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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May 14. 2024

또 한 번의 문턱을 넘어서다.

설교를 듣는 중에 Liminality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리미널리티의 사전적 뜻은 ‘경계’ ‘문턱’을 의미하며 인류학에서는 통과의례의 중간 단계에서 발생하는 모호성과 방향감각 상실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살아가면서 몇 번의 문턱을 넘어서게 됩니다.

문턱은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앞으로 많은 일이 가능한 공간입니다.


손주 녀석이 사춘기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말투나 행동이 이전과 약간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정수리 꼭지에서 사내 녀석의 냄새가 폴폴 납니다.

사춘기는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 위한 문턱이며 통과의례입니다.

갱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인이 되어가는 준비 과정입니다.


한동안

나는 아직 노인이 아니다.

나는 아직 팔팔하고 생각이 젊으며, 청바지도 제법 잘 어울린다.라고 생각하며 버텨왔습니다.

이제 또 한 번의 문턱을 넘어서 노인의 삶이 시작되었음을 받아들입니다.

역동적이진 않지만 정적인 건강함을 누리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니 아파트와 주택가의 경계가 보입니다.

문턱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경계선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변합니다.

강물이 흘러 바닷물과 만나는 경계를 salt line이라고 합니다.

salt line은 일정치 않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세차면 salt line은 바다 쪽으로 밀려 내려가고 가물 때에는 강 쪽으로 올라갑니다.


삶의 문턱에서 그리고 경계를 넘을 때마다 모호함에 혼란스럽지만, 어디가 문턱인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잘 받아들이고 잘 적응함이 삶에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하루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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