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인수 무산 소문 속 13개 백화점 활용한 경매사업 눈독
한국 메이저 백화점 신세계가 경매시장 직접 진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세계는 국내 경매 회사 인수를 추진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조직 개편에서 미술품 사업을 맡았던 갤러리 조직을 세분화하면서 아트 MD 직군을 만들었고, 이는 미술품 경매시장 직접 진출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1~2위를 다투는 업체로, 백화점을 핵심 계열사로 둔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프로야구단 등 44개 계열사를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은 1960년대부터 백화점 내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의 경매시장 진출 모색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초 주주총회를 통해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같은 해 12월, 한국 양대 경매 회사 중 하나인 서울옥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82%를 취득했다. 이어 지난해 서울옥션 인수 소문이 돌았고, 신세계는 한국거래소 조회 공시에 ‘(인수) 검토 중’이라고 답변해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신세계의 서울옥션 인수는 더 이상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서울옥션 추진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서울옥션이 최근 소더비에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보냈다는 소식과 함께 신세계의 서울옥션 인수가 무산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신세계의 경매시장 진출 타진을 놓고,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서 경매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사업적 판단이 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온라인 시장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삼고자 계속 공략했으나 기존 선발주자들 추월이 쉽지 않았다. 이에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과 함께 한국 내 13개 백화점을 활용한 ‘경매 사업’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신세계의 행보는 미국과 일본 메이저 백화점들이 온라인 유통 확대와 함께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세계는 2020년부터 백화점 안에서 경매사업을 펼쳤다. 서울옥션과 함께 신세계의 명품 거래 온라인 쇼핑몰 ‘에스아이 빌리지’에서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을 판매했다. 2021년에는 에스아이 빌리지에서 김창열 작가의 ‘회고 2016’이 공개 1시간도 지나지 않아 5500만 원에 판매되는 일도 있었다. 온라인에서 5000만 원대 미술품이 거래되는 사례는 한국에서 흔치 않다.
아울러 젊은 고객층 확보도 경매시장 진출 타진과 맥이 닿는다. 1~2년 전부터 한국 젊은 층은 아트테크(Art+재테크)에 관심이 높다. 지난해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한국 MZ 세대 미술품 구매 연구’에 따르면 MZ 세대는 XB 세대(1964~1979년생)에 비해 온라인 경매보다 현장 아트페어 이용 비중이 높았다. 젊은 층이 오프라인에서 미술품 구매 비중이 높다는 점은 경매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유통업계는 신세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미술과의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신사업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세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술시장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미술품 경매시장에 어떠한 방식이든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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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데일리(Auction Daily) 김준배 (한국 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