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승 Apr 26. 2024

<연애 빠진 로맨스>

Nothing Serious, 2021

어려서 국어 시간에 수필이니희곡이니 하는 말들을 배우며 소재는 신변잡기적이라 했다나는 우리의 얘길 영화에 빗대어 말했다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영화 속 주인공이 겪은 상황에 빗대어서영화 속 주인공이 겪는 감정에 기대서너는 이것들을 보고 자신이 난독증인가싶다고 했다분명 같이 영화를 봤는데자신이 본 장면에서대사에서 우리의 장면들이대사들이 들리니 내 글이 영화에 대한 것인지우리에 대한 것인지 헷갈린다고 했다손석구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가 이런 말 했었단 말이야, ‘사랑을 해보지 않으면 소설을 쓸 수가 없다.’”라고 하니전종서가 그랬다. “내가 너 소설 쓰게 해 줄까?” 이걸로 이해가 될진 모르겠지만 뭐 그런 거였다베티로 하여금 조르그가 글을 쓰고자신의 것을 세상에 내보이게 됐던 것처럼 말이다내가 좋아하는 어떤 소설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려 난 꿈을 꿔가끔은 그것만이 올바른 일인 것 같다고 생각해.”라고 말했다아직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을 때사랑한다고 전하지 못할 때온 세상에 내가 너를 좋아하노라 말하고 싶은 와중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뿐이었다.


토레타의 맛에 대해 한참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네가 그랬지향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시대를 너무 앞선 음료라고대신 너는 포카리를 좋아한다고포카리에 얼음을 동동 띄워 먹으면 저세상 맛이라고내가 그랬다저세상에 가보셨나 봐요별 시답잖은 이야기였어도 우린 그게 즐거웠다그런 시간도 필요하다전종서가 오늘 나한테 이상한 거 많이 물어봐 줘서 고마워나 솔직히 얘기가 너무 하고 싶었거든친구들을 만나도 다 솔직하진 못하더라.”라고 했던 것처럼그냥 지금 그게 너무 절실하다술로도어떤 영화로도다른 어떤 이와의 수다로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벌써 해를 넘은 지 오래다우리는 연애 빼고 다 해보지 않았었나 싶다손석구가 그랬듯 연애가 별 건가좋아하고같이 뭐 아껴주고즐거운 시간 보내고 그런 거라지만끝내 관계를 명명하지 않아 할 수 없었던 말을 이제라도 해본다. 나 너 보고 싶었어보고 싶어.


#연애빠진로맨스 #손석구 #전종서 #정가영 #영화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여행자의 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