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을 위한 이론으로는 하향식 개발에 관한 것과 상향식 개발에 관한 것으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각각 효율성과 형평성의 추구로 그 차이점이 설명된다. 역사적으로는 신고전학파 경제이론에서 시작된 하향식 개발이론이 서구 유럽의 경제학자들에 의해 주장되어 1950~60년대까지의 이론적 바탕을 이루었으나, 1970년대 이후로 사회 변화에 따라 지역개발을 둘러싼 이슈와 논쟁이 달라지면서 하향식 개발이론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비판적 안목에서 새로운 접근 방법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고 있다.
하향식 개발 논리는 자본주의적 경제성장이론에 근거를 두고 효율성을 목표가치로 하였다. 소수의 중심지역과 선도산업을 주축으로 발전하여 그 효과가 주변으로 확산된다는 가정 하에 주로 자본집약적이며 고도의 기술을 동반하며 대규모 사업을 중심으로 발전이 이루어진다. 이는 국가가 주도하여 개발하는 발전 전략으로서 경제발전(혁신) 이론, 성장거점 이론, 지역 불균형 발전이론 등이 그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였다.
경제발전(혁신) 이론은 슘페터의 자본주의적 경제성장이론에 기초한 모델로 ‘빵을 어떻게 자르느냐 하는 분배 문제 이전에 더 큰 빵을 굽지 않으면 안 되는’ 1950-60년대 사회환경의 영향으로 저개발 상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총량적 경제성장이론이었다. 그는 기술혁신과 그로 인한 산업의 주기를 통하여 지역경제에도 파장을 일으킨다고 보았다.
성장거점 이론은 페로의 성장극 이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페로에 따르면 경제에 있어서 성장극이란 성장의 원심력과 구심력이 발생하는 성장의 중심점 또는 시발점을 지칭한다. 이러한 성장극은 강한 성장 추진력을 갖고 있어서 연관 부문의 성장을 촉진시키게 되며 이러한 성장은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파급되어 결국 사회 전반의 성장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후 보데빌과 허쉬만이 성장거점 지역개발전략으로 발전시켰다. 성장거점 이론의 골자는 선도산업, 극화 효과와 집적경제, 파급효과이다. 선도산업이란 성장거점의 다른 산업을 지배하는 주력산업 내지 중심 산업을 말하며 그 지역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성장 추진력과 쇄신의 성향, 다른 산업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지닌다. 극화 효과는 선도산업의 성장 추진력으로 인하여 주변의 다른 산업들을 집중시키는 현상이며, 집적경제는 극화 효과로 인하여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파급효과는 거점도시가 성장하게 되면 그 영향이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주변지역으로 파급된다는 것이다.
쿠츠네츠와 루이스는 불균형 경제성장을 주장하였다. 경제성장은 초기단계에는 개인 소득이 불균형적이나 시간이 지나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개도국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산업화 작업을 추진하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계층 간 격차와 도시집중현상은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하향식 개발 논리의 장점으로는 개발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으며 성장 잠재력이 큰 곳에 집중 투자를 함으로써 단위당 투자비용에 대한 투자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개발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대체로 중앙 정부에서 일괄적이고 일관성 있게 계획 집행이 이루어져 총괄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된다. 또한 개발의 성장 속도가 가속화할 수 있다. 자본의 집중화로 산업화 및 기술적 혁신으로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우 하향식 개발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 중앙 집권식 개발을 통해 개발의 효율성을 재고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지역 개발이 이루어지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반면, 하향식 개발 논리의 단점으로는 지역과 부문 간 격차와 소득 불균형이 초래된다. 특히 확산 효과에 비해 역류 효과가 크게 나타나 대도시나 중심지의 과비대화를 초래하게 되고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그리고 개발의 다양성을 무시하게 된다. 개발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실행될 때 각 지역의 다양한 주민 욕구와 전통이 무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향식 개발이 경제적 이익 추구에만 주목하여 정치, 사회적인 면이 간과되어 왔다는 비판도 있다.
