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QWER이 밴드냐 아이돌이냐" 논란이 온라인 상에 남아있는 듯합니다. QWER은 밴드도 아이돌도 아닌 밴드 아이돌이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QWER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장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밴드 아이돌"이란 밴드와 아이돌의 혼합물이 아니라, 밴드와 아이돌 모두가 가능한 상위 개념이죠. 그러므로투타가 모두 가능한 선수에게, 투수인가 타자인가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며 악플을 다는 행위는 옳지 않습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아이돌"은 특정 음악 장르나 음악 표현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닙니다. 한국 대형기획사 아이돌이 주로 댄스음악을 하는 댄스그룹이기 때문에, "아이돌=댄스"처럼 오해된 것이죠. 아이돌이란 개념 어디에 댄스만 해야 하며 밴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습니까? 또한 "밴드"야말로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연주 형식을 의미하는 것이지, 밴드라는 개념 내에 "아이돌"은 안 된다는 내용이 어디 있습니까? 아이돌과 밴드는 고정되거나 양립불가능한 개념이 아닙니다.
저명한 음악 전문가나 뮤지션 가운데 QWER의 정체성을 비난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프로불편러들은 불평하기 위해 불평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설득의 대상이 아닙니다.
QWER의 시즌3가 새로이 시작되기 때문에, 제 생각을 한번쯤 정리하고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적어보았습니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2024 카스쿨 페스티벌>에서 QWER을 영접하고 온 알이즈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카스쿨 페스티벌> 자체가 너무도 좋아서 내년에는 아예 얼리버드로 티켓을 구매해서 즐길 계획입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제1회 워터밤 페스티벌은 2015년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렸습니다. 저는 제2회 워터밤 페스티벌을 태국 여행에서 만난 후배들과 함께 다녀왔는데요. 당시 라인업이 "DJ 쿠,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 로코" 등이었습니다. 출연진이 정말 화려했는데, 저는 비와이의 무대가 특히 좋았습니다.
당시 저는 세계 최대의 물 축제인 태국의 <송크란 페스티벌>을 몇 년째 계속 다녔었는데요. 2016년 잠실 워터밤 축제는 방콕과 치앙마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물총 대전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뒤로 무려 8년이 지난 2024년, <카스쿨 페스티벌>에 참여했는데요. 사실 이 페스티벌은 워터밤 축제가 아니지만, 공연 스테이지 앞 열에 자리잡을 경우 그냥 '내가 폭포수 사우나에 와 있구나'라고 포기한 채 서 있으면 됩니다. 게다가 QWER 멤버들이 직접 쏘아주는 물대포를 맞는데, 어찌 은혜롭지 않겠습니까. 이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거죠(이상 펜타 못 간 바위게의 꼬장이었습니다). 또한 원한다면 물을 맞지 않고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워터밤 축제보다 나은 면도 있다고 봅니다. 페스티벌 1일 입장권 평균 가격이 10만원을 넘는 시대에 55,000원이라는 착한 가격 또한 지갑이 얇은 청년층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요소라고 봅니다. 물론 저처럼 쓸데없이 돈을 더 주고 가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지만 말이죠.
저는 원래 네이버를 통해 <2024 카스쿨 페스티벌>(이하 카스쿨)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QWER 외에도 축제 분위기를 띄우는데 장인인 아티스트들이 여럿 있어서 더욱 볼 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페스티벌의 유일한 단점이 바로 파란색 식용색소가 든 물을 관객들에게 뿌려댄다는 것인데요. 사실 이 점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더 나이 먹기 전에 워터밤 축제에서 스머프가 되는 경험도 해봐야죠. 하지만...
카스쿨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에 사람들을 만나 회의해야 할 일이 갑자기 생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원래 이쪽 분야가 갑작스러운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2023년 카스쿨 후기를 자세히 읽어 보니, 블루 페인트의 경우에는 집에 와서 빡빡 문대야만 겨우 지워진다고 했습니다. 페인팅이 덜 지워졌을 경우 다음날 아침 회의에서 발생할 일들을 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카스쿨 티켓을 취소했습니다. 심지어 취소수수료까지 부담해가면서 말이죠.
