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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sun Oct 20. 2020

아프리카의 코로나통계

- 확진자수와 사망자수 뒤에 숨겨진 것들

2020년 8월 19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는 2천2백만명의 누적확진자와 77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이러한 통계에는 국가간에 커다란 차이가 있어, 우리는 흔히 어느나라는 위험하다, 어느나라는 안전하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시각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심각하다', '생각보다 사망율은 낮다'는 식의 해석을 하게된다. 


나 역시 아프리카에서 발표되는 코로나 관련 통계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이를 어떻게 신뢰 또는 해석해야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런 숫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서 8월 8일자 이코노미스트지에서 <The Pandemic in Africa - One million and not counting >이라는 글이 실렸다. 이 글은 다양한 각도에서 아프리카의 코로나 통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 하고 있다. 이 글을 내 나름대로 재구성해보았다.


우리는 흔히 코로나의 심각성을 얘기할 때,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위 그림의 파란 박스의 숫자) 얘기하는 경향이 있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그 구조는 위와 같다. 따라서, 각 나라들이 발표하는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위의 구조와 비율이 동일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즉 통계적 편향은 없는지 물어야 한다.


The Economist지의 기자도 아프리카국가들의 코로나 통계에 대해서 이점을 파고 들고 있다.


편향 1. 코로나 테스트는 누가 받는가?

코로나 테스트를 국가에서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 테스트는 매우 비싼 서비스이다. 나이지리아의 레고스에서 코로나 테스트는 $200에 달한다. 대졸초임 월급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미 테스트 가격으로 통계적인 편향이 개입된다.

돈을 낸다하더라도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또다른 의문이다. 코로나 초기에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테스트 시약(PCF Test Kit)과 리더(PCR Test Reader)의 한계로 인해 하루 진단건수가 수백건에 불과 했다. 이후, 추가적인 시약과 리더를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테스트의 기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주어지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남수단은 5명의 부통령 중 3명이 양성 확진을 받았다. 부룬디의 전 대통령(Pierre Nkurunziza) 는 코로나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나의 복지부 장관도 양성 확진을 받았고, 교육부 건물 전체의 90%가 양성판정을 받았다는 기사도 나왔다. 결론적으로, 누구나 코로나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편향 2. 테스트를 받은 사람 중 양성 비율

효율적인 정부를 가지거나 일찌감치 코로나에 대응을 시작한 몇몇 나라(보츠나와, 르완다, 우간다)에서는 코로나 양성비율이 5% 수준인 반면, 그렇지 못한 나라들에서는 테스트를 받은 사람중 양성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소말리아(17%), 콩고(20%), 남수단(19%), 남아공(16%). 이런 국가에서는 몸이 엄청 아프기 전까지는 테스트를 받지 않다가 뭔가 심각하게 이상이 있을때에나 테스트를 받기 때문에 양성비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테스트의 신뢰성이 높다는 가정에서 그렇다는 그렇다는 말이다. 과연 검사결과 양성비율이 20%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감염비율은 얼마나 될 것인가.  


편향 3. 양성확진자 중 사망 비율

아프리카에서 코로나 양성확진자들의 사망률은 2% 수준이다. 이는 전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코로나 양성확진자가 사망에 이르기 까지는 시간차가 발생한다. 따라서, 양성 확진자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 사망자 숫자간에 통계적인 착시가 발생한다. 이와 별개로, 아프리카에서 사망자들의 사망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 신뢰할 수 있가가 의문이다.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도 굳이 사망자의 사인을 규명해서 발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아프리카에서 비교적 신뢰도 높은 통계 집계를 관리하는 남아공에서도 사망자 숫자가 9,298명이라는 발표가  과소집계 되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남아공의 의료연구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은 5월6일부터 7월28일 사이에 자연적 요인(Natural Cause)에 의한 사망자 숫자가 과거 통계 기준과 비교했을 때, 28,329명 증가 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망자중 상당수가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활동하던 한국인들이 현재 대부분 귀국해서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정부기관, NGO, 주재원 등도 있지만, 현지에 생활기반과 사업기반을 모두 남겨둔채 전세기를 타고 부랴부랴 몸만 빠져나온 교민들도 상당수 있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고 싶다는 희망으로 매일매일 코로나 통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들은 해외입국에 대한 제한조치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교민들의 재입국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통계 숫자에 숨겨진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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