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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휩쓸리지 않는다

by 주명


비가 내리는 날이면 마음이 울적해진다

세상의 빈틈 사이에 끼이려 빗줄기가 된 눈물은

이내 나의 마음 어느 틈에도

눈물 비슷한 것으로 고여 찰랑인다


울지 못한 것들의 마음이 되어

내리는 눈물 소리는

내 마음의 빗소리와 같다


더 거세게 내려와도

나는 휩쓸리지 않는다


이미 한바탕 울어 낸 나는 마음을 비우고

세상의 빗줄기를 담아낸다

오히려 흔들리지 않으려

적절히 그 마음을 받으려 한다


오늘도 나는 저 너머로 휩쓸려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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