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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tudy Dec 15. 2022

디자이너로 취업하고 싶은데
학점. 중요할까요?

단과 대학을 수석 졸업한 평범한 디자이너 얘기

졸업식 전 날 문자 한 통을 받았어요.

내가 단과대학에서 한 명에게만 주는 수석 졸업이라니.. 열심히 공부했지만 수석으로 졸업할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어안이 벙벙했어요.

졸업식날 대표로 상을 받고 금을 받았던 행복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저는 수석 졸업을 할 만큼 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교양 과목도 인생에 도움이 되던 안되던 그냥 열심히 했어요.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저에게 대학교 학점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처음 디자이너로 취업을 준비할 때는 학점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디자이너는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했고 현재도 대부분의 회사가 마찬가지예요.


또 친한 학교 동문들도 삼성, 네이버, 카카오, 라인 등 유명한 IT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다들 학점이 높지 않았어요.(ㅋㅋ)


학점이 높다고 회사에서 데려가는 업계가 아니다 보니 

지금까지 내가 학교에서 높은 학점을 받으려고 왜 이렇게 열심히 했지?라는 후회가 들었어요.

그 시간에 놀거나 전공 하나를 깊이 팔 걸...

이런 후회들을 좀 했었습니다.


졸업하고 나니 그저 아마추어일 뿐이었고 남들보다 잘한다고 말할 것이 너무 없었어요.


그런데 몇 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깨닫지 못했던 장점이 있었어요.


바로 누군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

1년, 2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느껴요.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성실하다, 똑똑하다는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가산점을 받는 것과 같아요.

오랜 시간 나를 옆에서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생활 극초반에는 이 점을 아예 느끼지 못했는데 조금씩 연차가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몇 번의 취업을 하다 보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취업을 한 후에도 다른 회사 동료들이 수석 졸업을 먼저 얘기해주면서 대신 자랑스럽게 얘기해주고 자연스럽게 소문이 났어요. 

회사 일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자신감을 얻게 되고 내 작업물에 항상 힘을 항상 보태줘요. 사람들은 제가 성실하고 잘하는 사람이라고 보는 시선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글의 진짜 주제는 학점 잘 받는 법이에요. 

디자인 전공 대학생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 학교 생활 성실과 집착의 사이에 있었어요.

원래 공부에 경쟁심이 있는 성격은 아니었는데 계기가 하나 생겼었어요.

대학교 1학년 2학기에 갑자기 학점 4.5점(/4.5)을 맞아버린 거예요.

만점은 보통 운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때 좀 몰린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한 번 기준이 높아지니까 떨어지기 싫은 경쟁 심리라고 할까요?

이 심리가 저를 힘들게 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단과대학 1등을 할 수 있게 해 줬어요.

그 뒤로 만점을 받은 적은 없지만 4점대를 유지하면서 공부했던 것 같아요.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과대표를 했었는데 학생회 생활이 정말 바빴어요. 한번 기준이 높아지니까 욕심은 생기는데 도저히 물리적인 시간이 안 났어요. 그때부터 효율을 찾기 위해 많은 방법들을 연구하면서 공부했어요.


저만의 방법들을 모아서 글로 정리해둔 메모가 이 글의 초안이 되었어요.


먼저 학점을 잘 받기 어려운 이유들을 한 번 생각해봐야 해요.


학점을 받기 어려운 이유 ‘시간’

모두 좋은 점수를 받기에는 일단 시간이 부족해요.

우리는 너무 바쁩니다. 한 교수님이 1주일 걸리는 과제를 내주죠. 교수님 입장에서는 1주일의 시간을 학생이 열심히 공부해서 해올 거라는 예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5번의 과제가 나와요. 결국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시간이 우리의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데 절대적으로 비례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많다면 결과물이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시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2학년 때 과대표 할 때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물리적으로 안 되는 거예요.

저는 점수를 다 잘 받고 싶은데 너무 모자란 시간을 해결할만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 결과물의 수준을 예상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고 좋은 점수를 받을 때에는 시행착오를 줄여야 해요. 학생 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러면 점수를 어느 정도 잃을 각오를 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는 곧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달려있어요.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A그룹에 들어갈 수 있는 결과물이 어느 수준인지 어느 정도 예상해 보는 거예요. 내가 2학년이라면 2학년 과제들의 A+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인지 아는 것이 좋아요. 


