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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min Kim Dec 20. 2015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과 가족들에게

영화 <더 임파서블 The Impossible, 2013>

더 임파서블 The Impossible, 2013 / 감독 :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 출연 : 나오미 왓츠, 이완 맥그리거 외


(이 글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직후에 쓰인 것입니다.)




'더 임파서블' 은 영화의 포스터에도 드러나 있듯,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쓰나미에 휩쓸려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찾아가고 결국은 찾아내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며 그 사랑의 힘은 놀랍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뒤늦게 이 영화를 본 때는, 세월호 참사의 사망자 수가 생존자 수를 넘은 직후였다. 세월호 참사가 너무 가슴 아픈 추억으로 각인돼서 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세월호가 생각이 나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흩어진 가족들을  찾아다니는 인물들의 모습이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애타는 마음인 듯 하고,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배경은 진도의 모습인  듯했다.


그 와중에 영화 속 한 가지 장면이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왔다. 나오미 왓츠의 팔에 적힌 다른 이의 이름. 그저 실수로 다른 이의 이름을 적어놓은 그 장면을 나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됐다.


영상을 매개로 하는 예술에서는 어떤 인물이나 사물을 집중적으로 노출시킨 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 이를테면, 쓰러져 있는 술병을 클로즈업  Close-up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그 술병이 의미하는 어떤 메타포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복선이 되든, 인물의 감정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오미 왓츠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그녀의 팔에 적힌 다른 이의 이름이 부각된다는 것은, 어쩌면 감독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안타깝게 죽은 이들을 기억해달라는.


어쩌면 지금 저 진도 바다의 구조자들이나 실종자들의 가족 그리고 그 아픔을 공유하고 안타까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 이름이 적힌 건 아닐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자들의 이름이 살아남은 자들에겐 트라우마이자 주홍글씨처럼 남아있진 않을까? 친구를, 가족을 먼저 보낸 미안함에 자신의 삶을 돌보지 못하고 있진 않을까?  실제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우려가 있다는 많은 가족들과 생존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갈까 걱정이 된다.


부디 바라건대, 주홍글씨로 여기지 않기를. 같이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가 주길. 슬픔은 빨리 잊되, '그 이름'은 잊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으로 떠난 사람들이 누리지 못한 것을 대신 누릴 수 있길. 잊지 말길. 잊지 말길...


영화 속 기력을 잃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나오미 왓츠의 옆 침대에 누워있던 여자는 가족을 보기 위해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고 있다고 말한다. 실종자 가족들이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또 다른 세상에서 행복하게 만날 그날을 위해 힘을 내서 살아가 주길 바라본다.





15.12.17 덧)

심리학을 소재로 한 이종범 작가의 네이버 웹툰 <닥터 프로스트> 중에서 세월호 사건의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다룬 에피소드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들>의 일부를 올린다. 생존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이 이렇게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처 : 네이버 웹툰 이종범 - <닥터 프로스트>
출처 : 네이버 웹툰 이종범 - <닥터 프로스트>
출처 : 네이버 웹툰 이종범 - <닥터 프로스트>
출처 : 네이버 웹툰 이종범 - <닥터 프로스트>
출처 : 네이버 웹툰 이종범 - <닥터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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