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ti-Plot 영화의 모범.
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1999>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9 / 감독 : 가이 리치 / 출연 : 제이슨 플레밍 외본인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좋아한다. 상상력도 상상력이지만 여러 인물이 다른 시대 (혹은 같은 시대를 살더라도)에 살지만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무작위로 나열되는 듯하다가도 하나로 합쳐지고 다시 흩어지고 하는 구조가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영화나 소설 등의 줄거리를 영어로 Plot이라고 하는데 베르나르의 소설 같은 구조를 Multi-Plot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여러 개의 Plot이라는 뜻이다. Multi-Plot 영화에서 이러한 plot 들은 개별성을 띄다가도 한 두 개가 교차하고 그러다가 세 개가 교차하기도 하고 모든 plot 이 만나기도 한다.
Multi-Plot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비교가 되는 것이 아마 '옴니버스 Omnibus' 영화 일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익히 알다시피 여러 가지 짧은 이야기가 하나의 영화로 묶여있는 것을 이야기한다. 사실 자칫 이 두 형식은 혼동하기 쉽다. 이를테면 영화 <내가 숨 쉬는 공기 내가 숨 쉬는 공기 The air I breathe, 2008> 같은 영화가 그렇다. 영화 안 각각의 이야기들은 보통의 옴니버스 영화처럼 챕터를 나누어 각각의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하나의 이야기를 하나의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던 영화의 후반에 각각의 이야기가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드러난다. 영화가 챕터를 나누며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형태에서는 옴니버스의 형식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결국 연결되어있고, 그 이야기들이 하나로 묶이면서 영화 전체의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의미에서는 멀티 플롯이라고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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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는 멀티 플롯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멀티 플롯 영화의 모범이다. 각각의 이야기가 풀어가는 방식 역시 기발한 연출이 돋보이는데, 그 이야기들이 융화되는 과정은 더욱 기발하다. 섞이지 못할 것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섞이는 맛이 멀티 플롯 영화의 매력이고, 그러한 의미에서 이 영화는 '모범'이자 '교과서'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이 사실 이러한 것들을 암시하고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을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자물쇠, 저장품 그리고 두 개의 연기 나는 총신’ 정도인데,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항목들의 나열이라는 해석도 있고, lock 이 총의 잠금장치를 뜻하니 제목 전체가 영화의 주요 소품인 오래된 두 자루의 총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본인이 자료를 찾던 중에 찾은 기묘한 사실은 ‘lock, stock and barrel’ 이 숙어로 ‘이것저것 모두’를 뜻한다고 하니 본인이 보기엔 영화 속의 multi-plot 에 대한 상징이 담겨있다고 생각된다. (제목과 관련해 덧붙이자면, 이러한 복합적인 뜻이 섞여있으니 한국어 제목을 달기도 난해했을 것이고 아마 원어 그대로 쓴 것일 텐데 이게 옳은 선택인 듯하다. 한국어로 어쭙잖게 번역했으면 수많은 영화팬들과 원작자들이 노발대발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목은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항목들의 나열이라는 해석도 있고, lock 이 총의 잠금장치를 뜻하니 제목 전체가 영화의 주요 소품인 오래된 두 자루의 총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멀티 플롯 영화의 매력은 앞서 언급했던 바 대로, 여러 이야기가 섞여가는 매력에 있다. 극 안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을 각각의 인물의 입장에서 볼 수도 있고,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바라보며 감독의 연출이나 의도에 대해 더욱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받을 수도 있다. 때로는 이야기가 합쳐지는 것 자체가 하나의 반전이 되는 경우도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얻을 수도 있다.
영화를 좋아하거나,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으며 그 소설이 가지는 형식에 대해 재미를 느낀 사람이라면 멀티 플롯 영화의 대표작인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를 보기 바란다. 영화 특유의 재기 발랄함과 매력적인 형식이 당신에게도 큰 재미가 될 테니까.
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스틸컷.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