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에서 마주하는 진실
여전히 제 글은 이 밤처럼 깊고 조용한 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화려한 빛깔은 없지만, 이 어둠 속에서 홀로 깨어 당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작가가 여기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늘은 하루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경계, 바로 ‘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어쩌면 저처럼, 이 시간에 남다른 감정을 느끼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정.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만이 유일한 동반자가 되는 시간. 분주했던 하루의 소란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세상은 깊은 침묵 속으로 잠겨 듭니다. 마치 커다란 숨을 한 번 내쉰 뒤, 다음 숨을 준비하는 듯한 고요함. 우리는 이 시간 속에서 종종 깨어 있습니다. 때로는 잠 못 이루는 밤 때문에, 때로는 무언가에 몰두하며, 혹은 그저 텅 빈 듯한 마음에 이끌려서 말이죠.
저는 자정을 좋아합니다. 모든 것이 잠든 시간, 비로소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듯한 해방감을 느끼기 때문일까요. 낮 동안 짊어졌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 어쩌면 우리의 진짜 모습은, 화려한 조명 아래가 아닌 이 어둡고 고요한 자정의 시간 속에 더 깊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정은 끝이자 시작이라는 묘한 경계에 서 있습니다. 하루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이면서, 동시에 아직 펼쳐지지 않은 새로운 하루의 첫 페이지를 예고하는 시간이죠.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올 시간에 대한 희망, 혹은 불안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마치 깊은 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빛을 기다리는 마음과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자정의 고요함이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이 엄습하기도 하고, 낮 동안 애써 외면했던 생각들이 불쑥 고개를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내면과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마치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에 의지하며 길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자정은 우리에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모두 자정의 시간을 통과합니다. 어떤 이는 깊은 잠 속에서, 어떤 이는 깨어있는 채로.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조각들은 어쩌면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안도감, 혹은 다가올 내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들 말이죠.
오늘, 당신의 자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혹시 깊은 밤, 홀로 깨어 이 글을 읽고 계신가요? 괜찮습니다. 이 고요한 시간 속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저 역시 당신과 같은 마음으로 이 밤을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자정의 숨결 속에서, 우리는 잠시 세상의 모든 소음을 잊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새로운 새벽을 맞이할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Writen by, 조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