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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Jun 18. 2021

팀의 불통

애빌린 패러독스를 막아라

제리 하비는 오랜만에 처가를 방문한다. 7월 텍사스의 콜맨지역은 온도가 40도에 육박할 정도이다. 최고의 오후여야할 일요일 오후는 점점 무료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장인어른이 “우리 모처럼 애빌린에 가서 외식이나 할까?” 라고 제안한다. 에빌린은 왕복 170킬로미터 거리이다. 그리고 모두가 탈 수 있는 SUV는 때마침 에어컨도 고장이다. 아내가 대답한다. “좋아요, 저녁이나 먹고 오죠. 제리 생각은 어때요?” 제리는 마지못해 “그러지, 뭐.”, 그러자 장모님도 거든다. “저녁 좋지. 애빌린에 가 본지도 오래된 것 같은데...” 에어컨도 없는 차를 타고, 땀을 뻘뻘 흘리며 애빌린에 도착해서 식사를 한다. 식사는 정말 최악의 수준이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콜맨에 있는 집으로 차를 달려 돌아온다. 소요시간은 4시간이 훌쩍 지났다. 집에 돌아온 그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먼저 선풍기에 달려간다. 

잠시후, 장모님이 짜증스럽게 말한다. “식사도 형편없고, 사실 난 가고 싶지 않았어. 모두가 가고 싶어해서 그냥 간거지.” 제리는 황당해 한다. “모두라니요? 장모님, 저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어요.” “난 당신하고 아빠, 엄마가 가고 싶어하는 줄 알고 싫지만 간 거야.” 아내가 말한다. 장인어른이 말한다. “사실 나도 가고 싶지 않았지만 다들 따분해 하는 것 같아서, 제안해 본거야.” 한동안 어색한 분위기가 감돈다.

도대체 애빌린이라는 곳까지 갔다오기를 누가 원했는가? 아무도 원하지 않았는데, 왜 모두가 그 곳에 다녀온 것일까?

제리 교수는 이런 역설을 ‘애빌린 패러독스’라고 말한다. 즉, 조직의 구성원들이 아무도 원치 않는 여행을 하는 그런 성향을 말한다. 만약 어느 조직이 애빌린 패러독스의 현상이 나온다면, 조직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정반대의 행동을 취하게 되고, 결과는 원하는 목표와는 상당히 동떨어지게 될 것이다.


팀장은 혹시 우리 팀이 애빌린 패러독스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런 팀이 된다면 팀십이 무너진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이 현상은 팀원들이 과제에 주도권을 갖지 않고 다른 사람의 결정에 내버려 주고, 무관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자기가 원하지 않는, 기대하지 못한 결과를 맞이할 때, 분노와 불만을 폭발시킨다. “이게 뭐야?”, “도대체 우리 팀이 제대로 하는 게 뭐야?” “팀장님은 왜 이런 결정을 하신 걸까?” “누가 이런 제안을 한 거지?” 이런 비슷한 반응들이 들려올 것이다. 애빌린 패러독스에 빠진 팀원들은 팀장이나 동료들을 비난하거나 서로를 탓하는 것에 익숙해 진다. 이럴 경우, 이 비난이나 불만에 동조하는 팀원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 팀 내에 또 다른 팀이 생기고 파열과 갈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거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3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는, 자유로운 소통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무언의 합의라고 할 수 있는 애빌린 패러독스가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문화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문화란, ‘사회구성원들의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 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이다. 이런 문화가 생성되려면 무엇보다도 조직, 조직원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가 구사하는 어떤 소통도 서로가 신뢰하지 못한다면 그 소통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는, 합의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무언의 합의나 집단 동조가 애빌린 패러독스를 만든다면, 조직내 합의의 기술을 만드는 것이 좋다. 먼저, 다양한 의견이나 생각을 끄집어내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사용할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의 열쇠는 질보다는 양을 우선시하고, 다른 사람이 내 놓은 의견이나 생각에 비판하지 않고, 그 의견이나 생각에 올라타는 것이다. 다음은 ‘Five why’ 기법이다. 어떤 이슈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해 보는 것이다. 5번 정도까지 ‘왜’ 라는 질문을 해 본다면 피상적으로 인식한 것과는 다른 중요한 본질에 접근하게 된다는 것이다. 왜 우리가 이런 결정을 해야만 하는가 등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질문 등을 함으로써 무언의 합의나 동조가 발생되지 않을 수 있다.


셋째는, 공동의 그라운드 룰을 갖는 것이다.

소외나 배척의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내가 원하지 않지만, 동의하지 않지만, 내가 반대의견을 제시하면 혹시 조직에서 소외되거나 배척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갖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름 조직 공동의 그라운드 룰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이슈에 대해, 팀원당 최소한 3개의 의견을 제시한다는 것을 그라운드 룰로 정할 수 있다. 또는  최종 결정된 의견에 대해서는 24시간 숙성의 성찰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그라운드 룰로 정할 수도 있다. 또는 최종 합의된 의사결정에 대해 불만이나 불평 제시는 하지 않기로 하는 등을 그라운드 룰로 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내용은 책 <팀장리더십 수업>의 일부를 발췌, 수정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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