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경매사 낙찰총액 153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3% 하락
2023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곤두박질을 쳤다. 지난해 미술시장 규모가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2년간 누렸던 호황은 온데간데없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모양새다. 다만 미술관 등을 찾은 관람객은 늘어 미술에 대한 저변이 넓어지고 K-컬처에 대한 해외의 관심으로 한국 미술 주목도는 높아져 향후 경기 상황 등에 따라 반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가 내놓은 ‘2023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 결산’에 의하면,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낙찰총액은 약 1535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비교할 때 가장 낮은 규모다. 2022년 약 2360억 원, 2021년 약 3294억 원, 2020년 약 1153억 원, 2019년 약 1565억 원이었다. 현재 미술시장이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한파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 결과는 국내 8개 경매사(케이옥션, 서울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라이즈아트, 에이옥션, 칸옥션)에서 1월부터 12월 하순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를 조사한 것으로 일정 등으로 일부는 조사에서 제외됐다.
전체 집계 결과 총 출품작은 2만 7814점, 낙찰작 1만 4238점, 낙찰률 51.2%로 나타났다. 낙찰률은 지난 5년간 평균 60% 이상이었으나 올해 가장 낮았고, 낙찰작 역시 가장 적은 수치다.
경매사별로 보면, 케이옥션(약 581억 원)이 가장 많이 팔았다. 지난 2년간 1위를 지켰던 서울옥션(543억 원)은 2위로 밀렸으나 평균 낙찰률에선 56.9%로 케이옥션(40%)을 앞질렀다. 케이옥션은 약 9800점을 출품해 약 3900여 점이 낙찰돼 전체 평균(51%)과 큰 차이를 보였다. 상위 2개사 낙찰액 합산은 전체의 73%로 80~90%를 차지한 예년에 비해 비중이 줄었다. 올해 최고 낙찰가 70억 원 작품(백자청화오조룡문호)을 고미술 전문 경매사 마이아트옥션에서 판매한 까닭이다. 특히 최고 낙찰가 1~3위가 고미술(조선시대)이었고, 1위와 3위가 조선백자로 고미술의 약진이 돋보였다.
작가별 낙찰 총액은 이우환 화백이 약 134억 6555만 원(낙찰률 약 59%)으로 1위에 올랐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쿠사마 야요이는 올해 3위(약 63억 원)로 밀려났다. 올해 세상을 떠난 박서보 화백이 약 111억 원이 팔려 2위에 올랐다. 4~6위는 김환기(약 63억 원), 유영국(약 43억 원), 이배(39억 원) 순이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감정위원장은 “올해 미술시장은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경기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결과로 내년까지 미술시장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며 “지속되는 불황의 그늘을 해소할 방안이 무엇인지 총체적 점검과 각 구성원의 협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상경제연구원 산하 미술정책연구소도 ‘2023년 미술경매시장 결산 보고서’를 통해 “경매시장 조정 국면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판매자가 주도권을 가졌던 호황기와 달리 구매자가 주도권을 쥐고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작품을 구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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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데일리(Auction Daily) 김준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