상향식 개발 논리는 하향식 개발 논리에 있는 단점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된다. 종전에는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 그 성장의 과실이 자동적으로 골고루 분배될 것으로 믿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곳이 많았다. 그에 따라 경제 성장보다는 사회적 분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형평성과 주민 행복을 목표로 하며, 환경과의 조화, 지역 여건의 고려, 사회적 혜택 등과 같이 다양한 개념으로 대안적인 개발정책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상향식 개발논리로는 기초수요 이론, 성장 재분배 전략, 농도 접근법, 종속이론 등이 있다.
기초수요 이론은 1976년 ILO의 세계 고용 회의에서 제시되었다. 기초수요는 한 사회가 그 사회의 최빈층을 위하여 설정해 놓아야 할 최소한의 생활수준으로 빈곤, 실업, 소득 불균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역 내 자원과 기술을 이용하여 자주적으로 사회정의에 입각한 발전과 성장을 유도해 가는 지역개발 방법이다. 이는 개발의 목표를 기초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보고 기초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업, 물품, 서비스 등에 우선권을 두도록 한다.
성장 재분배 전략은 개발도상국가에서 소득과 자산분배의 불균형 문제에서부터 출발한다. 빈곤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 빈곤 집단이 생산적 자산을 소유하지 못한데 있다고 보고 정부에서 직접 개입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성장에 따른 열매를 골고루 재분배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본다. 여기에서 재분배한다는 것은 빈곤 집단에 대한 자산 창출 목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성장 재분배 전략은 먼저 생산적 자산을 소유하지 못한 집단을 확인한 다음에 이들 집단이 생산자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적당한 수단이 고안되어야 한다.
농도 접근법은 프리드만과 위버가 제안하였는데 농촌 중심 도시와 배후 농촌이 공생적이고 대등한 연관을 맺어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가도록 한다. 농촌지역의 자원을 바탕으로 한 산업을 통해 농도 지구의 자립도를 강화하고, 성장거점 및 산업 지향적 편견을 피하고자 하였다.
종속이론은 지역개발 현상을 내적 식민지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각 국가에서도 중심부 성장지역과 주변부 빈곤지역은 지배-종속 관계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도시는 중심지로서 독점적 또는 착취적 기능을 수행하고 주변 농어촌지역은 종속적 기능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상향식 개발 논리의 장점은 불균형의 문제를 완화해 주며, 지역별 고른 투자를 통해 지역 자체의 개발 역량을 최대한 극대화하여 개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참여 정신을 통한 다양성과 광범위한 주민욕구 수렴이 가능하다. 지역주민이 자신들의 문제에 직접 참여하고 대안을 도출하므로 다양한 욕구와 기대가 결집되고 자발적 발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지방정부에서 개발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고 지역자원을 충분히 사용하고 지역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반면, 상향식 개발 논리의 단점으로는 상향식으로 개발되기 위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여건들에 있어 장애 요소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민주사회로 상당히 발전된 이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역단위에서 지역적 특수성에 알맞은 개발유형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상향식 개발 논리들의 이론 구성이 취약하고 접근법들의 실증적 연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역개발 정책이었던 새마을운동의 경우, 하향식 개발 논리나 상향식 개발 논리 중 어느 한쪽 면에서만바라보면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고, 두 가지 개발 논리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였음을 전제로 이해할 때 올바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때에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국가 주도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의 개입과 체계적 추진체계가 성공적인 새마을운동 성과에 크게 기여하였음은 사실이다. 반면 주민들로부터 선출되어 정부와 주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솔선수범한 새마을지도자들의 역할과 새마을연수원과 같은 꾸준한 교육의 효과에 의해 자발적인 지역발전 운동이 전개되었음도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 주도로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주민들의 성장을 기반으로 민간 부문의 자발적 참여로 이어진 것은 하향식 개발에서 시작되어 상향식 개발로 전환되어 가는 복합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