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표적 The Target, 2014>
영화라는 문화 콘텐츠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문화적인 색채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다른 문화권의 관객들은 감독의 의도만큼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어지는데, 이러한 문화적 차이 때문에 원작과는 다른 리메이크들이 다른 문화권에서 만들어진다.
2010년 프랑스에서 <포인트 블랭크>가 개봉되었다. 인물 간의 독특한 갈등구조가 매력이었던 이 영화가 2014년, 한국에서 리메이크됐다. 그간에 외국 영화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적이 많지 않았고, '더티 섹시'라고 불리던 류승룡의 주연 캐스팅 소식에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원작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액션 영화임에도 액션이 많이 약하다는 느낌이었다. 원작은 인물 간의 감정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액션 영화보다는 드라마에 가깝다는 느낌을 훨씬 강하게 받았었으나 <표적>에서는 액션이 많이 강화됐음을 '백여훈(류승룡)' 이 혼자서 도적의 소굴로 들어가 싸움을 벌이는 시퀀스의 첫 씬을 통해 설명해주고 있다.
원작에서 강화된 것은 '액션' 뿐만이 아니다. 두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Partnership'에서 'Friendship'으로 묘한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이 장면에서 묘한 쾌감 아닌 쾌감 같은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포인트 블랭크>에서는 이 장면이 'Partnership'에서 'Friendship' 으로의 변화에서 그친다면, <표적>에서는 한국적인 정서가 조금 더 가미된다. 말을 지어 붙이자면, 'Familyship' 쯤 되는데, 자세한 것은 영화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고, 한 마디로 정리를 해보자면 왜 그런 말 있지 않은가? "우리는 가족이다." (물론 이 설정이 한국적이긴 하나, 영화에 이득이 되는 설정이었는지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표적>이 <포인트 블랭크>를 넘어섰는가를 떠나, 확실한 것은 한국의 관객들이 보기엔 편안한 영화였다는 것이다. 답답하고 어정쩡한 액션이 아니라 확실히 액션 영화였고, 한국인들이 공감할만한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측면에서, <포인트 블랭크>의 현지화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이 영화는 그래서 가치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리메이크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시원찮은 성적을 거뒀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면, 씁쓸한 생각이 든다. <표적>은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용할 지에 대한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되는 해외 영화도, 또 해외에서 리메이크되는 한국 영화도 원작의 매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리메이크돼서 Win-Win 하는 결과를 낳길 바라본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