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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min Kim Jan 28. 2017

이야기 구조의 중요성.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016>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Will You Be There?, 2016 / 감독 : 홍지영 / 출연 : 김윤석, 변요한 외




'믿고 보는 배우'라고 불리는 배우 김윤석과 가장 Hot하다고 평가받는 변요한의 출연. 그리고 세계적인 소설가 기욤 뮈소 원작의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그렇게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간 기욤 뮈소가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에 엄격했던 만큼, 한국에서의 영화화를 허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끌기 충분했는데 심지어 김윤석과 변요한의 출연으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취되어 있었다.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면, '별로'였다. 영상이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요컨대, 문제는 '상상력'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를 상상해보자. 독자들은 글자를 읽어가면서 등장인물에 대한 외모를 상상하기도 하고, 그 인물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상황은 어떠하고 어떤 분위기인지 등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읽게 된다. 작가가 생각했던 장면이 100이 있더라도 독자들은 이해력과 상상력에 따라 그 이상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론 작가가 놓치는 부분마저 그들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가며 그 글자들을 받아들이고 그 이야기에 '공감'한다.


영화의 문제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글자를 영상으로 구현하다 보니 그 글이 '설명'하고 있는 장면을 '구체화'시켜서 관객의 눈과 뇌리에 각인시키는 작업이 필요한데,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그 과정에 대한 집중과 관찰이 부족했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등장인물, 즉 '캐릭터 character'이다.


이를테면 중년의 '수현'이 '연아'에게 느끼는 '죄책감'과 그에 따른 '사명감'은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묘하게 빠져있는 것이 그 '죄책감'에 따른 배경이다.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수현'이 품는 죄책감의 배경에는 그만큼 '연아'에 대한 사랑이 배경임을 영화를 보면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벌어진 일들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이 성립이 되려면 '수현'이 얼마나 '연아'를 사랑하는지 그가 그녀를 어떤 감정으로 대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필요해진다. 그래야 그 '죄책감'을 바탕으로 생긴 '사명감'에 대한 설명도 충분해지니까 말이다. (물론, 영화에 묘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한 이해를 기대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물론, 영화에 묘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한 이해를 기대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그것을 설명하는 역할은 젊은 '수현'이 해야 할 몫이다. 이를테면 '수현'이 '연아'에게 빠지는 그 순간이 얼마나 절실했고 얼마나 소중했는지에 대한 '극적인' 묘사라던가, '수현'과 '연아'의 사랑이 얼마나 깊었으며 그 가운데에 보이는 '수현'의 절절함이 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것과는 별개로, 중년의 '수현'이 얼마나 후회와 그리움 속에서 사는지에 대한 묘사도 '수현'의 삶 속에서 '연아'가 차지하는 비중을 관객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왜 저렇게 미친 듯이 '연아'를 위하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들이 생략되면서 '수현'이 느끼는 '죄책감'과 '사명감'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의구심을 해결할 방법은 '수현'이 '연아'에게 가지는 감정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방법뿐이다.


'수현'이 느끼는 '죄책감'과 '사명감'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의구심을 해결할 방법은 '수현'이 '연아'에게 가지는 감정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방법뿐이다.


원작 소설 속에서는 독자의 '상상'에 맡겼던 부분들이라면, 영화에서는 그것을 '실체화'시켜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생기는 것인데 이 부분이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맥이 풀려버리는 느낌을 받으며 이야기의 구조가 빈약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 안에서 '캐릭터'의 역할은 같은 맥락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영화 <부산행>에 관한 이야기를 쓰면서 했던 이야기의 반복이지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왜 이런 상황이 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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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 '수현'이 '연아'를 어떤 감정으로 대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관객들이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한 '친절한 설명'이 따라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그랬다면 또 '신파'라는 단어가 관객들의 입에서 오르내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라는 문화예술의 '예술가'라면 본인이 설명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한 '고집'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동기가 충분하고 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분명하고 선명한 이야기 구조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몰입하게 하고 인물에게 '공감'하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모든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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