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우진 Jun 17. 2024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자세

  나의 솔직한 마음과 연결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우리는 속마음을 숨긴 채 살아간다. 하지만 모든 것을 숨길 이유는 없다.


  말을 해야만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감정이 그렇다. 외적으로 다 보일 것이라고 믿고 행동해도 상대방은 모를 때가 많다. 감정이라는 것은, 너무나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감정 하나에 자신의 주관과는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릴 때도 있고, 때로는 말에 가시를 달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닌, 어떻게 표현하는 것인가 이다.


  모든 것을 숨기지 말라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당연히 숨겨야 하는 마음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표현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절대 맞출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악해서, 의도치 않게 상대의 속마음을 이용해서 약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결국 나 또한 똑같이 그런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대화란, 서로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평생 풀어내야 할 숙제 같은 거다.


  서로를 맞추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중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름과 물을 한 컵에 부으면 섞이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섞이는 것은 참 어렵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적당한 마음 표현이 쉽지 않다는 것이고, 이를 어떻게 맞추어 갈지가 큰 숙제라는 것이다.


  속마음을 언제 어떻게 말할지 모를 때, 우리는 고민하고 있다.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 말을 해도 되나?”,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데···.” 등등 누구에게나 어려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니 고민은 더욱 깊어지기만 한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타이밍에 내 마음의 일부를 상대방이 알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이 어떨지 몰라서 걱정되는 것은 상대 또한 매한가지다. 그도 결국 똑같은 고민을 하는 나와 같은 사람이다. 모두가 속마음을 말하지 않으면, 말속에 뜻이 없는 감정의 대화만 주고받게 될 것이며, 이는 서로를 갈라놓게 되는 대화 방식이 될 뿐이다.


  물과 기름은 섞일 수 없지만, 같은 컵에 담길 수는 있다. 사람도 당장은 이해할 순 없지만, 함께 맞춰갈 순 있다. 속마음을 말하라는 것은, 상대에게 나를 이해시키기 위하는 것이 아닌,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내 속마음을 상대에게 이해시키려고 하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혹여나 용기 내어 상대방의 속마음을 들었다면, 이기적이라고 상대방의 속마음을 비관하는 해동보단, 용기 내어 말해준 상대방의 속마음을 경청해 주자. 충분히 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깐.

작가의 이전글 5개월의 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