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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몰라도 2시간 만에 웹사이트 만든 이야기

AI와 대화하며 만든 첫 웹 프로젝트 howlonguntilagi.com

by GreyMan

어제 친구랑 커피 마시면서 AGI(범용 인공지능)가 언제 올지 이야기했습니다.

"2035년?" "난 2030년쯤?"

집에 와서도 계속 궁금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서 간단한 투표 사이트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코딩은 1도 모르지만, 요즘 AI가 다 해준다고 하잖아요.

2시간 뒤, howlonguntilagi.com이 완성됐습니다. 방문자는... 네, 저랑 아내 딱 2명이에요.


시작: 막연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Claude에게 처음 던진 질문이 이거였어요.

큰 수의 법칙 활용해서 AGI 예측 사이트 만들고 싶어

그랬더니 1906년 프랜시스 골턴의 소 무게 실험 이야기를 들려주더라고요. 개인 예측은 틀려도 평균은 놀랍도록 정확했다는 그 실험이요. 이걸 AGI 예측에 적용하면 재밌겠다 싶었죠.


핵심 전략: "초보자 모드"로 대화하기

제가 찾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뭔지 아세요?

내가 코딩 1도 모르는 초보라고 생각하고 설명해줘

이 한 마디였습니다. AI가 갑자기 모든 걸 친절하게 쪼개서 설명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실제 작업: 생각보다 단순했던 과정

30분: HTML 파일 하나로 시작

Claude가 500줄짜리 코드를 통째로 줬습니다.

HTML이 뭔지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그냥 텍스트 파일이더라고요. 메모장에 복사-붙여넣기하고

.html

로 저장하면 끝. 더블클릭하니까 진짜 웹사이트처럼 보이는 거예요.

45분: 데이터 저장소 만들기

투표 결과를 어디 저장해야 하잖아요? Supabase라는 걸 추천받았습니다.

처음엔 뭔지 몰라서 겁났는데, 알고보니 구글 스프레드시트 같은 거더라고요. 다만 웹사이트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는 버전인 거죠.

여기서 첫 에러를 만났습니다.

Error: predictions agi 테이블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당황했는데 Claude한테 물어보니 "테이블 이름에 공백이 있어서 그래요"라고.

predictions_agi

로 바꾸니까 바로 해결됐어요.

30분: 인터넷에 올리기

GitHub에 코드 올리고 (구글 드라이브 같은 거예요), Vercel이랑 연결하니까 자동으로 웹사이트가 생성됐습니다.

도메인은 Namecheap에서 12달러에 샀고요.

15분: 다국어 지원 추가

"브라우저 언어 인식해서 자동 번역되게 해줘"

이것도 그냥 코드 몇 줄 추가하니까 됐어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20개 언어가 자동으로 전환됩니다.


현실: 만드는 것과 알리는 것의 차이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Reddit r/singularity에 포스팅했는데, 조회수 23에 댓글 0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당연한 것 같아요. 세상에 웹사이트가 얼마나 많은데, 내가 만들었다고 사람들이 와줄 이유가 없죠.


그래도 배운 것들

AI와 대화하는 법

처음엔 이렇게 물어봤어요:"예쁘게 만들어줘"

AI는 뭘 원하는지 모르더라고요.

이렇게 바꿨습니다:"배경 흰색, 버튼은 둥근 모서리에 파란색, 호버하면 살짝 어두워지게"

훨씬 나아졌죠.


에러는 친구다

Error: Cannot read property 'length' of undefined

이런 메시지 보면 겁나잖아요? 근데 그냥 그대로 복사해서 AI한테 보여주면 됩니다. "아, 데이터가 없을 때 처리를 안 해서 그래요. 이렇게 수정하세요." 바로 답이 나와요.


AI 활용 7가지 원칙 (제가 찾은 방법)

"초보자입니다" 선언하기 "코딩 모르는 사람한테 설명하듯이 해줘"

전체 코드 요청 "이 부분 수정해줘" ❌ "수정된 전체 코드 다시 줘" ⭕

구체적인 예시 들기 "깔끔하게" ❌ "애플 홈페이지처럼" ⭕

에러 메시지 그대로 복사 해석하려 하지 말고 그냥 붙여넣기

단계별 확인 한 번에 다 하려 하지 말고 하나씩

레퍼런스 활용 "Reddit 투표 시스템처럼" "Medium 글 레이아웃처럼"

포기하지 않기 안 되면 다르게 물어보기 AI도 가끔 틀려요


마치며

2시간에 2명. 투자 대비 성과로 보면 실패죠.

근데 뭔가를 만들어봤다는 경험이 남았습니다. 코딩 몰라도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요.

AI 시대가 되니까 '만들 수 있느냐'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릴 것인가'는... 여전히 어렵네요.


혹시 AGI가 언제 올 것 같으세요? 한 번 투표해주시면... 방문자가 3명이 됩니다. �

howlonguntilagi.com

(현재 평균: 2035년, 참여자: 2명)

다음에 또 뭔가 만들어보면 공유할게요. 실패든 성공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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