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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재환 Jul 17. 2022

헤어진 너와

어제 헤어진 너와

찍은 사진을 하나씩 지우며

보낸 시간을 함께 지우려 했는데

하나도 버릴게 없더라


헤어진 너와

나누었던 대화가

걸었던 걸음이

맞았던 비가

하나도 아깝지 않아

하나도 의미없지 않아

하나도 지울 이유가 없어


너와

같이 한 시간이

우리가 연인이었던 사실을

도려내고 다시 떠올려도

여전히 소중해

나를 웃게하고

나를 자라게 하고

내가 아팠던 그 날의 반창고 같았던 우리의 시간이 여전히 내겐 소중해


약속대로 어제 헤어진 너와

미움이 하나도 없는 나는

왜 싫은 것 하나

서운했던 기억 하나 없는지

헤어질 이유 하나도 만들어두지 못했는지 후회돼

무엇으로 너와 멀어질 수 있을지 몰라서

좋은 사람 만났던 내가

많이 행복했어서

후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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