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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로우 Sep 13. 2018

자식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

후회할 과거를 만드는 사람들

      이번 주간은 대학 입시 수시전형의 '자소서'를 제출하는 주간이다. 학생부 기록에 적혀 있는 사실을 토대로 네 가지 정도의 주제를 가지고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학생들이 직접 쓰고 있다. 요 며칠 입시생의 자소서를 읽고 검토해주었다. 교과목 향상 이야기, 활동사항의 느낀 점과 발전한 점, 지원 학과를 선택하고 노력한 일들, 지원학과에서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쓴 내용들을 읽어보았다. 학생들은 자신의 쓴 글을 여러 어른들에게 보여주며 자신의 글을 확인하고 고치고 있다. 나는 그중에 한 명이고 열 명의 학생의 글을 3일에 걸쳐 읽어주었다.


     여러 명의 글을 읽고 나서 나는 가장 먼저  '어른'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 글이 여러 사람이 보는 글이 아니라면 '아주 심한' 말을 하고 싶을 정도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느낀 것은 '귀찮은 어른' '멍청한 어른'그리고 '나쁜 어른'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내가 읽은 자소서들은 내가 검토하기 전 여러 어른들의 검토를 거쳐 온 글들이었다. A4용지에 프린트된 종이는 여러 사람이 고쳐준 표시들이 있었다. 글 속에서 고쳐진 부분은 기껏해야 '연결사' 나 '조사' 정도였다. 그냥 딱 보기에도 읽는 사람이 성의 없이 검토한 느낌이었다.


    어제, '성의 없이' 읽어준 한 논술 선생과 학생의 부모에게 너무 실망한 일이 있었다. 자소서의 1번 학생 시절 가장 뛰어난 과목에서의 자신의 노력과 그 발전에 관한 주제로 쓰는 글을 읽었다. 학생은 영어과목을 주목하여 자신이 지원할 '국제 통상'학과에 제출할 글을 썼다. 글 속의 단어들은 매우 그럴싸한 '인간과 기계' '4차 산업'

'드론' '노동분업'등 그럴싸한 전문용어들이 많았다. 그 학생은 '영어'과목에 대한 자신의 노력과 향상을 쓰려고 시작했는데 글 속에는 '영어과목'의 향상은 온 데 간데없고 영어시간 발표했던 내용만 어려운 용어들을 동원해서 두서없이 나열되어 있었다.


      글을 이루는 한 문장 한 문장의 유기적 관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글 속의 동사의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모든 문장을 읽을 때 읽고 있는 나는 학생에게 그 문장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확인하고 정리해야 한 문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첫 문장은 '개인과 기술'로 시작하여 문단 마지막은 '인간과 기계'로 어휘의 일관성도 없었다. 한 문단 안에 글의 주제는 없고 관련 없는 여러 가지 주제가 즐비하게 나열되어 있었다.


    이 자소서를 한 사람의 국어선생, 또 한 사람의 논술 선생,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검토한 후 내가 보게 되었다. 종이 네 장에 빽빽한 글자 위에 빨간펜으로 띄어쓰기, 연결사 지우기, 조사 바꾸기로 몇 글자 바뀌어 있었다. 자소서 속 내용에서 언급한 책의 주인공 이름 '마틸다'가 잘못되었다고 '마틸드'로 고쳐주었다고 한다. '주제'에 벗어난 이야기 나열, 문장 간의 연관성, 어휘 선택의 일관성, 어휘의 상하관계, 주부와 술부의 확인 등 고쳐줄 수 있는 부분은 하나도 보지 않았다. 그 부분을 확인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글 속의 틀린 부분을 모두 놓친 거라면 딱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 ' 읽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검토해주지 않은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 글을 읽은 부모들이다. 자식의 인생이 걸려 있을 수도 있고 꿈을 펼칠 수도 있는 대학 입시를 위한 자소서이다. 부모가 읽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아이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그럴싸한 어려운 단어가 즐비하니 그저 '개인'이 '인간'으로 바뀌어 하위 단어가 상위 단어를 일반화시키는 것도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하위 단어니 상위 단어니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개인'으로 사작했으면'개인'으로 끝내면 될 일이고 '인간'으로 시작했으면 '인간'으로 '똑같은 단어'로 일관성만 찾아냈어도 전체 글의 부조화를 인식했을 것이다.


