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만발하는 길 위에서 공짜표를 바란다

by 박요나

봄이 만발하는 길 위에서 공짜표를 바란다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WWW))의 초창기 목적은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디렉토리 검색이었다. WWW는 소프트웨어 공학자 팀 버너스리가 1980년대에 제시한 정보 관리 시스템에 기반을 둔 서비스로, 하이퍼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다.

버너스리는 WWW와 자신이 고안한 다른 여러 가지 기술들을 더욱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위해 일부러 특허 등록 없이 무료로 공개했다.

이후 스탠퍼드 대학교 출신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가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가상의 지적 동물 야후에서 이름을 따, 1995년 본격적인 온라인 검색엔진 'Yahoo!'를 설립했다.


하지만 지식의 공유는 곧 전문분야와 실생활 및 모든 분야의 공유가 되었기에 지켜보던 자본지배층은 공유란 곧 '날강도'라는 의미로 해석했고, 수많은 지식과 콘텐츠들은 지적재산권 보호라는 명목으로 유료화가 되었다.

그야말로 거미줄처럼 온라인망을 타고 지구촌이 함께 공유하던 지혜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돈으로 지식과 문화를 사고파는 인류 역사상 최대 최고의 정보화 시장이 열렸다. 순수한 정보교류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돈.돈.돈이 없으면 아기 자장가도 무료듣기 30초 밖에 제공이 안된다.

봄이 만발하는 길목에 서니, 각종 문화예술 공연들도 피어나는 봄꽃처럼 여기저기 막을 올린다.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그것을 누리기에 서민의 삶은 너무 팍팍하다.

누가 무료공연 하지 않나, 아는 사람 표 한 장 구할 수 없나하고 모가지를 디밀기엔 사실 쪽팔리고 또 풍족치 않은 많은 예술인들 사정을 뻔히 알기에 더 못 할 짓이다.


더군다나 '자원 봉사'와 '재능 기부'도 구분 못하는 잘난 예술가들한테 이윤이 적거나 없더라도 문화적 혜택을 보다 많은 사람들, 청소년과 아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무료나 자선공연을 많이 해서 내일을 위한 저변확대에 힘쓰자는 의견을 냈다간 '공짜 좋아하다 삼대가 대머리가 되라'는 저주를 받을 것이 무서워서 맨날 똑같이 지루한 공연하면서 표 값이나 좀 내리라는 말은 더더욱 못한다.

자기들끼리 전시회하고 자기들끼리 바자회하고 자기들끼리 돈 받는 자선공연하고, 뭐지 이런 끼리끼리 문화는? 일반인과 섞이기 싫어하는 특별예술가들의 집단행동인가?

이것이 상대적 빈곤이자 문화의 사각이다. 누리는 자들에겐 더 많은 혜택을, 접하지 못하는 자들은 티비에서 해주는 아이돌가요대전이나 보고 있어야 하는 것.

‘예술가가 지켜야 할 10계명’ 이런 게 없다면, 이제 좀 낮은 데로 임해주면 안될까.

미래에 우리 예술과 문화를 안고 가야 하는 것은 자라나는 작은 사람들인데, 감투를 쓴 나이 많은 사람들끼리 자기네 틀 안에서만 문화를 형성하니 소외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다.


재능기부란 함께 나누어 같이 내일로 가는 것이다.

외국물 스타일 너무 좋아하는 아는 거 많은 예술인들이 왜 정작 우리 것을 살리는 길은 모르는지, 언제까지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대로를 두고 자기들끼리 좁은 길로만 가려는지,

아, 돈 없는 나는 오늘도 티비나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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