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농산물에서 식물성 대체육까지 먹거리로 지구를 지키는 푸드테크
지구인 컴퍼니.
담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렇다고 어떤 워딩 하나도 빼먹고 싶지 않아서,
긴 제목으로 소개하는 지구인 컴퍼니는 내 기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자랑스러운 소셜 벤처 중 하나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 거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있을까?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B급 농산물에서 식물성 고기까지 사회적 혁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민금채 대표에게는 위와 같은 고민이 있었다. 스타트업 세상으로 들어오기 전 연예부 기자 출신으로 남의 사생활을 캐고 따라다니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기자라는 직업으로서 이슈를 찾는 것,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금채 대표 개인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본인이 가진 가치와 직업 간의 괴리를 느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러 인터뷰와 기사에서 알려졌다시피 민금채 연예부 기자는 자신의 커리어를 새롭게 전환한다. 카카오의 선물하기 사업부의 마케터가 되었고 그 이후에는 배달의 민족에 합류해 쿠킹 박스 정기배송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참여한다. 그런데 배달의 민족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B급 농산물'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 그가 관심을 가졌던 시기에도 B급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시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민금채 대표는 빠른 실행력으로 2017년 '지구인 컴퍼니'를 창업한다.
지구인 컴퍼니에서 정의한 B급 농산물은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생김새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받는 못난이 과일'이다. 못생긴 미니사과 피클, 못생긴 귤 스프레드 등 못난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시장의 니즈를 찾기 위해 진행한 펀딩에서는 약 1,500만 원 이상의 모금을 하면서 시장성에 대해 확신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지구인 컴퍼니보다는 과일에 담긴 이야기, 과일을 생산하는 농부분들의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 이야기를 전달받은 고객들에게 B급 농산물은 결코 B급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민금채 대표님이다. 기사보다는 그녀의 다양한 인터뷰 영상들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녀가 가진 열정은 정말 집요하고 아름답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소통하며 체험하는 과정. 우리는 이미 가공된 제품을 접하지만, 한 가지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투자과정은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민금채 대표님뿐만 아니라 지구인 컴퍼니팀이 하나가 되어 뛰었다는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이렇게 지구인 컴퍼니는 잘 팔리지 않는 농산품 때문에 고민하는 농부들을 만나 더 잘 팔 수 있도록 협업하며 기획, 마케팅 그리고 패키징 등을 공유한다. 이렇게 소셜 벤처로서의 기반을 닦아가고 있었다.
이거 진짜 고기 아니에요?
못난이 농산품, 그중에서도 과일과 채소에 집중했던 민금채 대표는 미국 출장을 가게 된다. 그때 지구인 컴퍼니를 재도약시킬 아이템을 접하게 되는데, '임파서블 버거'의 식물성 고기 패티가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지구인 컴퍼니 2.0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기존의 콩고기와는 다른 진짜 고기의 질감이나 불맛이 느껴지는 임파서블 버거는 그녀에게 충격이었다고 한다. 아마 일반 사람이었다면 놀라워하며 넘어갔을지 모르겠으나, 민금채 대표는 이곳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그녀는 한국으로 귀국한 뒤, 컨택하던 농가들에게서 과일과 채소의 부산물이나 곡물 재고를 활용한 식물성 고기 제작에 주력한다. 이때 민금채 대표님의 도전 정신이 또 한 번 엄청난 빛을 낸다.
소셜 벤처, 아니 모든 기업가들이라면 이렇게
린 스타트업 by 지구인 컴퍼니
린 스타트업 책을 읽고 유사한 유튜브를 보고 강의를 듣고 "와! 정말 대단하다, 역시 사업은 이렇게 해야 해" 이렇게 감동만 받고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사업가라면 정말 반성해야 한다.(나를 포함해서... 정신 채리자)
민금채 대표님은 린 스타트업 방법론을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펼치는 기업가라고 생각한다. 식물성 고기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아마 그간 사업하면서 얻은 수익이 좋아서, 인맥이 좋아서, 원래 공장이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현장으로 나갔다. 전국 농장에서는 과일과 채소 그리고 곡물의 부산물을 수집했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대학 등의 연구원들과 셰프들에게 제안하면서 함께 개발에 나섰다. 고기의 식감과 향을 따라 하기 위한 노력과 노력은 몇 줄의 워딩으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고난의 과정을 거쳐 그녀는 식물성 고기 '언리미티드' 브랜드를 출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 더! 아마 나였다면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버거의 패티를 생각하며 카피하는 수준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민금채 대표는 불고기와 같이 얇고 부드러운 텍스쳐 질감으로 차별화까지 이루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구인 컴퍼니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제9호-A벤처스로 선정되었고 프라이머 사제 파트너스, SG다인힐, 미시간벤쳐스, 에이벤처스, 옐로우독으로부터 총 4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이제 자체 공장을 설립하고 세밀한 공정과정을 기반으로 더욱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민금채 대표님의 경영철학과 지구인 컴퍼니팀의 열정이 비욘드 미트나 임파서블 버거를 넘어선 국내 최고의 푸드 테크로 성장하길 바란다. 아래에 참고 문헌에 여러 가지 자료들을 올려놓으니 관심 있는 소셜벤처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께서는 참고하시길 바란다. 아울러, 부족한 글이나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참고 문헌
- 지구인마켓 : https://zikooin-market.com/shopinfo/company.html
- 지구인컴퍼니 : https://www.instagram.com/zikooin_company/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 https://www.youtube.com/watch?v=0PPn-0WEGbY
- 메트로 : https://www.youtube.com/watch?v=HmHahhjD-EQ
- 메트로서울 :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00629500309
- 비즈니스포스트 : http://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162906
- 더농부블로그 : https://blog.naver.com/nong-up/221958830952
- 플래텀 : https://platum.kr/archives/129464
- 폴인 : https://www.folin.co/story/858
- 소비자경제 : https://www.dailycnc.com/news/articleView.html?idxno=97432
- 모바일한경 : https://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18080393411&category=farm&sns=y
- 이데일리 :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945446625635752&mediaCodeNo=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