디자인 결과물은 학생들의 수준, 교수의 취향도 어느 정도 들어가기 때문에 완벽하게 어떤 수준이 있다고 할 수는 없어서 찾기가 쉽지 않아요. 이때는 교수님께 결과물을 보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봅시다.


교수님마다 좀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는 일을 제외하고 보편적으로는 레퍼런스를 찾아보는데 가능하면 선배가 한 것을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것은 결과물에 대한 상대적 기준을 혼자 정하는데 도움이 돼요.


2. 친구들의 과제물을 잘 보는 것입니다. 

수업 주차가 좀 지나다 보면, 수업 중에 친구들의 과제물, 발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을 때 집중해서 보는 것이 중요해요. 친구들 결과물에 교수님이 어떤 코멘트를 하는지도 집중해서 들으세요.

보통은 본인 것을 하거나 컴퓨터를 보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학점과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피드백


1. 과제물에 대한 피드백을 무조건 받아야 한다.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무조건 받으세요. 서로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봤을 때 학교에서도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도 잘하는 사람은 분명 피드백을 많이 받습니다.

피드백을 받기 위해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워도 괜찮습니다. 계속해서 보여주고 익숙해지면 안 부끄러운 결과물을 피드백받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교수님, 선배, 동기들, 친한 친구들에게 꼭 보여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남들이 베낄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히려 보여주면 더 베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보여주면 남들이 더 잘하게 될까라는 생각도 버립시다.

내가 내 것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한 방법입니다.


2. 레퍼런스를 잘 활용해야 한다. 

잘 베낄 줄 알아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것은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이 아니에요. 레퍼런스를 잘 활용하는 거예요. 레퍼런스가 하나 있다면 이 디자인의 접근 방식부터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정한 레퍼런스를 만든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을까를 고민해보면 내 작업물에 적용이 가능한가 안 가능한가 가 대충 보여요. 


디자인을 그냥 잘할 수도 있고, 평소에 레퍼런스를 많이 봐서 몸에 밴 것들이 디자인을 잘하게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시간이 없거나 효율적으로 과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분야의 과제물들의 평균치 수준을 높이고 싶다면 레퍼런스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참고해주시고 여러분들도 더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단순한 시각적 느낌보다는 디자인의 구성, 주제, 의도를 파악해보는 거예요. 

이 디자이너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을까, 이런 의도로 그래픽이 저렇게 나왔구나, 내 주제도 저렇게 적용해볼 수 있겠다.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해보세요. 


정해진 시간 안에서 계속해서 고쳐야 한다.

만약 우리에게 마감 이전에 남은 시간이 있다면, 정해진 시간 안에서는 계속해서 고쳐야 합니다. 고민해야 합니다. 


선한 의심

조 과제하면서 남들이 좋다고 끝낼 때 한 번은 더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방법은 피곤하고, 팀원들을 짜증 나게 할 때도 있지만, 나의 마지막 의심 한 번으로 팀원들도 결과물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만약 학점을 잘 받으려고 목표도 세우고 노력도 했는데 계속 안된다면 직전 학기의 태도를 돌아보세요.

학점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선에서 합리화한 경우가 분명 있을 겁니다.


주변의 도움을 잘 받자

주변의 도움을 잘 받는 것도 실력이에요. 도움 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두려워하지도, 귀찮아하지도 마세요.

사회가 아니라 학교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조언자들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부탁하면 차갑고 거절하는 친구밖에 없나요? 아니면 개인주의 분위기가 심해져서 그런 부탁을 할 수 없나요? 아니면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여러 이유로 인해 어렵다면 스스로 노력이 더 필요해요.


막연한 도움 요청은 피하도록 주의해보세요.

저의 경우 다만 막연하게 부탁하기보다는 나는 이러이러한 시도를 했고 어떤 이유로 모르거나 실패를 했다. 이 부분에서 아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거나 도와주면 고마울 것 같아.라고 말합니다. 제 작은 경험 안에서는 부탁을 거절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학교 내에서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다음 키워드는 팀과 커뮤니케이션이에요.

제 현재까지의 학교 생활을 돌아볼 때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이 학점 관리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학교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그리 많지는 않아요.


친구&교수님


1. 교수님과의 커뮤니케이션

저는 가장 먼저 과제를 받을 때 교수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했어요.

예를 들어 교수님께서 과제를 내주시고 설명을 해주시고, 과제에 대한 기준을 알려주실 때가 있는데

과제 결과물이 전혀 상상이 되지 않을 때 교수님한테 무조건 질문했어요. 


