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
8개월의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와 재입학 원서를 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학교로 돌아왔다. 남들보다 5년이나 늦게 다시 시작한 대학 생활이었지만 생각보다 잘 흘러갔고, 여러 좋고 나쁜 일들이 있은 후에 다시 겨울이 왔다. 2학년 학비를 벌기 위해 난 아침엔 기숙사 식당에서 식판을 닦았고, 저녁엔 삼 일에 한 번 오는 몸살을 참아가며 치킨배달을 했으며, 일찍 졸업하기 위해 계절학기까지 꽉 채워서 들었다. 바쁜 생활의 연속이었다.
오과장님에게 연락이 온 건 그때쯤 이었다. 호주에 있을 때 방송에 나왔던 나는 뉴욕에 와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그의 제안을받았고, 비자 문제로 당장 떠날 수 없어 간간히 연락만 하고 지낼 뿐이었다. 그가 아니었으면 난 지금도 호주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학생비자로 전환한 다음 주립 전문대를 다니며 평생 주방에서 지낼 준비를 했겠지. 난 그 당시 내가 당장 호주에서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국가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그 어떤 자격도 없다는 게 너무 싫었다. 결국 난 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1년 반 만에 전화로 나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회사에 한 달간 와서 일해보지 않겠어?”
글쎄. 내 수중에 남은 계좌는 당장 날아갈 항공권을 끊기에도 넉넉하지 않았지만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긴 통화를 마치고 난 계절학기가 끝나는 주 비행기표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