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의 교육 이야기
덥디 더운 여름입니다. 한때 대구의 여름 날씨는 아프리카보다 덥다고 하여 대프리카라고 불린 대구에서 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출장의 시기가 마무리 되어 갑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래도 사무실에 있는 것보다는 밖에서 바람쐰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습니다.
입학사정관에게 있어 5월부터 8월은 홍보철이라고 불리는 시기입니다. 전국 단위로 각 고교 입학 설명회를, 주말에는 교육청 주관의 진학 박람회를 참석하는 때입니다. 때로는 합법적인(?) 외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출장을 좋아부러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운전을 하는 입장에서는 원거리를 가거나 할 때는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한문철의 블랙박스를 관심있게 보는 편인데, 사고를 분석해보면 나만 조심한다고 일어나는 게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입학사정관끼리 우스개소리로 일도 힘든데 관두고 "택시 기사할까?"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직업을 비하하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우리가 하는 일 중 운전이라는 영역이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시간 내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선 많은 변수가 있기에 넉넉하게 출장 시간을 잡아두어도 촉박한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보직자 분(교수님들 중 처장, 부처장 직위를 받은 분들)을 모시고 가야되면 조심히 그러나 빠르고 정확하게 가야하며, 운전 중 불시에 들어오는 질문에도 침착하게 답변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운전에 나름 익숙해지는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등학교에서 출장을 취소하지 않는 이상 저희는 가야 합니다. 언젠가 우박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출장을 가면서 군대처럼 생명 수당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무사히 출장을 마쳤기에 이 글을 쓸 수 있는 거겠지요.
아내도 입학사정관을 한 뒤에 운전을 더 잘 하게 되었다는 칭찬을 몇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때로는 진심으로 인근 지리를 좀 외워서 총알 택시 기사를 꿈꿔야 하나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교육 상담을 하는 택시 기사라니 나름 매리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 출장을 앞두고 상반기 동안 만났던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을 떠올려 봅니다.
내가 속한 대학이 꼭 아니더라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번 년도 수시모집 입학설명회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더운 날씨 잘 이겨내고, 수시모집 요강을 꼼꼼하게 살펴서 지원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 입학이 끝이 아니기에 혹시나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