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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nEnded Apr 08. 2022

노멀해서 다행입니다.

십여 년 전 직장을 다닐 때 나는 노멀한 사람이고 싶기보다는 튀고 싶어 했던 쪽에 가까웠던 것 같다. 맞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기에  무언가 나만의 유니크한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거다.


이건 물론 내 성격에서 기인한 것도 있지만 회사에서도 무언가 내게 그리고 모두에게 좀 더 유니~크한 사람이 되어서 회사를 더 유니~크하게 만들어 성과를 더 내 보자 하는 분위기도 한 몫했던 것 같다.




미국에 와서 노멀이란 단어를 엄청 많이 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바로 아내가 아이들을 임신하고 출산했을 때이다. 임신한 아내의 건강은 어떤지, 아이가 뱃속에서  크고 있나, 아이가  태어났을  건강한가, 그리고 아기가  자라고 있는지에 대한 의사와 간호사의 대답은 감사하게도 늘 ‘normal’이었다.   , 첫째가 생후  청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듣고 싶었던 ‘normal’ 듣지 못해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첫째는 다시 테스트를 받고 결국 노멀 판정을 받을  있었다




Normal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보통’과 ‘정상’이라는 뜻이 모두 있다. 예전에는 평범하다, 보통이다라는 뜻으로만 알고 또 써서인지 미국 병원에서 그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기검진을 받을 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되었다. 평범함과 정상적임이란 말은 그 뉘앙스에 차이가 있지만 결국 종이 한 장 차이로 같은 의미를 가진다. 대다수가 가진 특성과 특징을 지닌 보통사람이란 거다.


과거에는 듣기 싫고 또 되기 싫었던 평범함, 즉 노멀이 지금은 오히려 듣고 싶어진 말이 되었다는 게 참 다행이다. 노멀의 뜻을 더 잘 이해하게 된 것도, 또 평범하고 정상적인 생활에 감사하게 된 것도 그 이유일지 모른다. 게다가 노멀하게 살기 어려운 현실도 한 몫하는 것 같다. 흔히 볼 수 있어 별다르지 않고 평범하다는 의미의 ‘보통사람’을 더 이상 흔히 볼 수 없게 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노멀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 좀 더 많을 때 우리도 조금 더 노멀한 세상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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