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본인이 유튜브와 커뮤니티 등지를 돌아다니다 본 밈들을 중심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굉장히 주관적임을 미리 알립니다.
1.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2020년 초쯤 디씨를 중심으로 나타나 수많은 낚시글을 양산했던 밈이다.
처음에는 혹하는 게시글 제목을 달아놓고 내용은 위의 짤과 글을 적는 거였지만, 밈화 되면서'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a b 싸움 수준 ㄹㅇ실화냐', '진짜 c는 전설이다..' 등으로 간략히 댓글이나 짤 설명으로 간략히 쓰이게 됐다. 최근에는 허경영 씨까지 페이스북에 패러디를 올리면서 좀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밈 신선도
어그로로 흥하기 시작한 밈이라 부폐도 빠르게 찾아왔다. 이제 원문을 다 쓰는 글은 고사하고 커뮤니티 댓글에서도 점점 찾아보기 힘든 추세다.
하지만 'a b 싸움 수준 ㄹㅇ실화냐',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는 특유의 말맛 때문인지 나름 스테디셀러처럼 근근히 쓰이는 걸 볼 수 있다.
마케팅 실용가능성?
현재는 인기가 팍 식은 밈이지만, 영상 카피나 SNS에 간간이 써주면 나름 센스있다 소리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2. 관짝소년단
틱톡에서 시작한 밈이다. 장례식에서 춤추는 기묘한 상황과 본문에는 없지만 흥이 넘치는 음악이 합쳐져 밈으로 승화됐다.
보통 사고 나기 직전의 상황에서 위의 관짝 장면이 나오는 식으로 이용된다. 혹은 위험한 상황에 관짝소년단 리더의 얼굴이 슥 나타났다 사라지는 식으로도 패러디 되고 있다.
불리는 이름은 관짝, 관짝 소년단, 코핀댄스, 관짝춤 등등 다양하게 불린다.
서양에선 한국보다 더 빨리 밈화가 되어 이런저런 패러디가 실제로 광고로 집행되었다.
신선도
코로나 대창궐 직후 즈음에 나타난 밈이라 슬슬 힘이 빠지고 있다. 아직 인기는 많지만 원본은 확실히 요샌 잘 안보이고 유튜브에서 개그요소로 합성해 넣는게 더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마케팅 실용가능성?
외국발 밈이라 애매하다. 다만 저 사람들의 행위나 옷차림을 패러디하는 식으로 영상 광고를 집행한다면 분명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위험한 상황 뒤에 관짝이 나타나는 형식은 약품이나 밴드 광고에서 개그 요소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깡
밈을 넘어 사실상 유행에 가까운 희대의 명곡 '깡'이다.
처음 나왔을 때부터 몇 백년은 앞질러간 음악성으로 이슈가 됐었지만 밈화 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가사, 안무, 멜로디 삼박자가 모두 밈이된 노래는 아마 깡이 유일할 것이다.
철저한 자기애로 점철된 가사와,
분명 잘 추는 것 같은데 기묘하게 이상한 안무,
그리고 희한하게 중독성 돋는 삑 삑삑삑 삑삑 삑 하는 인트로의
3박자가 모두 맞아 사람들은 결국 깡에 중독되고 말았다.
굳이 이 저세상 명곡에서 사람들이 열광하는 키워드를 몇 개 꼽자면
인트로부터 죽 들려오는 한국다람쥐(one hundred dollor bill의 몬데그린)
화려한 조명(가사 속 자기애를 거의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
1일N깡
깡 관련 댓글(이것만 따로 유튜브에 콘텐츠화 되어 올라올 정도이니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등이 있다.
신선도
최근 비가 직접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여 관련 토크를 했을 정도로 신선도와 인지도 모두 최고인 밈이다.
게다가 자생적으로 깡 챌린지 콘텐츠들이 생겨날 정도니 가히 요즘 대세라 할 만하다.
마케팅 실용가능성?
바로 비 데려다 광고 찍으면 될 수준이다. 어느 유튜브 댓글 말마따나 새우깡, 양파깡, 감자깡 가지고 있는 농심은 당장 비 소속사에 전화를 걸어야 할 것이고(어쩌면 이미 걸었을지도 모른다), 깨수깡 등 깡으로 끝나는 제품들은 쉽게 관련 마케팅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한국다람쥐'라 불리는 'one hundred dollor bill' 후크 부분도 조금만 변형해서 CM송 형식으로 내기 쉬워 보인다.
아마 현재 비는 작년 곽철용 급 광고모델로 떡상한 상태이지 않을까.
이 인기를 디딤돌 삼아 비의 진정한 명곡인 '어디가요 오빠'와 'superman'도 널리 알려져 밈이 되길 바란다.
4.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끄덕)
일본의 환경대신(환경부 장관)이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인 고이즈민 신지로는 이전부터 나름 이슈가 되던 인물이었다. 그의 빠방한 집안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UN 환경 컨퍼런스에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겠냐는 질문에 "FUN하고 COOL하고 SEXY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로 커뮤니티 등지에서 펀쿨섹좌로 불려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론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다 다시 이슈가 된 것은 그의 이후 발언들이 한국에도 알려지면서였다.
직접 읽으며 그의 독특한 화법을 음미해보자
공약 실현이 가능하다면 그 근거가 무엇이냐에 대한 답변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끄덕)" (바로 위의 짤이 이 발언 영상이다.)
오염토를 옮기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
"제 안에서 30년 후를 생각했을 때 30년 후의 저는 몇살일까하고
그 원전사고 직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건강하다면 그 30년 후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 없는지
그 시점을 저는 지켜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정치가라고 생각합니다."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반성하고 있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 못한다는 점에서 반성을 해야 한다고 반성합니다"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보기만해도 아찔해지는 독특한 화법을 사용하다보니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나름 컬트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더 나아가 그의 말투를 패러디한 트위터 봇들이 등장하면서 유명세는 더해졌는데,
대충 이런 식의 화법이 '펀쿨섹 화법'이라고 이름 붙여지며 밈화 되었다.
신선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나름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아직 유튜브나 전혀 다른 게시물 댓글에 쓰일만큼의 인지도나 밈화는 되지 않았다.
마케팅 실용가능성?
사실 가장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모델이 외국 일반인도 아니고 정치인인지라 모델로 부르는 건 불가능하고 패러디 하는 것도 밈이 자체적인 패러디까지 생긴 후에나 간접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굳이 쓴다면 영상광고 속 임팩트 있는 한마디로 패러디하던가(ex.바삭킹은 바삭하기 때문에, 바삭킹입니다.), 포스터 카피로 패러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상으로 2020 상반기 밈으로 유행했던 콘텐츠를 알아보았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이런저런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니며 보고 느낀 주관적 트렌드이다. 본인도 트렌디한 사람은 아니다 보니 분명 밈의 기운을 가졌지만 놓친 새싹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또는 밈이었지만 실리지 않은 밈도 있을 것인데, 가령 나비보벳따우 같은 경우가 그렇다. 동물의 숲 엔딩곡 나비보벳따우는 분명 밈이 될락 말락하던 씨였지만, 아무래도 밈으로 승화되기 전 인기가 식은 것 같아 이 글에선 다루지 않았다.
광고와 마케팅이라는 게 밈과 유행에 민감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대개의 밈과 유행은 전조부터 찾을 수 있는 게 아닌 발생한 이후 눈에 뜨이기 마련이다. 많이 부족한 글이었지만 본 글의 부족함도 그런 측면에서 봐주길 바란다.
오늘도 밤을 지새울 마케터와 광고인, 그리고 그 지망생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 이만 졸고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