그리고 항상 구체적으로 얘기하려고 했어요.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생각해보는 것이 좋나요? 와 같이 정답을 물어보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모르겠는지 여쭤보면 자세히 설명해주실 거예요.


2.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


저는 조과제를 하면 중재자 역할을 자주 했었어요.

팀원들이 서로 말하는 의견을 머릿속으로 계속 정리하거나 글로 적으면서 회의했어요.

그러면 팀원들이 나중에 막 싸울 때 제가 서로의 의견을 정리해주면서 싸움이 마무리되기도 했거든요.(ㅋㅋㅋ)


팀원과 과제를 진행할 때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팀원이 말한 부분에 대해 잘 이해했다고 다시 한번 말해주는 거예요.


그러면 나중에 말이 다른 경우가 거의 나오지 않고 서로를 설득하기 위한 지치는 시간을 피할 수 있어요.

그리고 팀원 중 누군가 아이디어를 회의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 속으로 맘이 안 들어도 먼저 인정해주는 태도를 가지면 나중에 내 생각을 얘기할 때 팀원이 더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요. 

내 생각을 얘기할 때 적어도 하나의 근거를 생각한 후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팀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적어보니 회사에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네요.


3. 좋은 팀원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팀원을 뽑을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 잘하는 사람 하고만 하라는 게 아니에요. 친한 친구를 쉬게 해 주세요. 우리는 친구의 굴레에서 참 벗어나기 힘듭니다. 친구와 친해지게 되면 조 과제를 피하고 싶은 경우가 생겨도 그러기 쉽지 않지요. 


개인과제를 통해 서로를 눈여겨보고 잘하는 사람에게 조 과제를 같이 하자고 말하기도 해야 하고 친구들 중에서도 역할을 어느 정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함께 팀을 구성하세요. 


팀 과제에서 디자인의 작은 부분을 가지고 서로를 설득하면서 시간을 소모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면 좋아요. 때로는 작은 부분을 친구가 주장할 때 어느 정도 넘어가 주는 것도 필요해요.


그리고 미리 팀원을 구해보세요. 저는 조 과제가 중요한 수업이면 미리 팀원을 생각해놨었어요. 


4. 팀 과제도 개인과제처럼

그리고 팀 과제를 할 때는 기본적으로 팀 과제도 개인과제다, 내 거다라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 좀 더 주도할 수 있고 신경 쓸 수 있어요.

조원 별로 할 일들이 정해져 있긴 하겠지만 개인과제 수준으로 적극 작업합시다.


지키기 힘들지만, 지키면 정말 좋은 방법들

이제는 정말 지키기 어려운 점이지만, 정말 좋은 방법을 소개할게요.


1. 가장 중요한 것. 그날 나온 과제의 절반은 그날 한다.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죠. 사실 저도 잘 지키지는 못했는데요...

대부분 디자인 과제가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모든 과목에서 일제히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과제를 해가는 게 아니고 막아낸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되면 좋은 과제 퀄리티가 나오기 점점 어려워져요.


그날 나온 과제를 그날 다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그날 절반 정도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 보세요. 절반을 실제로 못하더라도 과제의 개요나 장표의 첫 장, 자료라도 수집해 둡니다. 그날 수업을 통해 듣고 생각나는 점을 가장 신선할 때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과제를 진행할 수 있어요. 

대체로 과제를 제출 전날 진행하게 되는데 일단 마음도 급해지고, 일주일이나 지나서 생각해 놓았던 것도 까먹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첫날 작성해 놓은 중간과정이 존재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2. 지각 결석은 무조건 불리하다는 생각을 가지자.

단과 대학별로 다르지만 제가 다녔던 학교는 과제 수준이 대체로 상향 평준화되어 있었어요. 즉 과제가 엄청 많은데도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은 전부 빈틈없이 해냈죠. 중위권 정도는 과제 퀄리티에서 결판이 나기도 하는데 상위권 학생들은 과제물 수준도 거의 비슷비슷하다고 해요.(친한 교수님에게 들은 정보...!) 성적 관리의 시작은 훌륭한 퀄리티보다 약점을 만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마무리하며

제 얘기가 모두에게 바로 적용되지는 않아요.

부분적으로 시도해볼 만한 생각이 든다면 

내일 바로 시도해보세요! 습관이 되고 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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