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에 관하여

29살 돌아보기  

1. 시간

금요일 오전은 시간이 안가지만

25살, 26살부터는 시간이 너무도 빨리 갔다.

원래 어른들은 점점 더 시간이 빨리 간다고, 눈 깜빡하면 나이 들어 있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그 때는 솔직히 끄덕끄덕하면서도 공감은 가지 않았는데, 지금은 확실히 공감할 수 있다.

시간이 왜 빨리 갈까?

너무 재미있어서? 회사를 다녀서?

내 시간을 누군가가 자꾸 잡아먹는 느낌이면서도

주말에 늘어져 있는 나의 모습은 일요일 저녁 11시에 잠못들게 할 정도로 한심하다.

 올해 내 나이는 29살이다.

30살 전이라 유독 열정이 폭팔하는 것일까? 올해는 특히 내 자신을 돌아보고 하고 싶던 것을 마음껏 해보자는 각오로 살고 있다. 봄에는 미술 대학을 나왔음에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기본적인 그래픽 툴을 내일배움카드제를 활용해 공부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여름 휴가에는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를 등록해서 꽃을 배웠고, 지금은 문화센터에서 스토리 작성 관련한 강좌를 듣고 있다.

물론 회사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과 주말을 쪼개며 수업을 다니는 생활이라 피곤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어차피 집에 가서 침대에 드러 누워 있을 것 같은데, 그 시간에 무언가 배웠다는 것 자체가 나로서는 뿌듯했다.

시간은 앞으로도 더 빨리 갈 것 같다.

올해 이렇게 열심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니까, 오기인지 모르겠지만 마음가짐만 확고하다면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냐는 생각도 든다.

나와 같은 29살, 그리고 이왕 가는 시간 재밌게 무엇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 및 앱은 다음과 같다. (홍보 부탁 받은 것 아니고 직접 이용해 보니 좋았어요.)

1. 고용 노동부 내일배움카드 http://www.hrd.go.kr/ 프로그램

(국가에서 운영하는 근로자,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기술 학습 연계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배움카드라고 본인 인증 후 카드를 발급받아 인증된 학원이나 시설에서 컴퓨터, 영어, 기술 등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또는 할인 받아 수강할 수 있다.)

2. 숨고 어플

(과외, 래슨 등 개인이 원하는 수강 강좌를 간단하게 설문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그 분야의 고수를 추천해 준다. 숨고 어플을 통하여 플라워 원데이 클레스를 배웠는데 4만원~8만원까지 수강료가 다양했다.)

2. 건강

건강에 대한 걱정

아픈 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26살 이후로는 365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하는 회사에서 몸이 아프지 않은 것이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건강이 심각하게 걱정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어리석게도 운동을 꾸준히 하지는 못하는데 하다가 안하면 꼭 몸이 신호가 온다.

얼른 운동하라고.

지방도 근육도 부족한데 운동 자체를 너무 귀찮아하는 성격 탓이다.

얼마 전부터 손가락이 저린가 싶다가 이게 손목 터널 증후군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아무래도 목 쪽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 흔히들 말하는 일자목 증후군... 목 디스크가 의심되어 내일 한의원에 가볼 예정이다.

내가 선택해서 다닌 회사인데도 내 몸에 이상이 생기면 회사 탓을 하게 된다.

왜 우리 회사는 스텐드형 책상이 없는 건지, 왜 우리 회사는 정해진 휴식 시간이 없는 건지,

왜 우리 회사는 야근을 새벽까지 하는 건지... 일개미는 노엽다.

건강 염려증

심리적인 건강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게 조금만 몸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다큐멘터리, 인터넷, 미드, 책에서 본 온갖 잡다한 의학 지식이 뛰쳐나온다. 오래 살고 싶은데, 건강하고 싶은데 혹시 내가 이 병에 걸린 건 아닐까? 큰 병은 아닐지에 대한 걱정을 하다보면 금새 입술이 하얗게 변하고 두려움에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은 이런 저런 고민을 그만하고 신나게 즐겁게 운동하고 샤워 후 뽀송뽀송한 몸으로 잠에 들어야겠다.

나이들수록 고민과 걱정은 더 많아진다고 하지만, 그만큼 헤쳐나갈 힘 또한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www.grafolio.com/jonju_423 에 일상 그림을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