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결제를 망설였던 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있다. 유사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 커뮤니티고 일정 기간 동안 함께 으쌰으쌰 하며 성장하는 일종의 스터디 같은 것이었다. 당시에 금액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고, 그 스터디에서 요구하는 활동의 양이 직장과 병행하기 어려울 것 같았으며, 한편으로는 그 돈을 내지 않고도 혼자서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결제하지 않았었다.
엊그제 어쩌다 그 모임이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전 기수 사람들이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는 이야기도 함께 보았다. 참여비가 매 기수마다 올랐는지, 이번 기수는 더 비싼 금액이 되어 있었다. 후회가 밀려왔다.
그때 할걸. 그랬으면 나도 저들처럼 성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그냥 할걸. 어차피 지금도 비싼데. 그때 시작했으면 그 값은 진작에 뽑고도 남았겠다.
지나간 2년이 너무 아쉬웠다. 평소에 과거의 행동들을 많이 후회하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유난히 후회가 많이 밀려왔다.
그냥 할걸. 껄껄껄. 껄무새였다.
2주도 아니고 두 달도 아니고, 2년이나 지났는데 저기 보이는 사례자들에 비해 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느껴져서 자꾸만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PMDD야 호르몬이야 뭐야! -> 아니었다.
2년 간 나는 정말 아무 성과가 없었는가? -> 아니었다.
지금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을까? -> 아닐 거다.
그들이 이룬 걸 나는 할 수 없을까? -> 아니다.
나는솔로 4기 정수는 2021년에 방영되었던 4기에 나왔지만, 아직도 본인이 만나고 싶은 짝을 못 찾아서 사계에 또 나왔잖아. 22기에 나온 영자는 그 회차에서 바로 짝을 만나서 원하던 재혼까지 했잖아!
늦게 시작한 만큼 두 배 세 배로 노력하면 될 거야. 늦은 건 없어. 그때는 지금만큼 절실하지 않았던 걸 거야. 지금마저 놓치면 그건 정말 바보지만, 이번 기회를 잡자. 월급에 안주하는 직장인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할 때다.
별별 사례와 근거를 들어가며 나를 다독였다. (아직 다 다독여진 건 아니고, 이 글을 쓰는 것까지가 다독임의 일환이다...)
지금이 가장 빠른 때라고 믿자. 믿어야만 한다. 눈을 딱 감고 돈을 내야겠다. 나는 여전히 노동자에 머물러 있고, 누군가를 자본가로 만들어줄 시스템에 기여하는 기분이라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결국에는 나도 무언가를 팔아서 자본가가 되고 싶다면, 남이 만든 시스템에 돈을 쓸 줄도 알아야지. 비교하지 말자. 다만 과거의 나와는 비교해야겠다. 그때보다는 속도를 높여보자!
여기까지 쓰고는 시 쓰기 수업을 들었다. 수업에서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잘 써 놓고 반성하지 마세요.
부족한 부분만 찾으면서 의심에 매달리면, 다음 시를 못 나갑니다. 빨리 다음 시 써야죠.
나한테 한 말도 아니었고,
내가 내 시에 매달리고 있지도 않았지만
그 말이 크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