


하이엔드: 550 이상 (2025년 기준, *598만 원 패키지 있었음)

A등급: 400~500

B+등급: 350~400

B0등급: 300~350

B-등급: 200 후반

C등급: 200만 원대

가성비 라인: 130~200(보통 토털샵)


저는 B0등급 정도로 진행했습니다. 309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튜디오 촬영과 메이크업, 드레스 등의 결과물은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남의 업체들은 경쟁도 치열하고, 기본적으로 강남이기 때문에 다들 기본은 하는 업체들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살면서 전문가 메이크업을 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대부분이겠지만 드레스는 더더욱 그렇겠지요. 그래서 B-, B0 정도만 해도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메이크업에 큰 비중을 두는 분들도 많지만, 저의 경우엔 본연의 매력을 살려줄 기본에 충실한 업체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B등급 정도만 선택해도 딱 봤을 때 저렴해 보인다거나, 화장이 촌스럽거나, 스튜디오가 엉망이라던가 그런 느낌은 없었습니다. 20대 초반에는 보세 옷만 입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것처럼. 절약한 돈으로 운동을 끊고 잠 잘 자고, 건강하게 먹는다면 B라인 업체들 만으로도 당신이 본디 가지고 있는 매력과 아름다움은 충분히 드러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움의 핵심은 바른 자세와 표정인 것 같더군요.




2. (웨딩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일요일을 노리자.


일단 호텔에서 결혼식만 안 해도 비용이 확 줄어듭니다.


호텔 결혼식은 화려하고 깁니다. 보통 1부와 2부로 나뉩니다. 화려한 연출과 긴 예식 시간이 장점이지만, 저희의 예산 기획과는 거리가 있 이번 리스트에서는 제외했습니다.


채플 형태의 예식장은 생각보다 가성비가 괜찮았습니다. 다만 위치, 주차 등이 편한 곳은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는 커플마다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커플은 무교이기도 하고, 역과 많이 멀어서 고민 끝에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예식장일 경우, 단독홀이냐 도떼기시장이냐에서도 2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도떼기를 택할 경우 진짜 도떼기입니다. 한 층에서 3팀이 결혼해서 다소 복잡한 분위기이긴 합니다. 예식시간도 60분으로 짧습니다. 짧아도 예식장인 만큼 할 건 다 합니다. 저희처럼 오래 주목받고 싶지 않은 커플이라면 오히려 좋습니다.


토요일이냐 일요일이냐의 비용차이도 있습니다. 토요일은 일요일 대비 일단 식대부터가 1만 원대 이상으로 더 비싸집니다. 홀도 50~100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미리 예약도 중요합니다. 저희는 1년 전 예식일을 잡았습니다. 최근에 제 친구가 저희와 같은 홀을 잡았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결혼준비도 역시 물가가 반영됩니다. 시간 차이가 있지만 확실히 비용이 오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3. (예물·예단·폐백) : 사라지는 문화


예물, 예단은 일종의 품앗이 문화인데요. 오늘날에는 '한 번뿐인'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부담'으로 다가왔고 자연히 시장에서 사라진 것 같습니다. 저희 또한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과감히 생략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의미 있는 절차였지만 최근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미루면서 자연히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집안에 따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형식적인 주고받음보다는 양가가 자주 모여서 식사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 보면 어떨까요.




4. (웨딩밴드) 4년 전 맞춘 커플링 그대로


저희는 만난 지 만 2년 정도 됐을 때 커플링을 맞췄습니다. 웨딩반지는 커플링이 있으므로 생략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액세서리를 자주 하지는 않는 편인데, 반지가 하나 더 생긴다고 해서 절대 2가지 모두를 끼고 다니진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프러포즈 다이아 반지를 별도로 하는 커플도 있다는데, 그것은 더더욱입니다. 평생 장롱에 보관해야 하는 물건은 그 돈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런 저의 생각을 고스란히 전했고 아마 예비 신랑은 '오히려 좋아'였을 것입니다. 만약 커플링이 없었다면 종로에서 유행 타지 않는 금반지를 맞추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 14K 커플링을 그렇게 맞추었는데, 시간이 지나 샴페인골드 색이 서서히 빠지면서 금빛이 도는 게 마음에 듭니다. 만약 반지가 많이 낡았다면 결혼기념일에 맞추어 하나 장만할 생각입니다.


결혼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쇼'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갈 인생 원고의 도입부입니다. 남들의 기준에 내 행복을 맞추기보다는, 힘을 덜 줘도 상관없는 부분이 있는지 고민해 보고 실행해 보세요. 분명 합리적인 금액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결혼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포스팅에서는 신혼여행 준비 꿀팁들을 하나씩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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