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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Sep 21. 2024

아휴!!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지금까지 겪어 본 적 없었던 무더운 추석 연휴를 보내고 이틀밤을 지낸 오늘.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말이 "아휴!!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현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무더위와 관련된 각종 기록들을 올해 대부분 갈아 치웠다고 한다.

열대야 일수는 평년의 3배를 넘었고 전국 평균기온과 최저 평균기온도 당연히 최고치를  넘었다.


추석 때는 괜찮아지겠지? 하며 은근한 기대를 했지만 올 해는 드디어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뙤약볕아래 성묘는 고행길이나 다름없었다.

35도를 넘나든 폭염은 즐겁고 행복해야 할 추석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 뿐이었다.



"그래도 올 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란다."라는 형님의 말을 들으며 내년에 다시 다가 올여름을 생각해 보니 벌써부터 무섭기도 하다.


기상이변을 야기하는 지구 온난화도 우주의 큰 흐름이라면 인간의 필사적인 노력만으로 온난화의 진행을 막아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유난히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많이 타기에 나는 여름이 정말 싫다.

추위는 따뜻한 곳으로 피할 수 있고 따뜻한 곳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따뜻한 곳에 있으면 사람들은 심적으로 게을러 지곤 한다.

그렇지만 더위는 피할 곳이 없다.

유일하게 더위를 식혀주는 에어컨이 있지만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몸과 마음이 그리 편하진 않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무더위가 9월 말이 되어서야 끝자락을 보이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도 끝이 있다는 게 그나마 참 다행이다.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고 일부 남부지방은 폭우나 홍수경보도 발령되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마음은 들지만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아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더위를 몰아내는 비가 그리 밉지 않은 눈치다.


시원한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이 생각나는 가을의 초입,

문득 릴케의 시 한  구절이 떠 오른다.




가을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시고,


들판에  많은  바람을  풀어놓으소서.


                     (중  략)




힘겨울 다음 여름이 오기까지,

사람들 모두에게 좀 살 것 같은  날들이 지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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