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눈 권법!
저번에 한번 롱폼으로 봤던 영상인데, 최근에 숏츠로 다시 마주쳤다. 이동진 평론가님이 쏘아 올린 공. 좋아할 필요가 있는 사람…
어떤 집단이건 내가 완벽히 좋아할 만한 사람들로만 구성되기는 어렵다. 내가 속한 집단에 계속해서 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집단에서의 생활을 잘 해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나처럼 주변의 환경에 민감한 타입이라면 더더욱.
영상 속에서 이동진 님의 말씀에 일부 공감이 된다. 그렇지만 난 좋아하는 것까지는 어려운 것 같다.
한 집단에서 조금 눈에 띄는 사람을 발견한 적이 있다. 밉게 보면 너무 4차원 같아서 따라가기가 힘들었던, 그런데 타인의 눈치는 전혀 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때 난 그냥 그 거슬리는 부분에 흐린 눈을 하기로 결정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100점일 수 있지만, 적어도 결점에 흐린 눈을 하면 -100점이 아니라, 그냥 0점에 맞춰지는 거다. -100도 +100도 아닌 0인 사람으로 인식하면 비로소 나이스하게 대할 수 있다.
스스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눈 감았기 때문에 상대를 하트 뿅뿅으로 대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불편한 티는 내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내 마음이 표정이나 행동으로 곧잘 티가 나는 타입이라서, 행동을 바꾸고 싶으면 내 마음을 꼭 바꿔야만 한다. 그래서 이러한 노력은 전부터 많이 해왔다. 그러다 보니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사실 깊게 알아보면, 결국엔 다 좋은 사람이다.
진짜 미친 자 빼고는...
그래서 지금 보이는 단점에 흐린 눈을 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99%의 확률로 옳은 선택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사람의 거슬리는 부분을 다 포용하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나도 언제까지나 나약한 인간이므로… 다시 상기하고자 이렇게 글을 쓴다.
’앗...뭐지‘ 싶은 누군가를 발견했을 때는 일단 눈을 슬쩍 감아보자! 매직아이 발동!
그러면 그는 일반인으로 리셋되고,
나는 아무 잘못 없는 일반인에게 무례하고 싶지는 않기에 우리는 행복한 집단생활을 할 수 있다.
그냥 귀엽게 보자. 에구 귀엽다, 귀여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