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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훈 Jan 20. 2016

스타트업 대표를 하면서 배운점 (1)

2015년 1년동안 홈클에서의 소회를 곱씹어 보자.

1. 대표의 역할.


스타트업 세계에 '낭만'이라는 달달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에겐 더 혹독하다. 하루도 편안하게 발뻗고 잔적이 없는듯. 투자유치, 현금흐름 관리, 우수인력 구인, 조직관리, 비전공유, 이기는 전략 짜기 등등.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해야할 일은 해도해도 끝없이 쏟아진다. 이런 상황을 버티면서 배운 대표의 역할을 3줄로 압축하자면

1)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히 파악해야 하고,

2) 올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이를 제대로 실행하고,

3)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진짜 쉽지 않다. 너무 힘들다. ㅎㅎㅎ



2. 한번에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스팀팩을 맞은 스타트업 대표(본인)는 세상을 씹어먹을 듯한 기세로 To-do list에 업무를 추가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burn-out의 사전적 의미와, 업무에 대한 집중력과 실행력은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된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세심하게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참 지극히 당연한 소리지만, 나같이 생각이 많은 사람은 지키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개발프로세스를 참고해서 내 업무를 통제하기로 했다. 


1) Backlog (수주잔량): 가장 날것의 떠오르는 아이디어, 업무는 backlog 칸에 제일 먼저 적어둔다. 

2) Input Queue(입력대기) : backlog 업무중 우선순위가 앞서는 것들을 세심하게 골라 이 칸으로 옮긴다.

3) Work in Progress(진행중): 오늘 당장 실행을 하는 업무는 이 칸에 적어두고 갯수는 3개로 제한한다.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날것의 아이디어들은 멍~ 때릴때 우발적으로 태어난다. 핸드폰으로 메모해두었다가 잊지 않고 아사나 Backlog 칸에 적어둔다. 언젠가 아이디어 누에고치가 나방이 되어서 날개짓 하는 순간을 상상하며... 밤 12시쯤 하루를 마무리하며 backlog에 담겨있는 날것의 아이디어를 '세심'하게 추린다. 사업적으로 선행되야 하고, 좀더 구체화 되있는것들로 골라서 Input Queue칸으로 옮긴다. 이들 중 딱 3개를 골라 다음날 그것만 실행한다.(work in progress) 이런 과정을 통해 나는 선택과 집중을 강제로 하고 있다. 



3. 스타트업의 꽃은 실행력.


'Idea - Execution = Shit'

이 한줄로 모든게 설명된다. 실행없는 아이디어는 그냥 똥쓰레기.

실행을 '잘' 하려면 다음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1) 제대로된 가설 설정 및 검증

2)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3) action plan 도출


이 3가지 과정을 빠르게 반복하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쌓아나가는 경우, '실행'을 잘한다고 볼 수 있다. 제대로된 가설을 설정하려면,

1) 내가 어떤 의사결정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2) 가설 검증 결과 따라 어떻게 실행할것인지 명확한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설 검증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내렸음에도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가설검증 과정에서 에러가 있었거나, 더 중요한 가설을 놓쳤기 때문이다. 이때는 아~주~ 빠르게 다시 1단계인 가설설정 단계로 돌아와야 한다. 

구린 아이디어 + 완벽한 실행 >> 완벽한 아이디어 + 구린 실행 

이거슨 진리. 



4. 스케일업에 대한 생각.


스케일업이란 스타트업이 직면한 문제를 풀어내고, 성장 캐즘(Chasm)을 뛰어넘어서 유의미한 매출액, 사용자수를 확보하고 반복적이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는 외적 확장 과정을 뜻한다. 이 과정은 스타트업의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 나가는 성장 과정이고,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업이다. 


성공적인 스케일업을 하려면 다음 마일스톤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 다음 마일스톤의 구체적인 지표

2) 다음 마일스톤 도달시 필요한 구체적인 인력 구조

3) 다음 마일스톤 도달시 구체적인 업무 프로세스


성장단계(마일스톤)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 있고, 이들에게 알맞는 업무 프로세스가 있다. 항상 다음 마일드스톤

의 구체적인 지표를 그리고 있어야 하고 조직구성, 업무 프로세스를 성장단계(마일스톤)에 맞게 끊임없이 최적화 시켜나가야 한다. 이런 이해 없이는 현상유지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성장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조직이 '뚝' 부러지게된다. 



5. 문화의 중요성.


식상하지만 스타트업의 문화 왜 중요할까? 

스타트업 구성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같은 장소에서 토론하고, 먹고, 생각하고, 일한다. 자연스럽게 공통된 업무 처리방식, 대화방식 등이 생겨난다. 이런 요소들이 점차 모여서 기업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형성된 문화는 회사에 구석구석 스며들어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잘 담아내야 한다. 기업의 핵심가치를 잘 반영한 문화는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혁신적이고 기업가적인 핵심가치가 문화에 잘 담겨있다면, 회사는 직원들을 감시할 필요가 없어질 뿐만아니라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 

반면 '편하게 대충 때우자' 문화가 형성되면 회사는 정교한 감시 프로세스를 만들어내서 직원들을 감시할 수 밖에 없게 되고 능력있고 창의적인 사람들은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다.

피터틸이 에어비앤비에 $150M 투자하고 딱 한가지만 부탁했다고 한다. 

"Don't fuck up the Culture."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호응이 좋으면 2편도 써볼 생각입니다. 



By 홈클(http://homcle.com) 대표

     전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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