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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Nov 01. 2024

손자와의 첫 만남


주말인 내일,

용용이라는 태명을 가진 손자와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날이다.


2024년 10월 13일, 일산에 있는 병원에서  태어나 2주 동안 산후 조리원을 거쳐 며칠 전 마침내 아들부부 집으로 왔다.



당초 예정일보다 일주일정도 일찍 출산기미가 있어 새벽녘에 급하게 입원을 했다고 한다.

자연분만을 원했던 며느리의 소망은 사라졌지만 수술 끝에 무사히 출산을 하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한 해전 4월 말경에 결혼을 했으니 1년 반이 채 되기도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에 손주를 안을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결혼 후 너무 일찍 아기를 낳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었지만 "곡식도 올곡식이 좋고  자식도 일찍 낳는 게 좋다."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빠른 출산이 아들부부에게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


일반 산부인과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예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산모실로 아기를 데려다 놓았다.

그 방에서 산모와 아기 그리고 남편이 며칠간 머물다가 퇴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아기가 태어나도 바로 대면을  수가 없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친척은 물론이고 남편도 아기얼굴을 마주하기가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

병원에 며칠 입원 후 바로 산후 조리원으로 가서 2주일을 보내는 것이다.

아이 출산 후 직접 신생아를 돌볼 수 없는 산모를 위한 배려라고 하지만 사실 남편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산후 조리원이 아니라면 산모와 신생아 돌봄은 양가 할머니 중 누군가의 몫으로 필연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고생했으니 2주일 동안은 푹 쉬어!"라고 말하며 산후조리원덕에  각자 편안하게 2주일을 보내는 것이다.

2주 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육아전쟁을 위한 워밍업기간이나 마찬가지다.


손주와의 첫 대면을 위해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도 있다.

대면 최소 2주 전 백일해 예방접종도 맞아야 하고 코로나 감염여부도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

우리 부부는 2년 전 코로나둥이인 외손녀 출산 시에 이미 겪었던 터라 대면 준비가 모두 완료된 상태다.


28개월 전 외손녀와의 첫 대면 때 생각보다 아기가 너무 작아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내 자식 태어날 땐 느끼지 못했던 사실을 외손녀를 보며 알게 되었던 것이었다.

2년이 지나 훌쩍 자란 외손녀는 이제 할아버지는 거의 안중에도 없다.

어린이 집과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 우선이고 엄마, 아빠, 할머니 다음으로 할아버지는 최후의 놀이 상대라고 생각한다.

정말 아쉬울 때만 할 수없이 수밖에 없는~~~~.



어찌 보면 누워  있을 때나 기어 다닐 때가 할아버지에겐 손주들과 보낼 수 있는 최고의 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몸부림치긴 하지만 품에 안고 보듬어 볼 수 있는~~~.


대면이지만 뱃속의 태아사진, 출산 전 AI가 컴퓨터로 그린 모습 그리고 사진을 통해서 산후 모습을 많이 봐  온 터라 손자의 얼굴은 이미 뇌리에 익숙해져 있다.

남자라서 그런지 딸인 외손녀와는 얼굴 모습에서부터 느낌이 달랐다.

후손이 무사히 태어나면 누구나 가장 궁금한 것이 있다.

"눈, 코, 입 그리고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있는지?"

초음파를 통해 미리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물어보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궁금한 마음에 물어볼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을 어찌할 수 있을까?


배에 품은 10개월 동안의 시간들을 슬기롭게 견디며 건강한 손주를 낳은 아들내외가 대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초혼 시기가 점차 늦어지다 보니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그로 인해 결혼과 출산율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

40년 전 산아제한을 강력히 권고했던 나라에서 세계최고의 저출산율을 걱정하는 국가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그만큼 현재의 대한민국은 자식을 낳아 키우기가 힘든 나라가 되어 버렸다.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결혼에 대해 묻는 젊은이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젊은이여 결혼하라!!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


좋은 처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고 악처를 얻으면 철학자가 된다.




자식을 낳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후회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자식을 낳고 키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손주들은 부모의 입장이었을 때 느껴보지 못했던 또 다른 사랑과 재미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사해 준다.

마주하면 힘들지만 눈에서 벗어나면 보고픈 마음이 간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서툴게 걸으며 외손녀와 함께 어울려 노는 손자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인형 같은 예쁜 발을 가진 아이를 낳고 기뻐하는 아들 내외가 하냥 신기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긴박했던 출산 시의 상황들을 무난히 헤쳐 나가 부부에서 부모로 변신하는 과정들을 기꺼이 기쁘게 받아들이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작고 꼬물거리는 모습에 나와 아내는 내일 또 한 번 놀라겠지만 가족의 한 사람이 된 손주 용용이가 무탈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해 본다.


인간관계에서 첫인상이 제일 중요하다는데 내일 아침에는 나도 꽃단장이나 해야겠다.


아들가정에 아기와 함께 축복도 함께 하길~~~~~♡


아내가 손수 만든 아기 이불

 



손자 대면 하루 전, 2024년 11 월 1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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