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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흥얼거림 같은 인생은 없다

by 주명


이것도 좋아하고 저것도 좋아하면서 산다.

뭐 하나 우직하게 할 것 같다가도

눈앞에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일에 마음을 빼앗긴다.

한결같은 나인 줄 알았으나

언제나 뒤바뀌어 있는 나를 본다.

다짐했던 일을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룬다.

그러나 미루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인생이 크게 변할 수 없을 거란 걸 알지만

적어도 무엇을 한 나와 하지 않은 나는 다르겠지.

결국 스스로에게 떳떳하기 위해

저마다 사는 인생일 거다.

이미 부끄러움이 덕지덕지 묻어 있음에도.

생각대로만 살 수 있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그런 일은 없겠지.

환상적 흥얼거림 같은 인생은 없다.

사실은 내일 눈을 뜬다는 자체로

환상적인 삶일지도 모른다.

있지도 않을 허상의 행복을 찾아다니다

부디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는 인생이 되길.

나는 작은 것에도 행복하고, 작은 것에 또 화낸다.

그 작은 일들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호흡 허락하신 분의 가르침 덕에.

세상은 여전히 나를 숨 막히게 하고 숨 쉬게 한다.

그건 호흡 끊어지는 순간까지

늘 반복되는 괴롭힘이고 간지러움이겠지.

그렇게 살아있는 나를 매번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세상을 울리는 소리는 내지 못해도,

내 안의 울림을 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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