   자녀의 자소서를 읽고 있는데 '글자만' 읽은 것이다. 흰색은 종이요 검은색은 글자로.. 글을 읽으며 자신의 자녀가 쓴 글을 머릿속에 떠 올려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입시전략을 논한다. 한 단락의 주제도 글의 의도도 파악하지 못해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도 못하면서 마음은 이미 대학 정문을 들어가는 자녀의 모습을 상상한다. 아이가 쓴 글을 읽고 그 의미를 당장 머릿속에 떠올려 보지도 않고 대학 합격을 상상한다. 글을 읽어달라고 부탁한 다른 어른들이야 자기 자식이 아니니 성의 없고 무관심해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부모는 자녀의 인생에서 후회할 과거를 만들어 주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가장 관심 있게 자녀의 자소서를 읽고 검토해줄 사람은 부모이다.



자소서 확인 시 고려할 것들


1. 한 문단이 한 가지 주제로 이루어져 있는가?

2. 어휘의 일관성을 지키고 있는가?

3. 가슴을 울리는 자신만의 진실이 있는가?

4. 한 문단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가?

5.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었느가? 이어진 두 문장에 연결되는 단어가 존재하는가?

    

한 단락의 주제도 글의 의도도 파악하지 못해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도 못하면서 마음은 이미 대학 정문을 들어가는 자녀의 모습을 상상한다. 아이가 쓴 글을 읽고 그 의미를 당장 머릿속에 떠올려 보지도 않고 대학 합격상상한다.


두 문장의 연결 어구

1. 글의 의도도 파악하지 못해 - 의미를 머릿속에 떠올려 보지도 않고
 2. 대학 정문을 들어가는 - 합격
 3. 상상한다 - 상상한다


      한 문장 한 문장 정성껏 읽고 상상하고 한 문단을 문장 하나로 요약할 수 있고 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준다면 부모로서 어른으로써 아이에게 진심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자녀가 쓴 글을 고치라는 것이 아니다. 그 진심의 글이 제대로 전달되도록 진심을 다해 읽어주라는 것이다. 그 진심의 과정을 부모는 절대로 귀찮아하면 안 된다. 자녀에게 후회할 과거를 만들지 않게 도울 사람은 올바른 부모의 관심뿐이다.



검은색 학생글 / 빨간색 정정된 글


행복 데이트’ 인문학 강의 활동은 저의 삶의 태도를 바꾸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

다. 플라톤과 아퀴나스와 같은 철학자들이 생각한 행복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며 행복을 얻는 방법과 과정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오르그 짐멜의 ‘돈이란 무엇인가’의 일부분을 읽고 현대사회에서 화폐의 가치가 사람의 가치를 균일한 척도로 만들어 사회를 이해타산적으로 만든다는 짐멜의 주장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짐멜이 현대사회에서의 현금적 가치와 행복의 관계를 바라본 관점을 기 드 모파상의 ‘목걸이’라는 소설에 응용해 소설 속 주인공 마틸드에 대해 조별로 토의를 했습니다. 저는 화려한 보석과 같이 금전적 물질을 중시했던 마틸드처럼 ‘이것만 있으면 행복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제 모습을 성찰하며 행복은 조건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조원들과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저는 제가 가장 잘 하는 것을 활용해 좋은 결실을 얻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거 같아요.’라고 발표한 한 친구의 말을 듣고 평소 소극적이고 저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면에 더 집중했던 저의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2학년 때 참여한 ‘행복 데이트’ 인문학 강의 활동은 저의 삶의 태도를 바꾸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첫 시간에는 플라톤과 아퀴나스와 같은 철학자들이 생각한 행복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며 행복을 얻는 방법과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과정이 다양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음 강의에서 게오르그 짐멜의 ‘돈이란 무엇인가’의 일부분을 읽고 현대사회에서 화폐의 가치가 사람의 가치를 균일한 척도로 만들어 사회를 이해타산적으로 만든다는 짐멜의 주장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강의에 참여한 학생들이 조를 형성하여 짐멜이 현대사회에서의 현금적 가치와 행복의 관계를 바라본 관점을 기 드 모파상의 ‘목걸이’라는 소설에 응용해 소설 속 주인공 마틸드에 대해 토의를 했습니다. 저는 화려한 보석과 같이 금전적 물질을 중시했던 마틸드처럼 ‘이것만 있으면 행복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제 모습을 성찰하며 행복은 조건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금전적 물질의 풍요와 행복과의 연관성을 끊어내긴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조원들과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만의 재능을 활용해 좋은 결실을 얻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거 같아요.’라고 발표한 한 친구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말을 듣던 중 평소 물질의 풍요에 대한 저의 욕구를 올바른 방법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그 재능의 가치를 높여 그 가치가 금전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는 노력’을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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