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아트페어의 만남을 선보이다
한국 미술시장 조정기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의 1분기 낙찰총액과 낙찰률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아트페어는 계속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던 제41회 화랑미술제는 5만 8천 명이 다녀갔다. 지난해보다 5천여 명이 늘어 화랑미술제 관람객 수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진작가들 작품이 대거 선보였고 컬렉터들의 관심도 이에 쏠렸다. 다만 미술품 판매액은 이전과 달리 공개하지 않았다. 2022년 화랑미술제가 약 177억 원어치를 팔아 역대급 실적을 올렸던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22개국에서 온 145개 갤러리가 참가하는 ‘아트부산 2023’이 5일부터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한국 3대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한 아트부산은 올해 12회째로 거래 규모로 보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10만여 명이 찾아 746억 원어치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한국 갤러리 111개를 비롯해 21개 나라 35개 갤러리가 작품들을 전시, 판매했다. 무엇보다 전시장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8000여 평, FIFA 공식 축구장 4배 크기로 한국 아트페어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다만 아트페어 기간 내내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영향 등으로 전체 입장객 수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올해 100% 모바일 티켓 전환 등 집계 방식이 작년과 달라졌다며 정확한 입장객 수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집계 오류 논란을 빚은 총판매액도 발표하지 않았다.
올해 아트부산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흥미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챗GPT 기반 전시 해설 서비스 ‘챗도슨트’를 통해 참여 갤러리와 작가·작품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아트부산이 사전 입력한 ‘기분·날씨 맞춤형 동선’을 통해 관람객이 관람 코스를 제공받는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AI 미술 생성 프로그램 ‘달리2(DALL·E 2)’도 관심을 받았다. 관람객이 작품 설정에 따라 디지털 작품을 제작해 이를 8×6인치 사이즈로 인쇄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미술시장과 신기술의 집합점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컨버세이션스(Conversations)’ 등도 마련돼 예술과 생성형 인공지능의 만남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부산 아트위크’는 올해 새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아트부산을 찾은 관람객 발길이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 로컬 F&B브랜드로 이어지도록 기획했다. 부산과 부산미술을 같이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행사기간 주요 장소를 순회하는 아트버스도 무료로 운영했다.
이 밖에 참여 갤러리의 대표 작품들을 보여주는 ‘메인(Main)’을 필두로, 특별전인 ‘커넥트·CONNECT’는 국내외 작가와 갤러리·기관이 참여한 12개의 전시 프로그램이 관람객과 만났다. 이 가운데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아트악센트 2023 ‘노스탤직맨션(Nostalgic Mansion)’은 권하형, 박한샘, 서인혜, 장건율, 황원해 등 5명의 작가가 ‘도시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전시했다. 전광판 숫자 작업으로 유명한 일본의 미디어아트 대가 미야지마 타츠오 작품을 비롯해 스타 팝아트작가 필립 콜버트의 대형 풍선조각도 선보였다.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은 “아트부산은 아트, 럭셔리, 휴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한국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아트부산의 새로운 10년을 위해 한국 아트마켓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꿈꾸는 글로벌 아트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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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데일리(Auction Daily) 김이준수(한국 콘텐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