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들과의 작별
새로운 시작을 앞둔 저는 문득 가만히 멈춰 서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손끝에 남아 있는 지난 시간의 감촉, 마음 깊숙이 스며든 잔잔한 기억들. 익숙했던 것들 사이에서 아련한 온기를 느끼지만, 더 이상 머물 수 없음을 압니다.
때로는 오래된 것들과 작별해야만 새로운 길이 열릴테니까요.
이별은 쉽지 않습니다.
오래 몸에 익숙해진 것들은 저도 모르게 저를 감싸고, 그것을 떠나보내는 일은 마치 한겨울의 나뭇가지가 마지막 잎을 떨구는 것과 같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흔들리지만, 그 안에서 저는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법을 배웁니다.
두려움이 밀려올 때면 저는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그 속에서 아주 작은 희망을 발견하고, 조심스레 손을 뻗어 봅니다.
마치 해 질 녘 붉게 물든 하늘 아래에서 처음 불어오는 따스한 봄바람처럼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저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은 늘 낯설지만, 그 안에는 따뜻한 가능성이 숨겨져 있습니다.
저는 그 가능성을 믿고 한 걸음 내디딥니다. 망설임이 제 어깨를 붙잡아도, 기억이 저를 되돌리려 해도, 저는 앞으로 걸어갑니다.
저를 이루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저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고 나아갑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하나의 시작입니다.
마음속에서 조용히 피어오르는 감정을, 흔들리는 저를,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저를 기록하며 나아갑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지만, 이 길 위에서 저는 다시 저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문을 열고 걸어 나가야 합니다.
새로움을 맞이하러.
Writer by 조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