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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호 Apr 12. 2024

J _그들 이전의

Wild Wild Wild 31

1. J



먼저 나의 파란만장했던 2023년을 돌아보기 위해선 2022년으로 잠깐 시간을 돌려야 한다.


J

2022년 크리스마스 나의 4년 연애가 끝났다. 26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나의 첫 연애는 정과 애증이 흩뿌려진 형태다. 마치 잭슨 폴록의 페인팅처럼 온갖 미숙한 감정이 난무했던. 한 번의 헤어짐과 재결합을 겪은 후 큰 후회 없이 지난한 관계는 막을 내렸다. J를 향한 나의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을 간직한 채. J는 나를 있는 그대로 정말 순수하게 사랑해 준 사람이었다. 그의 내리사랑은 내가 엄마, 아빠로부터 받은 사랑과 같이 헌신적이었으며 흔들림 없었다. 이별의 가장 큰 이유는 J의 안정적이지 못한 직장. 처음 만난 지 일주일 만에 회사를 그만둔 그는 사귀는 동안 5번의 이직 그리고 사이사이 백수의 시간을 가졌는데, 그의 이런 삶의 태도는 나를 차갑도록 현실적이게 만들었고, 그와 함께하는 불안한 미래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살면서 이처럼 순수한 사랑을 아마 받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무능한 그에 대조되어 점점 더 악착스러워지는 내 모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잭슨 폴록의 페인팅을 닮은 J와의 연애

그리고, 나의 와일드한 연대기가 시작되었다. 시간순으로 나열된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계절이 지나 있다. 영하에서 영상까지 30도를 넘나드는 내 마음의 변화와 굴곡이 적나라하고도 정직하게 노출되어있다.  

관계의 깊이와 만남의 횟수가 제 각각인 것처럼, 각 글의 양과 무게가 다르다. 페이지 한 장을 채우는 그부터 한 줄짜리 그까지. 나의 한해를 빼곡히 채운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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