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어떤 작지만 나름 알찼던 음악 공연에 다녀왔다. 홍대에서 활동하거나, 아니면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유명하지 않은 작은 팀들이 모여 자기의 음악을 알리고자 의기투합해서 공연을 펼치는 음악 페스티벌이었다. 토요일 하루 동안 20팀이 각 20분씩 끊임없이 공연을 펼치게 되며, 오후 2시부터 시작해서 9시 가까이에 끝나는 일정이었다. 나는 저녁 즈음해서 도착했다. 때마침 누군가가 막 공연을 끝낸 참이었다. 곧이어 다음 팀이 공연을 펼쳤다. 아마추어 같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고 풋풋함이 좋았다. 다음 팀은 활동한 지는 얼마 안 되었는데 굉장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어지는 팀은 상당히 노련했고 실력도 좋았다. 뒤이어 나온 팀은 거의 프로에 준한다고 해도 믿을 수밖에 없는 실력자들이 나왔다. 다음, 또 그다음.... 그런식으로 뒤로 갈수록 계속 좋은 팀이 이어졌다. 아니, 이거 이렇게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고수들이 많았던 것인가. 솔직히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아서 너무 많이 놀랐고 그래서 더 즐겁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역시 이런 의외의 맛으로 공연을 보는 것이겠지. 공연을 다 보고 났더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렇지만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마치 배가 부른 기분이 들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나도 내일을 위해 힘내야지. (글자수 세기: 693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