이런 스토리의 결말이 너무 뻔해서 믿기시지 않겠지만, 원래 영화나 드라마는 뻔한 현실에다 조미료를 좀 친 것에 불과합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카스쿨 페스티벌 다음날 아침 회의는 연기되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예매 취소를 마치고 난 몇 시간 뒤에 말이죠. 물론 여기에서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들 주말 휴일 아침에 모여야 할 만큼 바빴고, 최선을 다 하는 와중에 펑크가 나 버린 것이죠. 그래서 저는 남이나 하늘을 원망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차츰 과거의 똘끼가 사라지고 겁만 많아지는 제 자신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저라면, 카스쿨 페스티벌이 끝난 뒤 귀가해서 피부가 까질 때까지 밤을 새워가며 벅벅 문질러서 결국 스머프 끼를 빼고 출근했을 터입니다. 어차피 QWER 공연을 보고 왔으면 도파민이 폭발해서 잠도 못 자는 통에 피부 세척 시간이 남아돌았을텐데, 어쩌자고 이런저런 머리를 굴리다가 거듭 기회를 놓치는 것일까요. 제가 티켓을 못 구하는 일들이 반복되는데요.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고, 제 덕질 자세에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봇치더록!> 시사회 티켓을 뒤늦게 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구원의 손길이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형 축제에서 항상 있는 세컨드 찬스를 문외한인 저만 몰랐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 카스쿨 주최 측에서 인스타를 통해, 취소표를 현장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던 것입니다. 검토 중이라면, 사실상 "실제로 하겠다"는 말이지요. 저렇게 운을 띄워 놓고 실행하지 않으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물론 폭염 아래 일찍부터 현장에 가서 티켓 구매를 위해 대기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되었지만, 이번에는 두 번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QWER 주가는 무조건 우상향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오프라인 행사를 뛰지 않으면, 갈수록 실물 영접 난이도가 올라갈 것입니다.
카스쿨 인스타 공지가 뜬 지 며칠 뒤인 8월 21일 목요일. 저는 대학교 행사가 있어, 오후부터 참석했습니다. 저녁까지 이어진 행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와인을 한 잔 걸치니, 얼근하니 좋더군요. 저는 비록 와인이 아닌 맥주파지만 말이죠. 술이 좀 된 상태에서 저녁 8시 가까이 되어 지하철을 탔습니다. 빈 자리가 꽤 있었고 에어컨은 시원했죠. 제가 QWER 덕질하는 메인 타임이 바로 지하철 출퇴근 시간이죠. 이곳 저곳에 접속해서 밀린 정보를 흡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내일인 8월 22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네이버와 야놀자에서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오호라! 현장 구매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그런데 더욱 희한한 일은 무엇? 뜬금없이 야놀자에 이미 티켓 구매창이 오픈되었으니 서둘러 예매하라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겁니다.
사용한 지 억만 년이 지난지라, 제 스마트폰에 야놀자 앱이 깔려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었습니다. 부랴부랴 앱을 켜서 예매를 시작했습니다. 음, 지난 번에는 55,000원에 예매했다가 취소했고 수수료도 물었지. 음, 이번 2차 추가 티켓 가격은 66,000원이구나. 내가 취소했던 표를 다시 돈을 더 주고 사네, 허허허. 하지만 억울할 거 있나. 하늘이 주신 두 번째 기회라고 생각하면, 럭키비키 볼셰비키 한마바키잖아!!! 예매를 끝내고 나서, 저는 또 다른 기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우와! 제가 저놈의 "색소 워터" 때문에 예매를 취소했었는데, 올해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는군요! 고객 불만이 제대로 반영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이놈들아, 미리 공지해 줬더라면 내가 취소하지 않았을 것 아니냐! 고얀 놈들! 하지만 뭐, 실제로 화내지는 않았습니다. 감정에 휘둘릴 시간에 서둘러 해결책을 찾고 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잊고 사는 성격이라서요. 아울러 표를 취소했다가 후회하는 과정에서 제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다시 한 번 "럭키비키 볼셰비키 한마바키"였습니다.
여하튼 이제는 취소 티켓 현장 구매를 위해 일찍부터 줄을 서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2024년 대한민국 "베스트 밴드" QWER의 공연을 가서 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8월 22일에 있었던 <2024 케이 월드 드림 어워즈>에서 "베스트 밴드 상"을 비롯해 2관왕에 등극한 그녀들이 얼마나 자존감이 상승한 상태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줄지, 몹시 기대되었습니다.
