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ngmin Kim Nov 13. 2017

한국 페미니즘이 위험하다.

페미니즘의 정의와 여성 우월주의


씁쓸한 사실이다. 고대로부터 인류의 역사는 남성 중심적으로 돌아갔다. 국가의 개념이 탄생하기도 전부터, 남자는 외부에서 사냥을 해오고 가정의 실질적 리더로서 가정을 부양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여자는 가정을 보살피는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그런 고정관념이 고대 국가로 이어지고 근대까지 전해지며 여자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시절까지 이르게 된다. 이를테면 성경 신약의 배경이 되는 고대 그리스-헬라 문화권에서는 여성의 참정권을 허락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숫자를 셀 때에도 아이들과 함께 여성은 포함조차 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유교의 영향 아래서 여성이 탄압받고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조선시대에서도 여성이 받은 비인간적인 대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불합리하고 남성 중심적인 세계관을 부정하며 생긴 것이 ‘페미니즘 feminism'이다. 이른바 ’ 여권 신장주의‘로 번역되는 이 운동은, 남성과 여성의 고정적 성 역할을 부정하고,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른바 ‘1차 페미니즘 물결’은 여성이라는 고정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나 <Rosie the riveter> 포스터의 "We can do it!"이라는 문구가 대변하는,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각인시키는, 페미니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비록 <Rosie the riveter> 포스터가 페미니즘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있긴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을 하는 여자’라는 고정적인 성 역할을 부수고 ‘남성들이 일하는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공장’이라는 곳에서 일하는 “남성과 동등한 노동력을 가진 여성”의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평등’을 각인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사실이다.

 

"We can do it!"이라는 문구가 대변하는,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각인시키는, 페미니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페미니즘을 생각할 때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것은 남성의 권리에 비해 여자의 권리가 없었으며, 그것이 잘못된 여성에 대한 인식과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그런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고 ‘여권(女權)’을 ‘신장(伸張)’ 시킴으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얻어내는 것을 목표로 이러한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57754&cid=40942&categoryId=31637



이러한 페미니즘이 최근 한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한 여성의 죽음이 ‘여혐’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비화되고 그것이 다시 역으로 ‘남혐’으로 번지며 나라가 시끄러울 때에도 중심에 선 말이었고, 한 아이돌 연습생의 “트랜스젠더는 여성이 아니다.”라는 말로 시끄러운 지금도 페미니즘이 중심에 서 있다.


학자들에 의해 이름 붙여진 ‘1,2,3차 페미니즘 물결’은 여권의 신장을 위해 발생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 페미니즘이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남성과 똑같은 역할을 가지는” 즉 생물학적 성의 문제를 초월한 동등함을 요구하는 말로 확장되고, 더 나아가 남성을 여성보다 하등 한 존재로 여기는 일부의 발언으로 점차 확대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트랜스젠더’ 사태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생물학적인 성과 자신이 인식하는 자아가 달라 자아를 찾아 성별을 옮긴 MTF(Male to Female) 트랜스젠더를 ‘여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한 아이돌 연습생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밝히면서 과연 페미니즘은 무엇이고 페미니스트는 누구인가의 문제로 확장된 사건이다. 그녀의 SNS 계정을 들어가 보면 그녀가 ‘워마드’라는 사이트가 망했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예수처럼 부활해라”라는 게시물을 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워마드’는 레디컬 페미니즘을 주장하며 이른바 ‘여성 우월주의’를 내세우는 폐쇄적인 성향의 웹사이트이다. 이 게시물을 통해 그녀가 급진적인 성향의 ‘여성 우월주의자’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게시물을 통해 그녀가 급진적인 성향의 ‘여성 우월주의자’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본인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으나 페미니즘의 초기 목표나 그들의 구호를 생각해보면, 그들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편이고, 그런 맥락에서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지지하는 편이다. 그런데 지금 이 발언은 흡사 강남역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만든다. 일부의 주장이 우리나라 페미니스트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의 해당 기사 댓글들을 훑어본 결과, 페미니즘을 여성 우월주의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사건을 통해 페미니즘을 오해하게 될 이도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메갈리아’와 ‘워마드’로 대표하는 ‘여성 우월주의자’들이 페미니스트들의 전부는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성 우월주의‘는 페미니즘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실제로 여성 우월주의는 'Female Chauvinism'으로, 여권 신장주의 또는 여성 평등주의 ’Feminism'과는 단어 자체가 다르다. 여성 우월주의자들을 ‘급진적 페미니즘’으로 부르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을 부정하던 페미니즘이 아니라 역으로 남성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 이해하고 같은 인간으로 유대와 화합, 존중과 평화를 이끌어내려면, 서로의 차이와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여성은 오래전부터 남성에 비해 차별받고 탄압받았으며, 그것이 여전히 이 시대에도 남아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줄여나가고 없애려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남녀 모두가 기억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목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고, 자칭 페미니스트라 주장하는 여성 우월자들의 말과 행동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미지 출처 :

<Rosie the riveter> 포스터 - 구글 이미지 검색

아이돌 연습생 sns 캡쳐

작가의 이전글 사생활 침해와 영화 <숨바꼭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