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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야 아저씨
Nov 29. 2024
음식예찬 3
맛집이 사라지고 있다.
얼마 전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 Web 발신 ]
ㅇㅇ역 ㅇㅇ집이
2024년
12월 31일
영
업을 종료합니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소중한 분들과 함께 마지막 ㅇㅇ집 추억을 만드실 수 있도록 예약을 부탁드립니다.
ㅇㅇ집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서울 강남에서 해물로스를
잘하는
식당인데
2024년 말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었다
.
자주 가 보진 못했지만 방문할 때마다 늘 음식의 질과 맛이
만족스러웠던
집이었다.
식당을 방문했던 고객들에게 일일이 문자안내를 보내 준 사장님의 정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맛집이
하나 사라지는구나!!"라는 진한 아쉬움이 있었다.
핸드폰
전화번호부에서 또 하나의
일미
맛집리스트가 지워지는
순간이었
다.
사실
맛집은
찾기
도 어렵지만 기억하는 일도
손님입장에서
쉽지는 않다.
그래서 전화번호부에 맛집을 쉽게 찾을 수
있게끔
저장을 한다.
예를
들
면,
서울일미ㆍ해물로스ㆍ식당이름의 순으로 저장을 한다.
먼저 지역이름과 일미를 쓴 다음 식당의 대표음식 그리고 식당이름을 쓴 후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식이다.
그렇게 해서 지역마다
쉽게
맛집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
놓았다
.
사람들마다 음식에 대한
기호
가 달라 사실
대중적
인
맛집이라고 할 수 있는 식당이 그리 많지는 않다.
TV 출연 광고나 유명인들의 사인들로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식당들이
언제부터인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방문해
보면
유명세를
치를
만큼 음식 맛이
좋은 것은
아니다
.
맛집에 대한
정보는
요즘
TV매체나
각종 SNS를 통해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인들의 추천이나 입소문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나로서는
음식에 대해 특별한 호불호는 없지만
전화번호부에 지역일미로 등재되기 위해선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다.
첫째,
맛은 내 입맛에 맞아야 하고 당연히 가성비가 있어야 한다.
둘째,
함께 가 본
동반자들의 입맛에도 맞고 호평을 받아야 한다.
셋째,
몸에
밴
친절로 손님들을 맞이해야 한다.
넷째,
식당시설이 화려하진 않더라도 정결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수차례 방문 후에도 맛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
남들이
들으
면 무슨 미쉐린
스타
식당을 선정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사실
기준은 간단하다
.
맛, 친절, 청결이 기준이다.
지방근무를 하게 되거나 근무지가 바뀌면 으레 껏 인근 식당리스트를
건네받는
경우가 있다.
다년간의 방문
경험과
전임자들
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고급
생활
정보임에 틀림이 없다.
이사로 인해 생활의 주 거주지가 변할 때도 마찬가지다.
주변
이웃들이나 과거
그곳에
살았거나 잠시 인연이 있었던 지인들의 맛집 추천이 이어진다.
그때부터 주변식당 도장 깨기가 시작된다.
추천받은 리스트에 있는 식당을 방문한 후 만족하지 않았던 식당들을 하나씩
지워 간다
.
아쉽게도
대부분의 식당들은 한번 방문으로 식당 도장 깨기가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식당
방문 시 맛있었고 좋았던 기억을 회상하며
지인들이
추천해 준 집들이라 나름 기대를 하고 가 보지만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환상이 깨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
나름대로 이름이 난 식당일수록 친절과 청결함이 사라지는 경우가
오히려 많이 있
다.
식당주인의 음식에 대한 지나친 자만심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 데
음식맛만 있으면 곁가지 즉, 친절과 청결은 어느새 뒷자리로 은근슬쩍 물러나는 것이다.
그나마 음식
맛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행인데
이런 식당일수록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손님수가 줄어들고 음식 맛도 변하게 되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
결국 대다수의 식당들이
나의
도장 깨기에
희생되
고 남아 있는
식당은
손에 꼽을
정도지만
그마저도 지역일미로 등재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손님이 줄어든 게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이 된다
.
영업시간에 제한이 생기고 외식이 줄어들다 보니 식당에서 손익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손님이 줄어든 만큼 매출과 이익이 떨어지고 원재료와 인건비의 상승은 계속되니 음식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현상이
나타났
다.
가격이 상승하면 손님이 또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결국
식당에서는
원가절감을 위해
음식과 서비스의 질
을
낮추게 되고
이마저도 어려우면
폐업이나 업종변경
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과거
가벼운 주머니로 대중
들의 입맛을 즐겁게 했던 맛집들이 안타깝게
하나둘씩 그 자리를 내어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얼마 전 "미쉐린 스타식당의 저주"란 글을 SNS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미쉐린 식당으로 선정되면 오히려 문 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속설이
통계적
으로 증명되었다는 연구논문이었다.
미쉐린 스타 식당으로 선정이 되면
첫째로,
고객의 기대치가 상승해 식당차원에서 새로운 비용이 발생하고.
둘째로,
재료 공급업체나 건물주등 식당거래업체가 높은 비용을 청구하게 됨으로써 명성에 따른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대중식당뿐 아니라 고급 식당도 맛집들이 설자리를 점점 잃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요즘 식당에 가 보면 손님들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경기가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가격대비 만족도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흔히들
음식점은 마지막에 하는 장사라고
한다
.
오로지
주인의 부지런함과 손 맛으로 승부를 거는 사업이다 보니 누구라도 쉽게 뛰어들 수 있지만
한시도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물론 성공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이
마지막까지
생계를
기댈 수 있는 최후의 업종인 것이다.
그런 서민들을 위한 음식장사에서 희망의
사다리
였던 주변 맛집들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사라져 가는 것이 못내 아쉽다.
핸드폰에 맛집 리스트가 지워지기보다 채워지는 수가
많아지
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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