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투식스 일을 한다. 일에 대한 고민은 나인투식스만 할 수 없다.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 공부는 따로 시간을 내어 해야 한다. 잠은 6시간 50분 정도는 자야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다. 이동에는 왕복 매일 한 시간 반씩 필요하다. 세끼 밥도 먹는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쪼개어 하고 싶은 것들을 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얼굴도 마주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릴 콘텐츠를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발행한다. 결과를 확인하고 분석하고 또 반영해서 새로 기획한다. 브런치에 글을 쓴다. 그때만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그날그날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해 남기고자 하는 마음이다. 건강한 심신을 위해 운동도 해야 한다. 시간 내어 러닝을 하거나, 요가를 하고 싶다. 다녀오면 씻기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몸과 머리로 해내려니 버겁기도 하다. 그렇지만 하다 보면 또 내가 수월한 정도가 올라가겠지. 10킬로 들던 것 20킬로 들게 되고 1초도 매달리지 못하다가 3초는 버틸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약간의 성장통을 겪는 거겠지. 키가 클 때는 무릎이 아프다. 지금 무릎이 아프다. 가장 먼저 포기한 건 나는 솔로 시청이다. 가장 가벼운 유희를 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