8월 24일 축제 당일, 저는 새벽 4시에 일어났다가 칸예(카니예) 웨스트가 전날에 내한해서 <리스닝 파티>를 빙자한 콘서트를 고양시에서 하고 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새 앨범 리스닝 파티를 마친 뒤 뜬금없이 1집부터 시작하여 히트곡 메들리를 했는데, 이날 총 70 여곡을 하고 갔다는군요. 많은 이들이 칸예가 갑자기 예정에 없던 히트곡 메들리를 한 까닭을 궁금해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은, 긴 팔에 긴 바지를 입고 나온 칸예가 한국의 폭염인 "처서 매직"에 정신이 나가(사실은 정신이 돌아와) 마이크를 붙들고 폭주를 시작했다는 거죠. 다 농담이지만, 세계적인 가수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저렇게 라이브 공연을 시작하지는 않겠죠. 칸예의 한국 사랑은 14년 전 강원도 양양 방문 때부터 이미 유명했습니다. 공연 중간에 난입한 그의 딸이 케이팝 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군요.
제가 힙합 팬은 아니지만 2010년 전후로 꽤나 여러 곡들을 즐겨 들었던 터라, 칸예 웨스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 VULTURES KOREA LIVESTREAM> 속 "올드 칸예"를 감상했습니다. 토요일 새벽부터 엄청난 음악적 에너지를 충전한 채, 저는 샤워를 마치고 업무를 보러 나섰습니다. 오후에 있을 <카스쿨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전에 할 일을 오전에 마무리 해놓아야 하니까요. 대학교 개강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과천 서울랜드에서 개최된 <2024 카스쿨 페스티벌>은 총 3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WER은 메인 무대인 <블루 스플래쉬 스테이지>에서 17:40부터 공연 예정이었고, <레몬 스퀴즈 스테이지>에서는 "냥뇽녕냥 히나의 비속어 선생님" 카더가든의 공연이 16:00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공지되었습니다. 비록 페스티벌 자체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되지만, 일찍부터 가서 바위게찜이 될 생각은 없었습니다. 느긋하게 가서 카더가든의 공연부터 보면서 일정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4호선 노원역 근처에 사니, 대공원역까지는 그냥 유체 이탈한 채 쭉 지하철을 타고 내려오면 되지요. 페스티벌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던 지하철 안은 신용산역을 거치면서부터 물총을 든 나시 차림의 선남선녀들로 차기 시작했습니다. 아, 워터밤 축제와 같은 "인싸" 행사에 도저히 갈 수 없다는 "아싸"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총 쏘고 노는 인싸들은 사실 가수 공연에 그다지 관심이 없거든요. 그들은 공연 사운드를 배경음악 삼아, 널럴한 객석 뒤편에서 자기들끼리 물 뿌리며 놉니다. 워터밤 축제에 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스테이지 앞쪽 관객들은 계속 물이 쏟아지는 탓에 옆 사람 얼굴 볼 여유도 없습니다. 오히려 아싸들이 가기 가장 좋은 포맷의 축제라고 생각합니다.
과천 서울랜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동 시에 반드시 코끼리 열차를 타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생길 수 있는데요. 코끼리 열차 정류장에서부터 서울랜드 입구까지 정말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남자 걸음으로 10분이면 충분합니다. 유아를 동반한 고객이라면 열차를 타야 하겠지만, 저는 티켓 구매 시간과 열차 대기 시간까지 합하면 오히려 걸어가는 편이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껴서 줄 서는 것을 워낙 싫어하는 저 같은 성격의 소유자라면, 더욱 걷는 편이 낫습니다.
