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경매] 케이옥션, 서울옥션 故 박서보 작품들도 출품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초상화가 처음으로 국내 경매에 오른다. 추정가 30억 원에 출품된 가운데 얼마에 팔릴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선 8일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피카소의 ‘시계를 찬 여인’(1932)이 1억 3930만 달러(약 1820억 원)에 낙찰됐기 때문이다. 이는 피카소 작품 중 두 번째 비싼 가격으로, 첫 번째는 2015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억 7940만 달러(약 2340억 원)에 팔린 ‘알제의 여인들(버전 O)’ (1955)이다. 시계를 찬 여인은 피카소가 연인 마리 테레즈 월터를 그린 초상화로 올해 초 사망한 미술 애호가 에밀리 피셔 란다우 소장품으로 경매에 나와 낙찰됐다. 올해 경매 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지난달 세상을 떠난 박서보 작품도 경매에 계속 출품되고 있다.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모두 11월 경매에 박서보 작품을 내놨다.
케이옥션이 먼저 22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총 91점에 대한 경매를 진행했다. 당초 가장 주목받았던 경매는 제프 쿤스의 ‘Encased-Five Rows’로 추정가는 16억~20억 원이었으나 유찰됐다. 농구공과 축구공을 유리상자 안에 넣어 제작한 작품으로 흑인 노동자 계층 청소년의 꿈인 ‘Hoop Dream'(농구 선수로 성공해 사회적 명성과 부를 얻고자 하는 꿈)을 다뤘다. 농구공과 축구공 브랜드를 노출해 198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아메리칸드림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그가 작업 초기부터 즐겨 사용하던 소재인 거울을 이용한 또 다른 작품 ‘Cow (Lilac): Easy Fun’도 추정가 5억~7억 원이었으나 역시 유찰됐다.
박서보 화백 작품은 다양한 묘법을 동원한 여섯 점이 나와 다섯 점이 낙찰됐다. 초기작 ‘묘법 No. 48-75-77’이 10억 6천만 원에 낙찰돼 가장 높은 가격을 받았다.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는 12억 원에, 김창열의 ‘물방울 PA83029’는 1억 1천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외 미술에서는 에디션 작품으로 출품됐던 아야코 로카쿠의 ‘Untitled’,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Two Paintings: Dagwood’가 각각 8600만 원, 5950만 원에 낙찰됐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HOPE (Red/Yellow)’와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 판화 ‘Pumpkin (YT)’는 유찰됐다.
서울옥션은 피카소의 여인 초상화를 비롯해 103점, 125억 원 규모 경매를 28일 강남센터에서 연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피카소가 1935년에 그린 ‘올림머리를 한 여성의 초상'(33×24.5㎝)이다. 추정가 30억 원에 출품된다. 작품 속 여인의 얼굴 왼쪽은 옆모습을, 오른쪽은 정면을 묘사한 이중 시점으로 그려져 피카소의 입체주의(큐비즘) 기법이 잘 드러난다. 브라운, 그레이와 같은 중성적인 톤과 색채를 사용했고, 명도와 색상, 채도에 차이를 둬 입체주의적 요소가 돋보인다.
서울옥션은 “지금까지 국내 경매에 출품된 피카소 작품은 판화와 드로잉, 도자화가 대부분으로 유화는 많지 않았다”며 “초상화가 출품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서보 화백 작품은 노란색으로 그려진 2010년작 ‘묘법 No.100131′(5억 5천만~7억 원)을 비롯해 7점이 선보인다. 또 이우환의 ‘조응’을 비롯해 장욱진, 권진규 등 근현대미술 거장들 작품이 경매에 오른다.
한편 크리스티 홍콩은 28~29일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경매에 이우환, 김창열 등 한국 작가 작품 7점을 출품한다. 첫날 열리는 20/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에 이우환의 ‘점으로부터’(1977), 정상화의 ‘무제 85-12-A’(1985)가 소개된다. 이어 둘째 날 20세기 미술 데이 경매에 김창열의 ‘물방울’, 박서보의 ‘묘법 No. 060503’이 출품된다. 이 밖에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이성자의 작품 두 점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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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데일리(Auction Daily) 김이준수(한국 콘텐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