챙이 넓은 등산용 모자, 개봉하지 않은 500ml 생수, 팔토시, 고글, 타월, 여벌의 옷, 아쿠아 슈즈, 스마트폰 방수팩 등 준비는 완벽했습니다. 오직 준비되지 않은 것은 제 비루한 몸뚱이와 방향 감각이었죠. 정확히 오후 4시에 입장 수속을 마친 저는 카더가든 공연을 보러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스테이지 입구에 도착하고 나서야, 제가 잘못 찾아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울러 <레몬 스퀴즈 스테이지> 쪽은 정반대라는 사실도 직원에게 들어서 알았죠. 다시 돌아갈 자신이 없어, 저는 그대로 <블루 스플래쉬 스테이지>에 입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일찌감치 들어간 덕분에 거의 6열에 가까운 앞쪽에 자리잡을 수 있었고요. 만약 <레몬 스퀴즈 스테이지>에서 처음부터 물에 흠뻑 젖었다면, 다른 스테이지로 이동할 의지가 꺾여버렸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우디(Woody), 재키와이, 비오 등의 공연을 차례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가요의 경우에는 카페나 번화가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만 듣는 정도였습니다. 그 흔한 오디션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간 가요계 동향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가수 우디의 감미로운 노래들은 매우 귀에 익었고, 비오는 제가 이름도 들어본 가수라 그의 노래가 더욱 반가웠습니다. 우디의 경우에는 귀에 착 달라붙는 멜로디가 독특한 음색과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무대 매너도 능글능글하니 아주 좋았죠. "카스를 계속 언급해야 내년에도 불러줄 것이 아니냐"는 넉살에는 저도 빵 터졌습니다. 라이브가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곡이 있어같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비오의 음악은 힙합에 속한다고 하는데,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 검색해 보니 "비오는 랩퍼가 아닌 싱어이고, 그의 음악도 힙합 정신이 부족하다"는 등의 논쟁이 또 치열하더군요. 저는 이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다만 비오의 공연에서 떼창이 여러 번 있었다는 사실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단한 인기였습니다. 5개월 동안 술을 끊었다가 오늘 처음으로 맥주를 마신다던데, 사실 여부를 떠나서 분위기를 띄우는데 최고의 멘트였습니다. 선글라스를 벗는 순간, 팬들이 "다시 껴라!"고 외쳐서 제 주변이 웃음바다가 되었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잘생겼던데...눈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 워터밤 축제에 초대받은 가수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관객을 미치게 만드는 것! 이 점에서 비오는 분명히 돈값 이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QWER 등장 이전까지 제게 가장 좋았던 가수는 재키와이였습니다. 그녀 또한 여러 논란에 휩싸인 상태더군요. 하지만 그녀의 오토튠과도 같은 고음의 맑고 공격적인 음색의 랩은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그녀의 곡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들으면서 정말로 놀랐습니다. 아니, 이렇게 독특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랩퍼를 내가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다니! 비록 체구가 작지만 패션 감각 또한 매우 뛰어났습니다. 그녀는 "눈에 다래끼가 나서" 술을 자제하는 중이라던데, 저는 이런 인간적인 멘트가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우디와 재키와이, 그리고 비오의 스타일은 많이 달랐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모두가 서로 다르게 좋았습니다."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장르의 멋진 음악들이 많습니다. <카스쿨 페스티벌>과 같은 축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 장르에 집중한 페스티벌과는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줍니다. 저는 이날 <발라드>-<힙합>-<팝락(Pop Rock) 밴드(QWER)>-<아이돌댄스(시그니처)>-<제니퍼 로페즈 스타일 독무대(청하)>-<1인 락보컬(HYNN)>-<재즈풍 편곡 밴드(헤이즈)> 등의 무대를 감상했는데요. 처음에는 QWER과 워터밤만 염두에 두고 갔지만, 뜻밖에 음악적으로도 많은 즐거움을 누리고 왔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내년에도 QWER 참가 여부와 관계없이 <카스쿨 페스티벌>을 찾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온 세상이 QWER이다> 매거진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베스트 밴드" QWER 아니겠습니까. 비오의 무대가 끝난 뒤, (다른 가수들에 비해) 오랜 시간 동안 QWER 무대 준비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제 QWER 공연 중에도 제가 한눈을 팔 정도로 제 마음을 사로잡은 빙튜브 "빙빙"과 검은수염 "검검," 그리고 기타 관계자들이 무대 위를 부지런히 점검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QWER의 무대가 준비될수록, 사람들이 앞쪽으로 몰려들면서 공간이 비좁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다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죠.
무대 앞 6열 쯤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있다가 고개를 뒤로 돌린 저는 그제서야 거대한 "QWER 깃발"이 하늘 높이 나부끼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락 페스티벌에서만 가능한 장면이고, 다른 장르 가수들의 경우 팬들이 많아도 대형 깃발을 흔들지는 않더군요.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거대한 깃발 중앙에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있Rock?!"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마젠타의 일일 고정 멘트에다 "Rock"을 붙인 것이 기가 막혔습니다. 게다가 깃발 테두리에 "쵸쵸" "젠젠" "냥냥" "밍밍"이 돌아가며 깨알같이 적혀 있고, 위아래로는 "밍밍밍밍밍밍밍밍"이 정신 나갈 정도로 빼곡한 것이 딱 제 취향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마운틴듀에다 라면을 끓여먹는 QWER 팬만이 할 수 있는 개그죠! 이 맛에 QWER 덕질을 절대 못 끊습니다.
하지만 오늘 글이 지나치게 길어져, QWER 공연 리뷰는 다음 글로 넘기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